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눈 내린 날 ‘역대 1위’…국지성 폭설 원인은?

입력 2021.01.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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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유난히 눈이 오는 날이 잦았습니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1월 6~7일, 12일, 17~18일까지 3차례 눈이 내렸는데요. 닷새에서 엿새를 주기로 눈구름이 지나며 곳곳에 폭설을 몰고 왔습니다.

'대한' 절기인 오늘은 추위 대신 모처럼 맑고 온화한 날씨를 보이고 있는데요. 내일(21일) 또 전국에 비나 눈 소식이 있습니다. 기온이 높아서 이번에는 주로 비로 내릴 전망입니다.

내일 낮 서쪽 지역부터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습니다. 모레(22일) 아침까지 예상 강우량은 5에서 20mm가량으로 고도가 높은 강원 산지에는 1에서 5cm의 눈이 쌓이겠습니다.

이번 비와 눈이 지난 뒤 다가오는 주말에는 또다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나 눈이 예보돼 있는데요. 새해 들어 왜 이렇게 자주 눈이나 비가 오는 걸까요? 또 최강 한파가 찾아왔다가 풀리기를 반복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새해 들어 눈 내린 일수, 전국 관측 시작한 1973년 이후 1위

기상청이 새해 들어(1.1~1.18) 전국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4.6mm로 관측 이후 하위 10위를 기록했습니다. 강수량 자체가 많지 않았다는 뜻으로 현재 동해안과 영남 일부에 건조주의보가 계속되고 있다는 걸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반면 전국 평균 눈 내린 일수는 7.2일로 평년보다 3.1일 많아 1973년 전국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유난히 눈이 잦다고 느껴졌는데 이게 '진짜'였다는 뜻입니다.




올 들어 눈을 이렇게 자주 볼 수 있었던 원인은 우리나라 상공에 북극발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3차례의 눈이 내릴 때 기압계를 분석한 위 그림을 보면 공통으로 북서쪽 5km 상공에서 영하 40~50도에 이르는 한기가 밀려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서쪽에선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된 해상의 눈구름대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따뜻한 서해 위를 지나며 대기 하층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북서쪽 찬 공기와 충돌하며 폭발적으로 발달해 한반도 내륙 깊숙이 유입된 겁니다.

■'국지성 폭설'?...서울 안에서도 적설량 '4배' 차이


특히 새해 폭설에서 주목할 부분은 꼭 여름철 국지성 호우 같은 특성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지난 6일 같은 서울 안에서도 서초구는 13.7cm의 많은 눈이 왔지만, 서대문구 3.5cm, 은평구 3.3cm 등 다른 지역은 4분의 1 정도에 불과했고, 강서구는 아예 적설량이 '0'이었습니다.

좁은 지역에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전형적인 국지성 폭설의 형태가 나타난 겁니다. 기상청은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우리나라 부근에서 만나며 대기가 극도로 불안해졌다며 눈구름대가 여름철 소나기구름처럼 고도 4~5km까지 두텁게 발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근본 원인은 '북극', 한기 밀려오고 누그러질 때마다 폭설




새해 잦은 폭설의 근본 원인은 북극발 찬 공기에 있습니다. 지난해 기록적인 고온현상으로 북극 주변을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이와 함께 북극 바렌츠-카라 해 부근의 얼음이 많이 녹으면서 우리나라 북서쪽에 위치한 우랄산맥 부근에 안정된 공기 덩어리, 즉 고기압(우랄 블로킹)이 자리 잡게 됐습니다. 반대로 북동쪽에는 저기압이 정체하게 됐고 그 사이에 놓인 우리나라로 북극발 북풍이 주기적으로 밀려오게 된 건데요.

현재 열대 바다에서 진행 중인 라니냐 현상도 한몫했습니다. 라니냐에 의한 기압계가 북서쪽 차가운 대륙 고기압과 동쪽 저기압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는데요. 북서쪽에서 북극발 한기가 밀려올 때마다 강추위와 함께 서해상에서 눈구름이 만들어졌고, 한기가 누그러지면 또 따뜻한 서풍 기류에 의한 눈이 내렸습니다.

이번 겨울 한파의 고비는 지났지만, 폭설에 대해서는 아직 안심할 수 없습니다.

기상청은 2월과 3월에는 동풍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지방에 특히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겪었듯이 '국지성 폭설'로 쏟아질 수 있어 겨울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눈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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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들어 눈 내린 날 ‘역대 1위’…국지성 폭설 원인은?
    • 입력 2021-01-20 16:44:56
    취재K

새해 들어 유난히 눈이 오는 날이 잦았습니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1월 6~7일, 12일, 17~18일까지 3차례 눈이 내렸는데요. 닷새에서 엿새를 주기로 눈구름이 지나며 곳곳에 폭설을 몰고 왔습니다.

'대한' 절기인 오늘은 추위 대신 모처럼 맑고 온화한 날씨를 보이고 있는데요. 내일(21일) 또 전국에 비나 눈 소식이 있습니다. 기온이 높아서 이번에는 주로 비로 내릴 전망입니다.

내일 낮 서쪽 지역부터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습니다. 모레(22일) 아침까지 예상 강우량은 5에서 20mm가량으로 고도가 높은 강원 산지에는 1에서 5cm의 눈이 쌓이겠습니다.

이번 비와 눈이 지난 뒤 다가오는 주말에는 또다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나 눈이 예보돼 있는데요. 새해 들어 왜 이렇게 자주 눈이나 비가 오는 걸까요? 또 최강 한파가 찾아왔다가 풀리기를 반복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새해 들어 눈 내린 일수, 전국 관측 시작한 1973년 이후 1위

기상청이 새해 들어(1.1~1.18) 전국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4.6mm로 관측 이후 하위 10위를 기록했습니다. 강수량 자체가 많지 않았다는 뜻으로 현재 동해안과 영남 일부에 건조주의보가 계속되고 있다는 걸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반면 전국 평균 눈 내린 일수는 7.2일로 평년보다 3.1일 많아 1973년 전국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유난히 눈이 잦다고 느껴졌는데 이게 '진짜'였다는 뜻입니다.




올 들어 눈을 이렇게 자주 볼 수 있었던 원인은 우리나라 상공에 북극발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3차례의 눈이 내릴 때 기압계를 분석한 위 그림을 보면 공통으로 북서쪽 5km 상공에서 영하 40~50도에 이르는 한기가 밀려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서쪽에선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된 해상의 눈구름대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따뜻한 서해 위를 지나며 대기 하층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북서쪽 찬 공기와 충돌하며 폭발적으로 발달해 한반도 내륙 깊숙이 유입된 겁니다.

■'국지성 폭설'?...서울 안에서도 적설량 '4배' 차이


특히 새해 폭설에서 주목할 부분은 꼭 여름철 국지성 호우 같은 특성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지난 6일 같은 서울 안에서도 서초구는 13.7cm의 많은 눈이 왔지만, 서대문구 3.5cm, 은평구 3.3cm 등 다른 지역은 4분의 1 정도에 불과했고, 강서구는 아예 적설량이 '0'이었습니다.

좁은 지역에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전형적인 국지성 폭설의 형태가 나타난 겁니다. 기상청은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우리나라 부근에서 만나며 대기가 극도로 불안해졌다며 눈구름대가 여름철 소나기구름처럼 고도 4~5km까지 두텁게 발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근본 원인은 '북극', 한기 밀려오고 누그러질 때마다 폭설




새해 잦은 폭설의 근본 원인은 북극발 찬 공기에 있습니다. 지난해 기록적인 고온현상으로 북극 주변을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이와 함께 북극 바렌츠-카라 해 부근의 얼음이 많이 녹으면서 우리나라 북서쪽에 위치한 우랄산맥 부근에 안정된 공기 덩어리, 즉 고기압(우랄 블로킹)이 자리 잡게 됐습니다. 반대로 북동쪽에는 저기압이 정체하게 됐고 그 사이에 놓인 우리나라로 북극발 북풍이 주기적으로 밀려오게 된 건데요.

현재 열대 바다에서 진행 중인 라니냐 현상도 한몫했습니다. 라니냐에 의한 기압계가 북서쪽 차가운 대륙 고기압과 동쪽 저기압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는데요. 북서쪽에서 북극발 한기가 밀려올 때마다 강추위와 함께 서해상에서 눈구름이 만들어졌고, 한기가 누그러지면 또 따뜻한 서풍 기류에 의한 눈이 내렸습니다.

이번 겨울 한파의 고비는 지났지만, 폭설에 대해서는 아직 안심할 수 없습니다.

기상청은 2월과 3월에는 동풍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지방에 특히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겪었듯이 '국지성 폭설'로 쏟아질 수 있어 겨울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눈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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