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일관된 피해보상원칙, 백신 혼란 줄인다

입력 2021.02.03 (05:00) 수정 2021.02.0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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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국제백신연구소 책임연구원

시기별 예방접종 우선순위를 포함한 정부의 구체적인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어 지난 1일 유럽에서 승인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19 백신 전문가 자문단'도 국내에서의 백신 사용허가를 권고했다.

또한, 국내 도입될 예정이던 다른 백신 제조사들의 긍정적인 3상 임상시험 결과도 발표됐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협하던 불확실성 요소 중 일부가 해소된 셈이다.

그럼에도 역시 단기간 내 개발되었다는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예방접종에 대한 망설임은 여전히 존재한다.

■ 부작용 '제로'인 의약품은 없어…'코로나19 접종' 국가보상제도 확대 적용

부작용이 '0'인 의약품은 없다. 다시 말해,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의약품으로 얻을 치료의 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을 비교하고 따져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백신 또한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모든 안전수칙을 최대한 지킨다고 하더라도 불가피한 이상반응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접종할 예정인 코로나19 예방백신들의 임상시험에서 가장 빈번했던 이상반응은 접종부위 통증이었다. 접종부위에서의 통증은 적게는 접종자의 60%에서 높게는 90% 이상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이 외에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과 같은 전신 이상반응들도 접종자의 20%에서 60%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경증의 이상반응으로 접종 후 몇 시간에서 며칠 이내 사라졌다. 접종받은 사람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증이 아닌 중증도 이상의 반응이다 .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발생을 예측하기 어렵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이 조성될 경우 예방접종 기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구의 70% 이상 접종받아야 달성 가능한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안전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예방접종피해 국가보상제도를 코로나19 백신에도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 인과성이 확인된 국가보상 승인 사례, 대부분 예상했던 부작용

1995년부터 시행된 예방접종피해 국가보상제도는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피해사례에 대해 국가가 진료비 보상과 장애나 사망에 대한 일시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보건소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신청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보상심의 결과를 대상자에게 통보하도록 돼 있다. 보상내용에는 진료비와 간병비, 장제비 및 사망‧장애 일시보상금이 포함된다. 단, 보상신청 가능 최소 피해 금액이 있어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이 3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통상 매년 약 100건 미만의 예방접종피해 보상신청이 접수되었고 이 가운데 50~70% 정도가 실제 보상으로 이어졌다. 언뜻 보면 예방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에 대하여 굉장히 높은 비율로 인과성이 인정돼 보상금 지급이 승인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승인되는 이상반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피해보상 청구 사례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빈도로 보상이 신청된 예방접종은 결핵 백신(BCG) 이었다. 계절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인과성이 인정되어 보상금이 실제 지급된 사례들 대부분은 결핵 백신에 의한 화농성 림프절염, BCG 골염/골수염, 전신 파종성 BCG 감염증 등이다. 그 외 보상을 받은 이상반응으로는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나 독감백신 접종 후에 나타난 신경계 부작용들이 있었다.

앞선 이상반응들은 모두 드물게 나타나긴 하지만 이미 예방접종과 이상반응 간의 인과성이 세계적으로 확립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어느 정도 인과성이 확립된 이상반응들에 대해서만 보상신청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보상도 기존에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 '아나필락시스' 대비 사전 의료진과 상담 필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이상반응 중에 인과성이 어느 정도 인정될 수 있는 이상반응으로는 아나필락시스가 있다. 호흡곤란이나 쇼크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특정 의약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해당 의약품을 될 수 있으면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이런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한번 나타난 사람들은 타 의약품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경우 우리 국민 일반을 대상으로는 최초로 접종된다. 그 때문에 해당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성향을 미리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단, 이전에 타 백신 예방접종 후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적이 있다면 접종 전에 이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 접종 여부에 대해 개별적인 상담을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후 나타나는 대부분의 알레르기 반응들은 수일 이내 별다른 치료 없이 호전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대부분 치료법이 존재한다. 또한,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치료가 접종받은 백신의 효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도 재접종은 권장되지 않는다.

개별적으로 백신 접종의 득과 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지만,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심한 알레르기 발생 가능성 때문에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현 상황에서 무작정 예방백신의 접종을 회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실제로 매년 승인받은 백신들과 알레르기를 포함한 다양한 이상반응들간 관련성은 꾸준히 제시되고 있으나 실제 생산 과정에서의 오류가 확인되어 리콜된 경우 이외에 행정적 조치가 이루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 이상반응 모니터링 강화…새로운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 원칙 일관돼야.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감시 강화를 위해 의료인 신고 외에도 피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이상반응 모니터링 체계를 수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대규모 예방접종인 만큼 다양하고 많은 수의 접종 후 이상반응이 보고될 것이다. 따라서 중증의 이상반응 발생 시 신속하게 역학조사 및 피해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

인과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상반응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백신이기 때문에 판단에 근거가 될 자료가 부족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인과성을 명확히 밝히기 어려운 이상반응 사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대비를 하고, 정부가 이런 사례에 대해 피해보상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사회적인 혼선이 없을 것이다.

※ 본 기고의 내용은 KBS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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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3 05:00:09
    • 수정2021-02-03 07:57:20
    취재K

-이철우/국제백신연구소 책임연구원

시기별 예방접종 우선순위를 포함한 정부의 구체적인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어 지난 1일 유럽에서 승인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19 백신 전문가 자문단'도 국내에서의 백신 사용허가를 권고했다.

또한, 국내 도입될 예정이던 다른 백신 제조사들의 긍정적인 3상 임상시험 결과도 발표됐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협하던 불확실성 요소 중 일부가 해소된 셈이다.

그럼에도 역시 단기간 내 개발되었다는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예방접종에 대한 망설임은 여전히 존재한다.

■ 부작용 '제로'인 의약품은 없어…'코로나19 접종' 국가보상제도 확대 적용

부작용이 '0'인 의약품은 없다. 다시 말해,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의약품으로 얻을 치료의 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을 비교하고 따져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백신 또한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모든 안전수칙을 최대한 지킨다고 하더라도 불가피한 이상반응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접종할 예정인 코로나19 예방백신들의 임상시험에서 가장 빈번했던 이상반응은 접종부위 통증이었다. 접종부위에서의 통증은 적게는 접종자의 60%에서 높게는 90% 이상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이 외에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과 같은 전신 이상반응들도 접종자의 20%에서 60%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경증의 이상반응으로 접종 후 몇 시간에서 며칠 이내 사라졌다. 접종받은 사람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증이 아닌 중증도 이상의 반응이다 .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발생을 예측하기 어렵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이 조성될 경우 예방접종 기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구의 70% 이상 접종받아야 달성 가능한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안전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예방접종피해 국가보상제도를 코로나19 백신에도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 인과성이 확인된 국가보상 승인 사례, 대부분 예상했던 부작용

1995년부터 시행된 예방접종피해 국가보상제도는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피해사례에 대해 국가가 진료비 보상과 장애나 사망에 대한 일시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보건소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신청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보상심의 결과를 대상자에게 통보하도록 돼 있다. 보상내용에는 진료비와 간병비, 장제비 및 사망‧장애 일시보상금이 포함된다. 단, 보상신청 가능 최소 피해 금액이 있어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이 3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통상 매년 약 100건 미만의 예방접종피해 보상신청이 접수되었고 이 가운데 50~70% 정도가 실제 보상으로 이어졌다. 언뜻 보면 예방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에 대하여 굉장히 높은 비율로 인과성이 인정돼 보상금 지급이 승인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승인되는 이상반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피해보상 청구 사례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빈도로 보상이 신청된 예방접종은 결핵 백신(BCG) 이었다. 계절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인과성이 인정되어 보상금이 실제 지급된 사례들 대부분은 결핵 백신에 의한 화농성 림프절염, BCG 골염/골수염, 전신 파종성 BCG 감염증 등이다. 그 외 보상을 받은 이상반응으로는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나 독감백신 접종 후에 나타난 신경계 부작용들이 있었다.

앞선 이상반응들은 모두 드물게 나타나긴 하지만 이미 예방접종과 이상반응 간의 인과성이 세계적으로 확립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어느 정도 인과성이 확립된 이상반응들에 대해서만 보상신청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보상도 기존에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 '아나필락시스' 대비 사전 의료진과 상담 필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이상반응 중에 인과성이 어느 정도 인정될 수 있는 이상반응으로는 아나필락시스가 있다. 호흡곤란이나 쇼크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특정 의약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해당 의약품을 될 수 있으면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이런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한번 나타난 사람들은 타 의약품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경우 우리 국민 일반을 대상으로는 최초로 접종된다. 그 때문에 해당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성향을 미리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단, 이전에 타 백신 예방접종 후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적이 있다면 접종 전에 이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 접종 여부에 대해 개별적인 상담을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후 나타나는 대부분의 알레르기 반응들은 수일 이내 별다른 치료 없이 호전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대부분 치료법이 존재한다. 또한,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치료가 접종받은 백신의 효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도 재접종은 권장되지 않는다.

개별적으로 백신 접종의 득과 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지만,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심한 알레르기 발생 가능성 때문에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현 상황에서 무작정 예방백신의 접종을 회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실제로 매년 승인받은 백신들과 알레르기를 포함한 다양한 이상반응들간 관련성은 꾸준히 제시되고 있으나 실제 생산 과정에서의 오류가 확인되어 리콜된 경우 이외에 행정적 조치가 이루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 이상반응 모니터링 강화…새로운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 원칙 일관돼야.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감시 강화를 위해 의료인 신고 외에도 피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이상반응 모니터링 체계를 수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대규모 예방접종인 만큼 다양하고 많은 수의 접종 후 이상반응이 보고될 것이다. 따라서 중증의 이상반응 발생 시 신속하게 역학조사 및 피해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

인과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상반응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백신이기 때문에 판단에 근거가 될 자료가 부족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인과성을 명확히 밝히기 어려운 이상반응 사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대비를 하고, 정부가 이런 사례에 대해 피해보상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사회적인 혼선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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