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우주선은 폭발, 머스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입력 2021.02.06 (10:15) 수정 2021.02.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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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보카치카 로켓 발사 기지.

항공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우주선 '스타십'의 시제품 'SN9'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고도 10km까지 올라간 SN9은 6분여를 비행하고 착륙을 시도하다 지상에서 폭발했습니다.

스타십은 동체를 뉘여 수평 낙하하다가 착륙 직전 동체를 수직으로 세워(플립 기동) 착륙하는 방식인데, 플립 기동 직후 엔진 점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서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선이 또 폭발했다'며 폭발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주선이 폭발했으니 실패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악재'라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정작 스페이스X 측은 "이번은 시험 발사이며 모두 예상된 범위 내에 있다"며 느긋한 모습입니다.

개발 중인 로켓이 폭발했는데도, 스페이스X가 여유 있는 이유가 뭘까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최근 위성사업 '스타링크' 등으로 바쁜 모습이지만, 핵심 사업은 '스타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고 행성 간 여행을 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을 실현하려면 이동 수단이 필요한데, 스타십이 머스크가 생각하는 '미래 이동수단'입니다.

스타십은 재활용 가능한 초대형 우주 로켓입니다. 거기다가 착륙 방식은 플립 기동을 사용하죠. '재활용', '초대형', '플립 기동' 하나같이 로켓 산업에선 기록을 새로 쓰는 기술들입니다.


머스크가 생각하는 스타십의 용도는 다양합니다. 우주여행을 하고, 달과 지구로 날아가고, 화성을 식민지화합니다. 행성 간 이동에 지구 내 장거리 이동까지 책임집니다. 스타십이 개발되면 현재 심우주와 근거리 우주로 나뉘어 있는 로켓 산업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으니, 로켓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용도 만큼 크기도 역대 최대입니다. 기존 로켓 중 최대 크기는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로 보낸 새턴 5호입니다. 전장(길이)이 110m가량이었죠.

2단으로 구성된 스타십은 전장 120m 정도입니다. 현재 스페이스X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보낼 때 쓰는 팰컨9이 70m이니 스타십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큰 로켓인데 재활용도 가능하고, 플립 기동이란 신기술까지 적용해 개발 중인 겁니다.

애초 머스크가 스타십 개발 구상을 밝힐 때부터 스타십은 20여 기까지 시제품 발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해 "'SN15'에서 대규모 업그레이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전까지는 SN15 발사를 위한 경험과 데이터 수집 단계인 셈입니다.

스페이스X가 스타십을 처음 발사한 게 지난해 8월 'SN5'입니다. 이어 한 달여 뒤 SN6를 발사했고, 지난해 12월 SN8를 발사했습니다. SN5와 SN6은 지상에서 수백m까지 올랐다가 착륙했고, SN8은 12km가량을 솟아오른 뒤 내려왔습니다. SN8 역시 SN9와 비슷하게 플립 기동 직후 착륙을 시도하다 폭발했습니다.

다만 SN8 발사 때도 스페이스X는 애초 목표였던 연료공급 전환, 엔진의 순차 점화 등 데이터 수집에 성공했습니다. SN8과 SN9를 두고 현지서 '사실상 성공'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미 SN10 역시 외관은 완성된 상태입니다. 조만간 시험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십은 2022년 첫 정식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시험 발사 역시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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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우주선은 폭발, 머스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 입력 2021-02-06 10:15:30
    • 수정2021-02-06 20:19:29
    취재K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보카치카 로켓 발사 기지.

항공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우주선 '스타십'의 시제품 'SN9'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고도 10km까지 올라간 SN9은 6분여를 비행하고 착륙을 시도하다 지상에서 폭발했습니다.

스타십은 동체를 뉘여 수평 낙하하다가 착륙 직전 동체를 수직으로 세워(플립 기동) 착륙하는 방식인데, 플립 기동 직후 엔진 점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서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선이 또 폭발했다'며 폭발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주선이 폭발했으니 실패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악재'라는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정작 스페이스X 측은 "이번은 시험 발사이며 모두 예상된 범위 내에 있다"며 느긋한 모습입니다.

개발 중인 로켓이 폭발했는데도, 스페이스X가 여유 있는 이유가 뭘까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최근 위성사업 '스타링크' 등으로 바쁜 모습이지만, 핵심 사업은 '스타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고 행성 간 여행을 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을 실현하려면 이동 수단이 필요한데, 스타십이 머스크가 생각하는 '미래 이동수단'입니다.

스타십은 재활용 가능한 초대형 우주 로켓입니다. 거기다가 착륙 방식은 플립 기동을 사용하죠. '재활용', '초대형', '플립 기동' 하나같이 로켓 산업에선 기록을 새로 쓰는 기술들입니다.


머스크가 생각하는 스타십의 용도는 다양합니다. 우주여행을 하고, 달과 지구로 날아가고, 화성을 식민지화합니다. 행성 간 이동에 지구 내 장거리 이동까지 책임집니다. 스타십이 개발되면 현재 심우주와 근거리 우주로 나뉘어 있는 로켓 산업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으니, 로켓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용도 만큼 크기도 역대 최대입니다. 기존 로켓 중 최대 크기는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로 보낸 새턴 5호입니다. 전장(길이)이 110m가량이었죠.

2단으로 구성된 스타십은 전장 120m 정도입니다. 현재 스페이스X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보낼 때 쓰는 팰컨9이 70m이니 스타십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큰 로켓인데 재활용도 가능하고, 플립 기동이란 신기술까지 적용해 개발 중인 겁니다.

애초 머스크가 스타십 개발 구상을 밝힐 때부터 스타십은 20여 기까지 시제품 발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해 "'SN15'에서 대규모 업그레이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전까지는 SN15 발사를 위한 경험과 데이터 수집 단계인 셈입니다.

스페이스X가 스타십을 처음 발사한 게 지난해 8월 'SN5'입니다. 이어 한 달여 뒤 SN6를 발사했고, 지난해 12월 SN8를 발사했습니다. SN5와 SN6은 지상에서 수백m까지 올랐다가 착륙했고, SN8은 12km가량을 솟아오른 뒤 내려왔습니다. SN8 역시 SN9와 비슷하게 플립 기동 직후 착륙을 시도하다 폭발했습니다.

다만 SN8 발사 때도 스페이스X는 애초 목표였던 연료공급 전환, 엔진의 순차 점화 등 데이터 수집에 성공했습니다. SN8과 SN9를 두고 현지서 '사실상 성공'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미 SN10 역시 외관은 완성된 상태입니다. 조만간 시험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십은 2022년 첫 정식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시험 발사 역시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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