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장혜영 의원 “형사고소 하지 않은 이유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어제(30일) KBS 뉴스9에 출연했습니다.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 성추행사건 보름 만입니다.

장 의원은 “오늘 출연이 ‘일상을 회복하겠다’는 선언으로 봐도 되냐”는 앵커의 질문에 “일종의 그런 선언으로 봐주셔도 괜찮을 것 같다”며 위로와 응원을 보낸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 피해 사실 공개 이유…“고민 컸지만, 책임의 무게 있었다”

장 의원은 “이 문제를 공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해자의 지위가 공당의 대표이고, 공당의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문제를 비공개로 해결한다는 방법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했습니다.

‘책임의 무게’도 이야기했는데요.

피해자임을 공개하는 부분에 있어 “고민이 굉장히 컸지만, 한 사람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국회의원이기도 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인 자신을 숨기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소명을 다 하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 ‘친고죄 폐지’ 앞장선 정의당…장 의원, 형사고소 안 한 이유는?

가해자를 형사고소하지 않았다며 일각에서는 비난 여론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장 의원은 “그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피해자인 저 스스로, 회복에 있어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신도 형사고소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장 의원은 “성범죄에 있어 ‘형사 고소’라고 하는 절차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명확한 수단”이라며, “그럼에도 당을 통한 공동체적 해결의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같은 결정을 한 뒤 당이 책임감을 가지고 응답해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가해자를 명확하게 형사고발 해서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알고 있다며 “그런 견해에도 일견 공감하는 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장 의원은 자신의 입장에서 형사고발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장 의원은 “저 자신의 일상을 회복하는 길에 있어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저에게 가져다줄 여러 가지 고통들, 쏟아질 2차 가해와 여러 관심들, 끝없이 당한 피해를 소명하고 설명해야 되는 절차들을 지난한 재판 과정에서 겪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제가 겪고 싶지 않다” 이 말을 장 의원은 두 번, 반복했습니다.

■ 피해자 일상 회복 “피해자 수만큼 방법 있을 수 있어”

장 의원은 “‘성범죄 비친고죄화’의 정신은 피해자의 권리를 확장하고, 보호하고, 피해자가 짊어지고 있는 부담과 고통을 사회가 나누어지겠다는 원칙에 입각해서 이뤄진 것”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도 형사고발을 하지 않겠다는 피해자인 자신의 마음과 결정을 존중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해가는 방법이 반드시 ‘형사고발’을 통한 가해자 처벌에만 있는 게 아니란 점을 지적했는데요.

장 의원은 “제가 국회의원이란 사실이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던 것처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며 “다른 한편으론 피해자가 자신의 일상을 회복해나가는 방법에는 피해자의 수만큼 그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원치 않는 고발 유감…“저의 의사를 존중해 달라”

장 의원은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고소, 고발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물었습니다.

“성범죄가 비친고화되면서 제3자에 의한 고소, 고발이 가능해졌고 명확하게 우리 법이 명시하고 있다”면서도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이뤄진다면 그것이 과연 피해자를 존중하며 성범죄를 없애겠단 노력의 진정한 일환인지”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명확하게 저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행동들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존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