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당 입장 고려한 듯”…내부는 ‘부글부글’

입력 2021.0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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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다음달 1일부터 모든 도민에게 1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방역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지급을 늦춰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수용하는 듯했던 이 지사가 '설 전 지급'이라는 당초 계획을 고수한 셈입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지사의 행보에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 이재명 지사 "당과 총리실에 말씀드리고 양해 구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일 지급 방침을 밝히면서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에 맞춰 달라는 민주당 지도부의 권고를 존중해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어제(28일) 기자회견에서 2월 1일부터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건데, 당·정과 지급시기를 협의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과 총리실에 말씀을 전해드리고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확진자 수가 크게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지금이 3차 대유행의 저점에 해당한다는 것이 경기도의 판단"이라며 "방역과 경제를 고려하면 설 명절 전에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지사는 강조했습니다.


■ "당의 입장을 고려해준 것으로 '받아들인다'"…내부는 '부글부글'

경기도가 재난기본소득을 설 전에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경기도가 당 입장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이 지사의 발표 직후 기자들 앞에 선 자리에서 "당의 입장을 고려해준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가 당에 미리 설명을 했다는 사실도 밝혔지만, '받아들인다'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력 대선 주자로서 서로 경쟁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담긴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9일 한 방송에서,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기 전까지는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복잡한 속내'는 당내에서 더 뚜렷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의 의사를 존중한다던 이 지사가 방역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갑자기 설 전 지급을 결정한 것은 매우 당혹스럽다"며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이낙연 대표는 입장 표명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13일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정책은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이 지사를 공개 비판했던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어제는 "경기도 결정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싶지 않다"라고만 했습니다.

집권 여당이지만 지자체인 경기도의 행정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는 데다, 자칫 여당 내 갈등이 표출되는 양상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가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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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이재명, 당 입장 고려한 듯”…내부는 ‘부글부글’
    • 입력 2021-01-29 07:00:58
    취재K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다음달 1일부터 모든 도민에게 1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방역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지급을 늦춰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수용하는 듯했던 이 지사가 '설 전 지급'이라는 당초 계획을 고수한 셈입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지사의 행보에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 이재명 지사 "당과 총리실에 말씀드리고 양해 구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일 지급 방침을 밝히면서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에 맞춰 달라는 민주당 지도부의 권고를 존중해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어제(28일) 기자회견에서 2월 1일부터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건데, 당·정과 지급시기를 협의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과 총리실에 말씀을 전해드리고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확진자 수가 크게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지금이 3차 대유행의 저점에 해당한다는 것이 경기도의 판단"이라며 "방역과 경제를 고려하면 설 명절 전에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지사는 강조했습니다.


■ "당의 입장을 고려해준 것으로 '받아들인다'"…내부는 '부글부글'

경기도가 재난기본소득을 설 전에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경기도가 당 입장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이 지사의 발표 직후 기자들 앞에 선 자리에서 "당의 입장을 고려해준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가 당에 미리 설명을 했다는 사실도 밝혔지만, '받아들인다'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력 대선 주자로서 서로 경쟁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담긴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9일 한 방송에서,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기 전까지는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복잡한 속내'는 당내에서 더 뚜렷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의 의사를 존중한다던 이 지사가 방역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갑자기 설 전 지급을 결정한 것은 매우 당혹스럽다"며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이낙연 대표는 입장 표명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13일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정책은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이 지사를 공개 비판했던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어제는 "경기도 결정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싶지 않다"라고만 했습니다.

집권 여당이지만 지자체인 경기도의 행정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는 데다, 자칫 여당 내 갈등이 표출되는 양상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가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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