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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판 숙명여고’ 아들에게 기출문제 유출한 교수 유죄
입력 2021.01.14 (13:44) 취재K

아들 아버지 교수로 있는 대학에 편입한 뒤 아버지의 수업을 듣고, 아버지로부터 다른 교수의 강의 자료를 전달받아 공부했다면 그 성적은 온전히 자신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2014년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이미경 부장판사)은 아들이 수업을 듣는 교수로부터 기출 문제가 포함된 강의 자료를 전달받아 아들에게 넘긴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서울과기대 교수 이 모 씨에게 오늘(14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 "공교육 신뢰 훼손 우려돼 죄질 좋지 않아"

재판부는 "강의 포트폴리오에는 샘플 답안지 등이 있는데, 일반 학생에게 공개되지 않는 사실이다"라며 공무상 비밀 누설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씨가 아들에게 자료를 건네며 '보안 유지할 것'이라고 기재한 것을 두고 "일반 학생에게 공개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인다"며 선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국립대 교수인 이 씨가 특정 학생에게만 이런 내용을 공개하면 시험의 공정성은 물론 공교육의 신뢰 훼손이 우려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실제 기출문제와 과거 기출문제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고 주제가 같을 뿐 같은 시험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일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외부강의 사용하겠다" 속이고 아들에게 기출문제 건네

이 씨는 2014년 아들이 수강하는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에게 외부강의에 사용하겠다고 속이고 강의 포트폴리오 2년 치를 받아 이메일로 아들에게 건네 국립 대학교수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 강의 포트폴리오에는 샘플 답안지를 비롯해 중간·기말고사 문제와 수강생 실명이 담긴 채점표 등이 담겨 있어 건네준 교수가 '보안을 유지하라'는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아들이 4차례 치른 중간·기말고사 문제의 50%∼72%과거 기출문제와 유사하게 나왔고, 아들은 우수한 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버지가 자녀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해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김현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의 의혹 제기로 처음 공론화됐습니다. 이 씨가 아들을 같은 학교에 편입학시킨 뒤 자신이 개설한 8개 강의에서 모두 A+ 학점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검찰은 교육부 의뢰로 수사에 착수해 아들 이 모 씨의 편입학 답안지와 강의 시험지를 검토했지만, 부정행위나 잘못된 채점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대신 이 씨가 다른 교수의 강의록과 시험 문제를 아들에게 유출한 정황을 포착해 2019년 이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씨는 이후 대학 측으로부터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습니다.
  • ‘대학판 숙명여고’ 아들에게 기출문제 유출한 교수 유죄
    • 입력 2021-01-14 13:44:05
    취재K

아들 아버지 교수로 있는 대학에 편입한 뒤 아버지의 수업을 듣고, 아버지로부터 다른 교수의 강의 자료를 전달받아 공부했다면 그 성적은 온전히 자신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2014년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이미경 부장판사)은 아들이 수업을 듣는 교수로부터 기출 문제가 포함된 강의 자료를 전달받아 아들에게 넘긴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서울과기대 교수 이 모 씨에게 오늘(14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 "공교육 신뢰 훼손 우려돼 죄질 좋지 않아"

재판부는 "강의 포트폴리오에는 샘플 답안지 등이 있는데, 일반 학생에게 공개되지 않는 사실이다"라며 공무상 비밀 누설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씨가 아들에게 자료를 건네며 '보안 유지할 것'이라고 기재한 것을 두고 "일반 학생에게 공개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인다"며 선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국립대 교수인 이 씨가 특정 학생에게만 이런 내용을 공개하면 시험의 공정성은 물론 공교육의 신뢰 훼손이 우려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실제 기출문제와 과거 기출문제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고 주제가 같을 뿐 같은 시험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일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외부강의 사용하겠다" 속이고 아들에게 기출문제 건네

이 씨는 2014년 아들이 수강하는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에게 외부강의에 사용하겠다고 속이고 강의 포트폴리오 2년 치를 받아 이메일로 아들에게 건네 국립 대학교수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 강의 포트폴리오에는 샘플 답안지를 비롯해 중간·기말고사 문제와 수강생 실명이 담긴 채점표 등이 담겨 있어 건네준 교수가 '보안을 유지하라'는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아들이 4차례 치른 중간·기말고사 문제의 50%∼72%과거 기출문제와 유사하게 나왔고, 아들은 우수한 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버지가 자녀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해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김현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의 의혹 제기로 처음 공론화됐습니다. 이 씨가 아들을 같은 학교에 편입학시킨 뒤 자신이 개설한 8개 강의에서 모두 A+ 학점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검찰은 교육부 의뢰로 수사에 착수해 아들 이 모 씨의 편입학 답안지와 강의 시험지를 검토했지만, 부정행위나 잘못된 채점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대신 이 씨가 다른 교수의 강의록과 시험 문제를 아들에게 유출한 정황을 포착해 2019년 이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씨는 이후 대학 측으로부터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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