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의 벌떼 작전·원자력 추진 잠수정”…미래 전장 모습은?

입력 2021.01.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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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국방기술 녹아든 무기들”

국방과학연구소(ADD). 우리 군의 최첨단 무기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막강한 탄두를 장착해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지대지 미사일과 극초음속 무기, 스텔스 무인기 등을 개발 중이거나 개발했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연구, 개발 사업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미래 전장을 주도할 신기술을 담은 책자를 공개했습니다. 전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 ‘게임체인저’ 발굴을 목표로 ADD가 살핀 기술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소개한 것입니다.

아직 개발된 것은 아니고 정식으로 소요제기(군에서 도입해달라고 요구하는 것)가 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무기의 탄생은 “개념 정립”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현대전에서 낯설지 않은 탱크도 이전에 없던 무기였습니다. “적 참호까지 가는 중에 우리 병력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트랙터나 차량에 장갑판을 두르면 적 참호까지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태동해 ‘지상전의 왕자’가 됐습니다.

ADD는 “연구단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전력 배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기존에 없던 무기체계에 대한 청사진도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SF 영화에서 수차례 봐 눈에는 익숙하지만, 과연 만들어질지 궁금했던 무기들이 책자에 담겨 있습니다.


“벌떼처럼”…군집 이뤄 전투하는 드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여러 대가 함께 작전하는 무인 수상정입니다. 군집·무인체계 기반 감시 정찰 체계+방호 전투 함정 무기체계가 있습니다.

무인체계 기반 감시·정찰체계무인체계 기반 감시·정찰체계

소형 무인 수상정을 NLL 인근이나 경계 수역에 배치해 평소에는 감시, 정찰 활동을 하고 적의 고속정과 같은 선박이 침투하면 몰려가 대응하는 개념입니다.

넓은 바다를 유인 함정으로 촘촘히 감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러 대의 소형함정이 떼로 몰려오면 막강한 대형 함정 두세 척 보다 대응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포로는 맞추기 힘들고, 미사일을 쏘기에는 표적이 너무 싸 가성비가 안 나옵니다. 정규전이 아닌 상황에서 상대를 식별하고 의도를 신속히 파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무인수상정 여러 대를 배치하고, AI로 스스로 판단토록 하거나 육상 통제소와 통신을 주고받으며 운용하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무인 수상정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여러 대 묶어서 운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이번 책자에 과제로 담겼습니다.

국내 개발해 시연까지 마친 무인수상정국내 개발해 시연까지 마친 무인수상정

인간 조종사의 지휘 받아 공중전 수행하는 드론

드론의 군집 운용은 해상뿐만 아니라 공중에서도 이뤄집니다.


조종사의 지휘를 받는 드론이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합니다. 위험하거나 생존이 위협받는 고난이도 기동은 드론이 하고, 사람은 안전하게 뒤에서 드론을 조종합니다. 조종사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이를 바로잡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적의 미사일이 방어망을 뚫고 우리 조종사가 탄 전투기에 근접하면 대신 맞아 자폭할 수도 있습니다.

호주 공군의 ‘로열 윙맨’ 사업처럼 이미 외국에서는 이같은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고정익 전투기뿐만 아니라 미국의 아파치 헬기나 우리가 개발하는 소형민수헬기에도 드론 여러 대를 탑재해 함께 작전하는 방안이 구상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무르익은 기술, 무기에 적용

인간이나 화물이 타는 쿼드롭터(프로펠러 4개)나 틸트로터(프로펠러 방향이 바뀌는 비행기)는 이미 에어택시나 배달에 활용하기 위해 민간 회사들이 경쟁을 벌이는 분야입니다. 이착륙이 자유롭다는 이 기체의 장점을 군이 놓칠 리 없습니다.

다목적 호버바이크다목적 호버바이크

다목적 호버바이크를 개발해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고, 적지를 감시하거나 우리 병력을 침투시키는 데 활용하겠다는 복안입니다.

감시, 정찰, 수색 임무용 4족 보행로봇(견마로봇)도 제안됐습니다. 얼마 전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행로봇으로 유명합니다.


인공지능 활용 ‘머신러닝’ 곳곳에 적용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뒤 이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리는 머신러닝은 이미 낯설지 않은 기술입니다. 환자의 CT 사진 수만 장을 학습한 AI가 환자가 어떤 질환이 있는지를 판독하거나, 페트병을 수거하는 기계가 페트병의 재질이나 크기, 종류 등을 센서로 인식해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술은 이미 쓰이고 있습니다. 군도 이를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부분가림 물체 자동 식별 기술부분가림 물체 자동 식별 기술

적의 탱크가 수목으로 위장하고 있습니다.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포를 쏘면 내 위치부터 노출될 수 있습니다. 드론을 띄웠는데도 애매합니다. 이처럼 적외선 카메라나 센서로 부분적으로 획득한 적의 이미지를 AI를 통해 분석해 식별하는 기술도 제안됐습니다. 일부만 드러난 이미지를 방대하게 준비해 AI에게 미리 학습을 시켜놔야 합니다.

위성 사진 분석에 AI를 활용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적의 미사일 발사대, 잠수함 기지, 적 병력의 동태를 위성을 통해 획득한 뒤 이를 분석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면 우리 대응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습니다.


‘원자력 추진’ 무인잠수정 제시

장주기 다목적 무인잠수정장주기 다목적 무인잠수정

‘장주기 다목적 무인잠수정’도 소개했습니다. ADD는 책자를 처음 홈페이지에 공개할 때 이를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이라고 표현됐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했는지 최종본에서는 ‘원자력 추진’이라는 부분이 빠졌습니다.

동력원으로 원자력 등을 사용하는데, 충전이 필요한 기존 디젤 잠수함보다 잠항 시간을 크게 늘린 게 특징입니다. 잠수 선체와 추진기에 대한 스텔스 기술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시에는 드론과 함께 운용해 수상·수중·공중에서 감시 정찰작전을 벌이고, 전시에는 은밀히 적 해안에 접근해 육상 주요시설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미래도전 국방기술이 제안하는 무기체계 소요연감 2020 /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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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의 벌떼 작전·원자력 추진 잠수정”…미래 전장 모습은?
    • 입력 2021-01-21 07:04:06
    취재K

“미래 국방기술 녹아든 무기들”

국방과학연구소(ADD). 우리 군의 최첨단 무기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막강한 탄두를 장착해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지대지 미사일과 극초음속 무기, 스텔스 무인기 등을 개발 중이거나 개발했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연구, 개발 사업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미래 전장을 주도할 신기술을 담은 책자를 공개했습니다. 전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 ‘게임체인저’ 발굴을 목표로 ADD가 살핀 기술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소개한 것입니다.

아직 개발된 것은 아니고 정식으로 소요제기(군에서 도입해달라고 요구하는 것)가 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무기의 탄생은 “개념 정립”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현대전에서 낯설지 않은 탱크도 이전에 없던 무기였습니다. “적 참호까지 가는 중에 우리 병력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트랙터나 차량에 장갑판을 두르면 적 참호까지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태동해 ‘지상전의 왕자’가 됐습니다.

ADD는 “연구단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전력 배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기존에 없던 무기체계에 대한 청사진도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SF 영화에서 수차례 봐 눈에는 익숙하지만, 과연 만들어질지 궁금했던 무기들이 책자에 담겨 있습니다.


“벌떼처럼”…군집 이뤄 전투하는 드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여러 대가 함께 작전하는 무인 수상정입니다. 군집·무인체계 기반 감시 정찰 체계+방호 전투 함정 무기체계가 있습니다.

무인체계 기반 감시·정찰체계
소형 무인 수상정을 NLL 인근이나 경계 수역에 배치해 평소에는 감시, 정찰 활동을 하고 적의 고속정과 같은 선박이 침투하면 몰려가 대응하는 개념입니다.

넓은 바다를 유인 함정으로 촘촘히 감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러 대의 소형함정이 떼로 몰려오면 막강한 대형 함정 두세 척 보다 대응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포로는 맞추기 힘들고, 미사일을 쏘기에는 표적이 너무 싸 가성비가 안 나옵니다. 정규전이 아닌 상황에서 상대를 식별하고 의도를 신속히 파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무인수상정 여러 대를 배치하고, AI로 스스로 판단토록 하거나 육상 통제소와 통신을 주고받으며 운용하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무인 수상정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여러 대 묶어서 운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이번 책자에 과제로 담겼습니다.

국내 개발해 시연까지 마친 무인수상정
인간 조종사의 지휘 받아 공중전 수행하는 드론

드론의 군집 운용은 해상뿐만 아니라 공중에서도 이뤄집니다.


조종사의 지휘를 받는 드론이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합니다. 위험하거나 생존이 위협받는 고난이도 기동은 드론이 하고, 사람은 안전하게 뒤에서 드론을 조종합니다. 조종사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이를 바로잡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적의 미사일이 방어망을 뚫고 우리 조종사가 탄 전투기에 근접하면 대신 맞아 자폭할 수도 있습니다.

호주 공군의 ‘로열 윙맨’ 사업처럼 이미 외국에서는 이같은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고정익 전투기뿐만 아니라 미국의 아파치 헬기나 우리가 개발하는 소형민수헬기에도 드론 여러 대를 탑재해 함께 작전하는 방안이 구상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무르익은 기술, 무기에 적용

인간이나 화물이 타는 쿼드롭터(프로펠러 4개)나 틸트로터(프로펠러 방향이 바뀌는 비행기)는 이미 에어택시나 배달에 활용하기 위해 민간 회사들이 경쟁을 벌이는 분야입니다. 이착륙이 자유롭다는 이 기체의 장점을 군이 놓칠 리 없습니다.

다목적 호버바이크
다목적 호버바이크를 개발해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고, 적지를 감시하거나 우리 병력을 침투시키는 데 활용하겠다는 복안입니다.

감시, 정찰, 수색 임무용 4족 보행로봇(견마로봇)도 제안됐습니다. 얼마 전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행로봇으로 유명합니다.


인공지능 활용 ‘머신러닝’ 곳곳에 적용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뒤 이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리는 머신러닝은 이미 낯설지 않은 기술입니다. 환자의 CT 사진 수만 장을 학습한 AI가 환자가 어떤 질환이 있는지를 판독하거나, 페트병을 수거하는 기계가 페트병의 재질이나 크기, 종류 등을 센서로 인식해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술은 이미 쓰이고 있습니다. 군도 이를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부분가림 물체 자동 식별 기술
적의 탱크가 수목으로 위장하고 있습니다.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포를 쏘면 내 위치부터 노출될 수 있습니다. 드론을 띄웠는데도 애매합니다. 이처럼 적외선 카메라나 센서로 부분적으로 획득한 적의 이미지를 AI를 통해 분석해 식별하는 기술도 제안됐습니다. 일부만 드러난 이미지를 방대하게 준비해 AI에게 미리 학습을 시켜놔야 합니다.

위성 사진 분석에 AI를 활용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적의 미사일 발사대, 잠수함 기지, 적 병력의 동태를 위성을 통해 획득한 뒤 이를 분석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면 우리 대응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습니다.


‘원자력 추진’ 무인잠수정 제시

장주기 다목적 무인잠수정
‘장주기 다목적 무인잠수정’도 소개했습니다. ADD는 책자를 처음 홈페이지에 공개할 때 이를 ‘원자력 추진 무인 잠수모함’이라고 표현됐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했는지 최종본에서는 ‘원자력 추진’이라는 부분이 빠졌습니다.

동력원으로 원자력 등을 사용하는데, 충전이 필요한 기존 디젤 잠수함보다 잠항 시간을 크게 늘린 게 특징입니다. 잠수 선체와 추진기에 대한 스텔스 기술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시에는 드론과 함께 운용해 수상·수중·공중에서 감시 정찰작전을 벌이고, 전시에는 은밀히 적 해안에 접근해 육상 주요시설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미래도전 국방기술이 제안하는 무기체계 소요연감 2020 /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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