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탑 펄펄 끓지만…‘그럼에도 겨울은 춥다’

입력 2021.01.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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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전국 사랑의 온도탑 100℃ 넘겨 ‘펄펄’
이웃 도우려는 따뜻한 온정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 ‘펄펄 끓는다’…100℃ 넘긴 사랑의 온도탑

전국 사랑의 온도탑이 그야말로 펄펄 끓고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해 겨울마다 연말연시 성금 모금 캠페인을 벌이는데요. 지역마다 올해의 목표 모금액을 정하고 일정 비율이 채워지면 ‘사랑의 온도’를 1도씩 올려 시민 모두가 나눔 현황을 볼 수 있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목표로 한 모금액이 모두 모이면 100도가 됩니다.


보통 성금 모금 캠페인은 연말에 시작해 이듬해 초에 마치는데요.

이번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이 시작된 건 지난해 말. 코로나19 사태가 닥쳐오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했던 시기라 기부금이 잘 모일까 우려가 컸습니다.

이 때문에 각 지역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예년보다 목표 모금액을 낮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나눔캠페인 종료를 코앞에 둔 지금, 전국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겨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울산을 시작으로 곳곳이 목표치를 조기에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겁니다.


■ 전북지역 사랑의 온도·모금액 ‘역대 최고’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목표 모금액 조기 달성은 기부자들과 어려운 이웃뿐 아니라 마음이라도 보태고자 했던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었습니다.

특히 전북지역은 지난 20일 기준 사랑의 온도가 140도를 기록하면서 역대 캠페인을 진행한 가운데 가장 뜨거운 온도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모인 기부금 역시 89억 4천여만 원으로 역대 최고액이 쌓였습니다.

12년째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기부한 김규정·홍윤화 부부.12년째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기부한 김규정·홍윤화 부부.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개인 기부자들의 손길이 주를 이뤘습니다.

전체 기부자 가운데 개인 기부자는 60.1%. 금액은 53억 7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개인 기부자들은 기초생활수급비나 장학금 등을 모아 나누기도 했고요. 또 자신의 신원을 숨기거나 ‘김달봉’과 같은 가명을 써서 기부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익명 기부는 33건, 전체의 6.7%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기업과 법인의 나눔도 컸습니다. 전북지역 향토기업인 주식회사 하림과 육육걸즈 등에 전북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국토정보공사와 국민연금공단 등이 앞장서 수은주를 끌어올렸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기부에는 그동안 기부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이나 단체도 동참했다는 겁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개인 8천 7백여 명과 기업 6백여 곳이 처음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모인 성금은 저소득층과 지역 사회복지기관에 의료비, 생계비, 장학금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겨울은 ‘춥다’

함께 살자는 외침이 커지는 건 좋지만, 겨울이 추운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생계가 어려운 이웃들은 별안간 찾아온 각종 재난을 굳이 일컫지 않더라도 이미 기초 생활을 겨우 유지하고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번지면서 경제 전반이 하락세를 보였고, 그 파급효과가 극빈층까지 밀려간 건 어쩌면 당연한 겁니다.


에너지 빈곤층은 더 괴롭습니다.

전주 연탄은행은 지난 10월 겨울을 준비하면서 연탄 80만 장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모금 석 달째인 현재 기부받은 연탄은 겨우 35만 장. 지난겨울과 비교하면 40% 이상 줄어 든 수치입니다.

전주 연탄은행 윤국춘 대표는 전주뿐 아니라 전북의 다른 중소 도시들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자원봉사 인력까지 뚝 끊기면서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어렵게 연탄 나르기 봉사를 자원해온다고 해도 많은 사람이 모이면 방역 수칙을 지킬 수 없는 탓에 봉사 일정을 자주 잡을 수도 없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따뜻한 나눔이 이어지고 있는 건 감사할 일입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달동네는 꽃샘추위가 찾아오는 춘삼월까지 냉랭합니다.


모두가 힘든 이 시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마음은 그 어떤 추위도 녹일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 상냥한 온기가 모두의 곁에 오래오래 머물기를 기대해 봅니다.

[관련 기사]
“어려운 이웃에 도움되길”…익명 기부 ‘감동’/KBS전주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99865&r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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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온도탑 펄펄 끓지만…‘그럼에도 겨울은 춥다’
    • 입력 2021-01-23 09:00:20
    취재K
전국 사랑의 온도탑 100℃ 넘겨 ‘펄펄’<br />이웃 도우려는 따뜻한 온정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 ‘펄펄 끓는다’…100℃ 넘긴 사랑의 온도탑

전국 사랑의 온도탑이 그야말로 펄펄 끓고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해 겨울마다 연말연시 성금 모금 캠페인을 벌이는데요. 지역마다 올해의 목표 모금액을 정하고 일정 비율이 채워지면 ‘사랑의 온도’를 1도씩 올려 시민 모두가 나눔 현황을 볼 수 있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목표로 한 모금액이 모두 모이면 100도가 됩니다.


보통 성금 모금 캠페인은 연말에 시작해 이듬해 초에 마치는데요.

이번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이 시작된 건 지난해 말. 코로나19 사태가 닥쳐오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했던 시기라 기부금이 잘 모일까 우려가 컸습니다.

이 때문에 각 지역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예년보다 목표 모금액을 낮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나눔캠페인 종료를 코앞에 둔 지금, 전국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겨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울산을 시작으로 곳곳이 목표치를 조기에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겁니다.


■ 전북지역 사랑의 온도·모금액 ‘역대 최고’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목표 모금액 조기 달성은 기부자들과 어려운 이웃뿐 아니라 마음이라도 보태고자 했던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었습니다.

특히 전북지역은 지난 20일 기준 사랑의 온도가 140도를 기록하면서 역대 캠페인을 진행한 가운데 가장 뜨거운 온도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모인 기부금 역시 89억 4천여만 원으로 역대 최고액이 쌓였습니다.

12년째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기부한 김규정·홍윤화 부부.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개인 기부자들의 손길이 주를 이뤘습니다.

전체 기부자 가운데 개인 기부자는 60.1%. 금액은 53억 7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개인 기부자들은 기초생활수급비나 장학금 등을 모아 나누기도 했고요. 또 자신의 신원을 숨기거나 ‘김달봉’과 같은 가명을 써서 기부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익명 기부는 33건, 전체의 6.7%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기업과 법인의 나눔도 컸습니다. 전북지역 향토기업인 주식회사 하림과 육육걸즈 등에 전북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국토정보공사와 국민연금공단 등이 앞장서 수은주를 끌어올렸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기부에는 그동안 기부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이나 단체도 동참했다는 겁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개인 8천 7백여 명과 기업 6백여 곳이 처음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모인 성금은 저소득층과 지역 사회복지기관에 의료비, 생계비, 장학금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겨울은 ‘춥다’

함께 살자는 외침이 커지는 건 좋지만, 겨울이 추운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생계가 어려운 이웃들은 별안간 찾아온 각종 재난을 굳이 일컫지 않더라도 이미 기초 생활을 겨우 유지하고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번지면서 경제 전반이 하락세를 보였고, 그 파급효과가 극빈층까지 밀려간 건 어쩌면 당연한 겁니다.


에너지 빈곤층은 더 괴롭습니다.

전주 연탄은행은 지난 10월 겨울을 준비하면서 연탄 80만 장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모금 석 달째인 현재 기부받은 연탄은 겨우 35만 장. 지난겨울과 비교하면 40% 이상 줄어 든 수치입니다.

전주 연탄은행 윤국춘 대표는 전주뿐 아니라 전북의 다른 중소 도시들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자원봉사 인력까지 뚝 끊기면서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어렵게 연탄 나르기 봉사를 자원해온다고 해도 많은 사람이 모이면 방역 수칙을 지킬 수 없는 탓에 봉사 일정을 자주 잡을 수도 없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따뜻한 나눔이 이어지고 있는 건 감사할 일입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달동네는 꽃샘추위가 찾아오는 춘삼월까지 냉랭합니다.


모두가 힘든 이 시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마음은 그 어떤 추위도 녹일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 상냥한 온기가 모두의 곁에 오래오래 머물기를 기대해 봅니다.

[관련 기사]
“어려운 이웃에 도움되길”…익명 기부 ‘감동’/KBS전주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99865&r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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