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온’ 상태 백신, 인천공항에 이렇게 들어온다

입력 2021.01.29 (07:00) 수정 2021.01.29 (07: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 우선 관제권 부여·통관 절차 간소화로 '신속 수송'
- 최저 -70℃의 '초저온' 운송체계
- '항공 위험물' 드라이아이스 관리... 작업자 안전 보장
- 드라이아이스 적재량 늘려...필요 시 신규 노선 개설


다음 달 중 코로나19 예방백신에 대한 무료 접종이 시작됩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우선적으로 백신을 투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5천 6백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 물량에 대해 선구매 계약이 체결돼 있으며, 예비 물량으로 노바백스와 추가 2천만 명분 계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백신을 신속, 안전하게 수송하는 일입니다.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다, 신속하게 운송하고, 작업자의 안전과 보안을 지키는 것 등 어느 하나 미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백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 우선 관제권 부여·통관 절차 간소화로 '신속 수송'

외국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은 초저온 보관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에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적재돼 민간 항공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까지 수송됩니다.

신속한 수송을 위해서는 우선 항공기가 국내 공역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최대한 빠르게 착륙해 육상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착륙이 지연되지 않도록 백신을 수송하는 항공기에 우선적으로 관제권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또 백신 수송기가 내리는 전용 주기장을 미리 지정해놓고 착륙 1~2시간 전부터 모든 지상조업자와 장비들을 주기장에 대기하도록 했습니다. 가급적 관련 경력이 많은 사람들을 투입하도록 작업 인력도 사전에 지정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항공기가 착륙한 뒤 거쳐야 하는 각종 절차들도 간소화됩니다.

관세청은 코로나19 백신에 '입항 전 수입신고'를 허용하고 백신이 국내에 도착하기 전 세관 수입심사를 마치기로 했습니다 . 세관검사는 아예 생략합니다. 백신과 포장 용기 수입에 부과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에 대한 담보제공 의무도 면제해 신속하게 신고를 수리할 방침입니다. 또 백신을 보세구역 등에 반입했다가 국내로 반출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항공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전용 운송차량에 실어 세관 밖으로 반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최저 -70℃의 '초저온' 운송체계

백신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초저온 보관 시스템, 이른바 '콜드체인'을 확충하기 위한 민간 항공사의 준비도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지난해부터 전담팀을 꾸려 운송 계획과 설비를 마련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온도조절 컨테이너 업체 6곳과 미리 계약을 체결해 초저온 컨테이너의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백신수송 물량이 갑자기 늘어날 경우를 대비한 조치입니다.

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1천 8백여 제곱미터 규모의 '신선 화물 보관시설'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해당 시설은 당초 올해 7월부터 사용이 가능할 예정이었는데 시기를 더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전으로 인해 초저온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를 대비해 비상상황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8백여 제곱미터의 냉동창고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초저온 특수 컨테이너 충전시설을 더 확충했습니다. 또 백신 운송 표준절차를 마련해 모의 훈련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 '항공 위험물' 드라이아이스 관리... 작업자 안전 보장
이처럼 백신 수송이 까다롭다 보니, 작업자들의 안전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됩니다.

초저온 상태로 백신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컨테이너에 백신뿐 아니라 드라이아이스도 함께 적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드라이아이스는 국토부 고시 '항공위험물 운송기술 기준'에 따르면 '위험물'로 분류돼 있습니다. 드라이아이스가 고체에서 기체로 승화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자칫 운송 작업자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토부는 항공기 내 이산화탄소 배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점검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기를 의무적으로 구비하는 등의 안전관리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도록 각 항공사에 권고했습니다.

■ 드라이아이스 적재량 늘려...필요 시 신규 노선 개설도
1차로 다음 달 중 도입이 확정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75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0만 회분으로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후 순차적으로 물량이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어서 운송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습니다.

우선, 국토부는 '위험물'로 분류돼 제한된 양만 실을 수 있는 드라이아이스의 적재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각 항공기마다 제작사가 자체적으로 세운 기준을 고려해 드라이아이스 적재 기준을 현재 3,300㎏에서 최대 11,000㎏까지 늘릴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화물기 B747-8F에 현행 드라이아이스 탑재기준을 적용하면 백신 전용 컨테이너를 15개 실을 수 있는데,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면 백신 전용 컨테이너를 최대 52개까지 실을 수 있다고 항공업계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민간 항공사와 정부는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백신확보 계획에 따라 수송 수요가 늘어나면 항공기 운항정보와 수송 가능량 등을 공유해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항공 노선이 개설되지 않은 국가의 경우에는 항공 협정서를 신속하게 체결하는 등 신규 노선 개설에 협조할 계획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초저온’ 상태 백신, 인천공항에 이렇게 들어온다
    • 입력 2021-01-29 07:00:54
    • 수정2021-01-29 07:04:20
    취재K
- 우선 관제권 부여·통관 절차 간소화로 '신속 수송'<br />- 최저 -70℃의 '초저온' 운송체계<br />- '항공 위험물' 드라이아이스 관리... 작업자 안전 보장<br />- 드라이아이스 적재량 늘려...필요 시 신규 노선 개설<br />

다음 달 중 코로나19 예방백신에 대한 무료 접종이 시작됩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우선적으로 백신을 투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5천 6백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 물량에 대해 선구매 계약이 체결돼 있으며, 예비 물량으로 노바백스와 추가 2천만 명분 계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백신을 신속, 안전하게 수송하는 일입니다.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다, 신속하게 운송하고, 작업자의 안전과 보안을 지키는 것 등 어느 하나 미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백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 우선 관제권 부여·통관 절차 간소화로 '신속 수송'

외국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은 초저온 보관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에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적재돼 민간 항공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까지 수송됩니다.

신속한 수송을 위해서는 우선 항공기가 국내 공역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최대한 빠르게 착륙해 육상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착륙이 지연되지 않도록 백신을 수송하는 항공기에 우선적으로 관제권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또 백신 수송기가 내리는 전용 주기장을 미리 지정해놓고 착륙 1~2시간 전부터 모든 지상조업자와 장비들을 주기장에 대기하도록 했습니다. 가급적 관련 경력이 많은 사람들을 투입하도록 작업 인력도 사전에 지정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항공기가 착륙한 뒤 거쳐야 하는 각종 절차들도 간소화됩니다.

관세청은 코로나19 백신에 '입항 전 수입신고'를 허용하고 백신이 국내에 도착하기 전 세관 수입심사를 마치기로 했습니다 . 세관검사는 아예 생략합니다. 백신과 포장 용기 수입에 부과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에 대한 담보제공 의무도 면제해 신속하게 신고를 수리할 방침입니다. 또 백신을 보세구역 등에 반입했다가 국내로 반출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항공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전용 운송차량에 실어 세관 밖으로 반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최저 -70℃의 '초저온' 운송체계

백신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초저온 보관 시스템, 이른바 '콜드체인'을 확충하기 위한 민간 항공사의 준비도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지난해부터 전담팀을 꾸려 운송 계획과 설비를 마련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온도조절 컨테이너 업체 6곳과 미리 계약을 체결해 초저온 컨테이너의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백신수송 물량이 갑자기 늘어날 경우를 대비한 조치입니다.

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1천 8백여 제곱미터 규모의 '신선 화물 보관시설'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해당 시설은 당초 올해 7월부터 사용이 가능할 예정이었는데 시기를 더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전으로 인해 초저온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를 대비해 비상상황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8백여 제곱미터의 냉동창고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초저온 특수 컨테이너 충전시설을 더 확충했습니다. 또 백신 운송 표준절차를 마련해 모의 훈련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 '항공 위험물' 드라이아이스 관리... 작업자 안전 보장
이처럼 백신 수송이 까다롭다 보니, 작업자들의 안전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됩니다.

초저온 상태로 백신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컨테이너에 백신뿐 아니라 드라이아이스도 함께 적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드라이아이스는 국토부 고시 '항공위험물 운송기술 기준'에 따르면 '위험물'로 분류돼 있습니다. 드라이아이스가 고체에서 기체로 승화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자칫 운송 작업자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토부는 항공기 내 이산화탄소 배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점검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기를 의무적으로 구비하는 등의 안전관리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도록 각 항공사에 권고했습니다.

■ 드라이아이스 적재량 늘려...필요 시 신규 노선 개설도
1차로 다음 달 중 도입이 확정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75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0만 회분으로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후 순차적으로 물량이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어서 운송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습니다.

우선, 국토부는 '위험물'로 분류돼 제한된 양만 실을 수 있는 드라이아이스의 적재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각 항공기마다 제작사가 자체적으로 세운 기준을 고려해 드라이아이스 적재 기준을 현재 3,300㎏에서 최대 11,000㎏까지 늘릴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화물기 B747-8F에 현행 드라이아이스 탑재기준을 적용하면 백신 전용 컨테이너를 15개 실을 수 있는데,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면 백신 전용 컨테이너를 최대 52개까지 실을 수 있다고 항공업계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민간 항공사와 정부는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백신확보 계획에 따라 수송 수요가 늘어나면 항공기 운항정보와 수송 가능량 등을 공유해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항공 노선이 개설되지 않은 국가의 경우에는 항공 협정서를 신속하게 체결하는 등 신규 노선 개설에 협조할 계획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