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35년째 김진숙 복직을 요구한다”…814명 연대 단식

입력 2021.01.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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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지난해 7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지난해 7월)

해고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투쟁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입니다.

이런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기원하며 청와대 앞에서는 서영섭 신부와 송경동 시인 등이 36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25일)는 시민과 노동자 등 814명이 투쟁에 연대하는 뜻으로 단식에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대체 왜 김 지도위원은 해고됐고, 여전히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 해고 35년째…김진숙,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5년 뒤인 1986년 2월 김 지도위원은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조의 어용성을 지적하는 유인물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한진중공업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김 지도위원을 해고했습니다.

2009년과 지난해 9월 두 차례에 걸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김 지도위원이 부당한 공권력 탄압으로 해고됐다는 점을 인정하며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김 지도위원에게 부당해고 기간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면 법적으로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며 그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김 지도위원 해고에 대한 소송이 법원에서 확정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김 지도위원은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진행했지만, 패소했습니다. 그리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무료 상담을 해주는 노무현 변호사가 '왜 항소하지 않았느냐'고 묻기까지 항소가 뭔지도 몰랐다"며 "그래서 패소가 확정됐는데, 그걸 회사가 35년째 우려먹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김 지도위원은 "저는 우리 조합원들이 있는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함께 싸워 만든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고 공장을 한번 돌아보는 꿈을 더 늦지 않게 이루기를 바란다"라고 복직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도보 투쟁 진행 상황을 알리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SNS 캡처 도보 투쟁 진행 상황을 알리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SNS 캡처

■ '복직 없이 정년 없다'…작업복 입고 청와대로 걷는 김진숙 위원

정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던 지난해 12월 30일 시작된 김진숙 지도위원의 도보 투쟁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SNS에 "신탄진역에서 출발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도착지는 청와대, 김 지도위원은 다음 달 7일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김 지도위원은 복직 투쟁 과정에서 이 재발해 투병 중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동료들이 자신을 대신해 단식과 노숙을 하며 싸우는 상황에서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김 지도위원은 파란색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도보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김 지도위원의 도보 투쟁은 처음이 아닙니다. 재작년 12월 해고자 복직과 노조파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200여 일 넘게 고공농성을 펼쳤던 해직 간호사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한 차례 도보 투쟁을 한 적 있습니다. 그때도 암 투병 중이었는데 김 지도위원은 10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 일주일 만에 농성장인 영남대 의료원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해고 35년째'인 자신의 '복직'을 위한 투쟁 차원에서 다시 청와대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김 지도위원의 투쟁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주 토요일인 30일에는 약 3천5백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과 전국의 민주당사 앞에서 촛불을 밝힐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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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고 35년째 김진숙 복직을 요구한다”…814명 연대 단식
    • 입력 2021-01-26 14:17:10
    취재K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지난해 7월)
해고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투쟁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입니다.

이런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기원하며 청와대 앞에서는 서영섭 신부와 송경동 시인 등이 36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25일)는 시민과 노동자 등 814명이 투쟁에 연대하는 뜻으로 단식에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대체 왜 김 지도위원은 해고됐고, 여전히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 해고 35년째…김진숙,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5년 뒤인 1986년 2월 김 지도위원은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조의 어용성을 지적하는 유인물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한진중공업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김 지도위원을 해고했습니다.

2009년과 지난해 9월 두 차례에 걸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김 지도위원이 부당한 공권력 탄압으로 해고됐다는 점을 인정하며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김 지도위원에게 부당해고 기간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면 법적으로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며 그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김 지도위원 해고에 대한 소송이 법원에서 확정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김 지도위원은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진행했지만, 패소했습니다. 그리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무료 상담을 해주는 노무현 변호사가 '왜 항소하지 않았느냐'고 묻기까지 항소가 뭔지도 몰랐다"며 "그래서 패소가 확정됐는데, 그걸 회사가 35년째 우려먹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김 지도위원은 "저는 우리 조합원들이 있는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함께 싸워 만든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고 공장을 한번 돌아보는 꿈을 더 늦지 않게 이루기를 바란다"라고 복직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도보 투쟁 진행 상황을 알리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SNS 캡처
■ '복직 없이 정년 없다'…작업복 입고 청와대로 걷는 김진숙 위원

정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던 지난해 12월 30일 시작된 김진숙 지도위원의 도보 투쟁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SNS에 "신탄진역에서 출발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도착지는 청와대, 김 지도위원은 다음 달 7일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김 지도위원은 복직 투쟁 과정에서 이 재발해 투병 중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동료들이 자신을 대신해 단식과 노숙을 하며 싸우는 상황에서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김 지도위원은 파란색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도보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김 지도위원의 도보 투쟁은 처음이 아닙니다. 재작년 12월 해고자 복직과 노조파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200여 일 넘게 고공농성을 펼쳤던 해직 간호사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한 차례 도보 투쟁을 한 적 있습니다. 그때도 암 투병 중이었는데 김 지도위원은 10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 일주일 만에 농성장인 영남대 의료원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해고 35년째'인 자신의 '복직'을 위한 투쟁 차원에서 다시 청와대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김 지도위원의 투쟁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주 토요일인 30일에는 약 3천5백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과 전국의 민주당사 앞에서 촛불을 밝힐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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