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제거장치 결함, 축소·은폐 의혹 규명될까?

입력 2021.02.03 (21:31) 수정 2021.02.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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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수소제거장치의 결함과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앞으로 원안위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이 문제를 취재해온 사회부 백인성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백 기자, 제보를 받아서 취재를 시작한거죠?

[기자]

네, 취재가 시작된 건 지난달 초 한수원 내에서 원전 안전에 관한 이견이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서부터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내용에 대한 공익신고가 접수된 걸 확인했고요.

이후 추가 취재를 통해 신고 내용을 입수한 뒤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다각적으로 검증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앞두고 최근 이른바 '북한 원전 지원' 논란이 불거졌잖아요.

그래서 사실 보도 시점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원전 안전 문제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돼 다른 고려 없이 보도하게 됐습니다.

[앵커]

이제 원안위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게 될까요?

[기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집니다.

조사 방향도 그래보이는데요.

우선 하나는 실제 원전에 설치된 장치에도 실험에서 발견된 수소 제거율 문제나 불티가 날리는 현상이 발생하는가입니다.

한수원은 모형으로 한 실험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모형은 원전에 납품한 제조사가 크기만 1/2로 줄여서 실제 장치와 똑같이 만든 거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떨어져 보입니다.

또 다른 쟁점은 실험 결과가 한수원 내부에서 어디까지 보고됐고, 실제 축소나 은폐 지시가 있었느냐는 건데요.

한수원도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재 감사실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만약 보고서에 나온 대로 장치에 문제가 있고, 은폐도 있었다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물론 앞으로 감독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원자력안전법은 안전관련설비가 허가 기준에 미달되는 등의 보고 사항을 숨긴 경우엔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원안위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원전 운영을 정지할 수도 있고요.

만약 장치 설치 과정에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게 드러날 경우 원전 운영변경허가 취소까지 가능한 사안입니다.

물론 한수원은 장치 인허가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이 실험이 내부 실험에 불과해서 그런 법에 저촉되는 사안이나 원안위에 보고할 사항이 아니었단 입장입니다.

[앵커]

마지작으로 궁금한 건, 이번 보도가 나오기까지 왜 이런 문제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겁니까?

[기자]

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취재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원자력 발전의 폐쇄성입니다.

원자력 발전이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전문 분야이다 보니 언론이나 학계 등 외부에서의 감시, 비판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또한 취재진이 확인한 공익신고 내용을 보면 최근 한수원에서 안전 연구 비중이 축소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사실이라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문제되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거나 보고받는 것 자체를 피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도 있었습니다.

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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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소제거장치 결함, 축소·은폐 의혹 규명될까?
    • 입력 2021-02-03 21:31:57
    • 수정2021-02-03 21: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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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수소제거장치의 결함과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앞으로 원안위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이 문제를 취재해온 사회부 백인성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백 기자, 제보를 받아서 취재를 시작한거죠?

[기자]

네, 취재가 시작된 건 지난달 초 한수원 내에서 원전 안전에 관한 이견이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서부터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내용에 대한 공익신고가 접수된 걸 확인했고요.

이후 추가 취재를 통해 신고 내용을 입수한 뒤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다각적으로 검증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앞두고 최근 이른바 '북한 원전 지원' 논란이 불거졌잖아요.

그래서 사실 보도 시점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원전 안전 문제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돼 다른 고려 없이 보도하게 됐습니다.

[앵커]

이제 원안위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게 될까요?

[기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집니다.

조사 방향도 그래보이는데요.

우선 하나는 실제 원전에 설치된 장치에도 실험에서 발견된 수소 제거율 문제나 불티가 날리는 현상이 발생하는가입니다.

한수원은 모형으로 한 실험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모형은 원전에 납품한 제조사가 크기만 1/2로 줄여서 실제 장치와 똑같이 만든 거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떨어져 보입니다.

또 다른 쟁점은 실험 결과가 한수원 내부에서 어디까지 보고됐고, 실제 축소나 은폐 지시가 있었느냐는 건데요.

한수원도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재 감사실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만약 보고서에 나온 대로 장치에 문제가 있고, 은폐도 있었다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물론 앞으로 감독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원자력안전법은 안전관련설비가 허가 기준에 미달되는 등의 보고 사항을 숨긴 경우엔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원안위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원전 운영을 정지할 수도 있고요.

만약 장치 설치 과정에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게 드러날 경우 원전 운영변경허가 취소까지 가능한 사안입니다.

물론 한수원은 장치 인허가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이 실험이 내부 실험에 불과해서 그런 법에 저촉되는 사안이나 원안위에 보고할 사항이 아니었단 입장입니다.

[앵커]

마지작으로 궁금한 건, 이번 보도가 나오기까지 왜 이런 문제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겁니까?

[기자]

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취재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원자력 발전의 폐쇄성입니다.

원자력 발전이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전문 분야이다 보니 언론이나 학계 등 외부에서의 감시, 비판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또한 취재진이 확인한 공익신고 내용을 보면 최근 한수원에서 안전 연구 비중이 축소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사실이라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문제되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거나 보고받는 것 자체를 피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도 있었습니다.

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진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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