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러시아를 무시하지 마라?”…국내 미도입 백신 살펴보니

입력 2021.02.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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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Ⅴ'가 뒤늦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백신이 부족한 독일과 프랑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스푸트니크V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백신의 "불확실성 대응 차원"에서 도입을 검토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스푸트니크Ⅴ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습니다. 임상 2상 후 조건부 허가 조건이었지만, 3상 전이었던 만큼 국제사회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일 러시아 백신의 3상 결과가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랜싯에 실린 스푸트니크Ⅴ의 임상 3상 결과를 살펴볼까요.

■러시아 백신 효과 91.6%..."노년층에겐 효과 더 높아"


임상 3상은 모스크바에서 지난해 9월 7일부터 11월 24일까지 만 18세 이상 만 9천여 명(평균 나이 45.3세)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참가자 60%는 남성, 98%가 백인이었습니다. 백신과 위약을 투여받은 비율은 3대 1 정도입니다. 1차 접종 후 21일 이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중등증이나 중증으로 진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푸트니크V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과 같은 방식이죠.

먼저 항원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재조합한 뒤, 체내에 주입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합니다. 면역 반응을 잘 일으키기 위해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두 가지(rAd26, rAd5)를 1차와 2차 접종 때 각각 달리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3상 결과와 함께 공개된 영국 전문가의 의견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이안 존스 영국 레딩대학교 바이러스학 교수는 "백신 개발 당시 서두름과 절차 생략, 불투명성 등으로 비판을 받았으나, 보고된 결과는 분명하고 백신의 과학적 원리가 입증됐다. 코로나19 발병을 줄이려는 싸움에 스푸트니크V가 동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동유럽과 남미, 세르비아 등 20여 개 국이 해당 백신을 승인해 일부 접종을 시작했고요. 한국과 중국 등에서도 위탁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에 국산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고,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도 포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러시아 말고도 자국 백신을 만들어 일부 접종을 시작한 나라들도 있었는데요. 인도와 중국의 사례도 살펴보겠습니다.

■인도, '토종 백신' 7개 추가 개발...'안전성' 우려도


인도는 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해서 '세계의 약국'으로도 불리는데요.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개발한 코백신(Covaxin)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자국민들에게 접종하고 있습니다. 코백신 제조사 측은 현재 백신의 3상이 진행 중이며, 중간 결과를 이달 말쯤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도 정부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도 추가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고요. 인도의 '토종' 백신 7개를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인도는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에 자국 백신을 무료 제공하고 있는데요. 15개국에 공급한 데 이어 25개 나라도 대기 중입니다.

■중국, 안전성 논란에도 국제 보급 확산

중국은 지난해말 시노팜의 백신 출시를 조건부 승인한 데 이어 지난 5일 시노백 백신도 조건부로 중국내 출시를 승인했습니다.

시노팜은 효과가 79.34%로 나왔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고요. 시노백은 브라질에서 실시한 3상 결과, 효과가 50%를 겨우 넘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권고한 '승인'의 최저 기준에 턱걸이한 셈입니다.

중국의 시노팜은 캄보디아와 인도, 마카오, 세르비아 등에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 백신을 접종한 세르비아 사례를 언급하면서 "유럽연합이 백신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모든 백신이 환영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화이자 백신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중국의 시노팜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도 함께 접종하면서, 현지시각 9일 기준 인구 대비 접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됐습니다.

중국과 인도 모두 백신 물량 부족에 따라, 이른바 '백신 외교'를 통해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백신 개발 현황은 어떨까요?

■한국, 토종 백신 개발 중...1·2상 단계


국내 업체들도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아 개발 중인데요. 현재 1~2상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외국에서 들여온 백신을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인데요.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처음으로 허가됐고, 오는 26일부터 요양시설 입원자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됩니다.

국내 토종 백신은 임상 모든 단계와 해외 임상 등이 필요한데요. 정부는 올해 안에 첫 토종 백신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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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는 러시아를 무시하지 마라?”…국내 미도입 백신 살펴보니
    • 입력 2021-02-11 07:01:02
    취재K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Ⅴ'가 뒤늦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백신이 부족한 독일과 프랑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스푸트니크V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백신의 "불확실성 대응 차원"에서 도입을 검토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스푸트니크Ⅴ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습니다. 임상 2상 후 조건부 허가 조건이었지만, 3상 전이었던 만큼 국제사회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일 러시아 백신의 3상 결과가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랜싯에 실린 스푸트니크Ⅴ의 임상 3상 결과를 살펴볼까요.

■러시아 백신 효과 91.6%..."노년층에겐 효과 더 높아"


임상 3상은 모스크바에서 지난해 9월 7일부터 11월 24일까지 만 18세 이상 만 9천여 명(평균 나이 45.3세)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참가자 60%는 남성, 98%가 백인이었습니다. 백신과 위약을 투여받은 비율은 3대 1 정도입니다. 1차 접종 후 21일 이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중등증이나 중증으로 진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푸트니크V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과 같은 방식이죠.

먼저 항원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재조합한 뒤, 체내에 주입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합니다. 면역 반응을 잘 일으키기 위해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두 가지(rAd26, rAd5)를 1차와 2차 접종 때 각각 달리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3상 결과와 함께 공개된 영국 전문가의 의견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이안 존스 영국 레딩대학교 바이러스학 교수는 "백신 개발 당시 서두름과 절차 생략, 불투명성 등으로 비판을 받았으나, 보고된 결과는 분명하고 백신의 과학적 원리가 입증됐다. 코로나19 발병을 줄이려는 싸움에 스푸트니크V가 동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동유럽과 남미, 세르비아 등 20여 개 국이 해당 백신을 승인해 일부 접종을 시작했고요. 한국과 중국 등에서도 위탁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에 국산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고,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도 포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러시아 말고도 자국 백신을 만들어 일부 접종을 시작한 나라들도 있었는데요. 인도와 중국의 사례도 살펴보겠습니다.

■인도, '토종 백신' 7개 추가 개발...'안전성' 우려도


인도는 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해서 '세계의 약국'으로도 불리는데요.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개발한 코백신(Covaxin)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자국민들에게 접종하고 있습니다. 코백신 제조사 측은 현재 백신의 3상이 진행 중이며, 중간 결과를 이달 말쯤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도 정부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도 추가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고요. 인도의 '토종' 백신 7개를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인도는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에 자국 백신을 무료 제공하고 있는데요. 15개국에 공급한 데 이어 25개 나라도 대기 중입니다.

■중국, 안전성 논란에도 국제 보급 확산

중국은 지난해말 시노팜의 백신 출시를 조건부 승인한 데 이어 지난 5일 시노백 백신도 조건부로 중국내 출시를 승인했습니다.

시노팜은 효과가 79.34%로 나왔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고요. 시노백은 브라질에서 실시한 3상 결과, 효과가 50%를 겨우 넘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권고한 '승인'의 최저 기준에 턱걸이한 셈입니다.

중국의 시노팜은 캄보디아와 인도, 마카오, 세르비아 등에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 백신을 접종한 세르비아 사례를 언급하면서 "유럽연합이 백신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모든 백신이 환영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화이자 백신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중국의 시노팜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도 함께 접종하면서, 현지시각 9일 기준 인구 대비 접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됐습니다.

중국과 인도 모두 백신 물량 부족에 따라, 이른바 '백신 외교'를 통해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백신 개발 현황은 어떨까요?

■한국, 토종 백신 개발 중...1·2상 단계


국내 업체들도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아 개발 중인데요. 현재 1~2상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외국에서 들여온 백신을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인데요.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처음으로 허가됐고, 오는 26일부터 요양시설 입원자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됩니다.

국내 토종 백신은 임상 모든 단계와 해외 임상 등이 필요한데요. 정부는 올해 안에 첫 토종 백신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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