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띄워 아파트 ‘몰카’ 찍은 40대에 법원이 내린 결정은?

입력 2021.02.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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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 없음)드론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 없음)

■ 아파트 주민 사생활 촬영한 드론...법원, “우연한 촬영” 주장 인정 안 해

자정을 넘긴 지난해 9월의 야심한 밤 부산 수영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드론이 날아올랐습니다.

드론이 향한 곳은 인근의 한 고층 아파트.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드론은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 안에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애정 행위까지 적나라하게 담겼죠. 일대를 누비며 촬영은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은밀한 촬영은 드론이 추락하며 덜미를 잡혔습니다.

다수의 피해자가 확인됐지만,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된 40대 A씨와 30대 B씨는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광안리 해변 등을 촬영하려다 우연하게 촬영된 거에요”

■ 법원, 드론 불법 촬영 공범에 징역 8개월, 벌금 1천만 원 각각 선고

법원은 이러한 변명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이덕환 부장판사)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3년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또 범행에 가담한 30대 공범 B씨에게는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이들 모두에게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 받으라고도 명령했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부산지법 동부지원

■ 법원 “드론 사생활 침해, 심각한 사회 문제 일으킬 수 있어”

공범 B씨의 경우 “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최초 범행 당시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진술을 스스로 뒤집은 법정 진술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조종은 A씨가 했더라도 B씨가 촬영 대상과 방향 등을 적극적으로 요청했고, 추가 촬영 또한 제안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추락한 드론을 찾으러 함께 이동한 장면도 재판부는 두 사람을 공범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촬영한 영상과 추락한 드론에서 발견된 영상의 내용을 고려하면 이 사건의 범행은 어느 정도 사전에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드론의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범죄는 일반인의 일상생활을 불안하게 하고 촬영된 사람들에게 큰 수치심과 영상의 외부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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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 띄워 아파트 ‘몰카’ 찍은 40대에 법원이 내린 결정은?
    • 입력 2021-02-02 17:25:59
    취재K
드론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 없음)
■ 아파트 주민 사생활 촬영한 드론...법원, “우연한 촬영” 주장 인정 안 해

자정을 넘긴 지난해 9월의 야심한 밤 부산 수영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드론이 날아올랐습니다.

드론이 향한 곳은 인근의 한 고층 아파트.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드론은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 안에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애정 행위까지 적나라하게 담겼죠. 일대를 누비며 촬영은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은밀한 촬영은 드론이 추락하며 덜미를 잡혔습니다.

다수의 피해자가 확인됐지만,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된 40대 A씨와 30대 B씨는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광안리 해변 등을 촬영하려다 우연하게 촬영된 거에요”

■ 법원, 드론 불법 촬영 공범에 징역 8개월, 벌금 1천만 원 각각 선고

법원은 이러한 변명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이덕환 부장판사)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3년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또 범행에 가담한 30대 공범 B씨에게는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이들 모두에게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 받으라고도 명령했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 법원 “드론 사생활 침해, 심각한 사회 문제 일으킬 수 있어”

공범 B씨의 경우 “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최초 범행 당시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진술을 스스로 뒤집은 법정 진술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조종은 A씨가 했더라도 B씨가 촬영 대상과 방향 등을 적극적으로 요청했고, 추가 촬영 또한 제안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추락한 드론을 찾으러 함께 이동한 장면도 재판부는 두 사람을 공범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촬영한 영상과 추락한 드론에서 발견된 영상의 내용을 고려하면 이 사건의 범행은 어느 정도 사전에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드론의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범죄는 일반인의 일상생활을 불안하게 하고 촬영된 사람들에게 큰 수치심과 영상의 외부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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