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 중증장애인까지…온정의 손길은 역대 최대!

입력 2021.02.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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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다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데도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고 하는데요.

한파를 녹이는 온정은 사랑의 열매 역대 최대 모금이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故 김영호 씨가 봉사하던 모습故 김영호 씨가 봉사하던 모습

■ 코로나19 사망자의 백만 원 기부…"고인이 잘했다고 할 것 같아"

서울 은평구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권영순 씨는 지난달 주민센터에 백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남편 김영호 씨 명의였습니다.

평소 암 환자 목욕 봉사와 지역 방역 봉사를 꾸준히 해왔던 김 씨는 확진을 받기 직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부인에게 전했습니다. 그 뒤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0여 일 만에 사망하면서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식당 매출이 줄어든 데다 남편까지 숨져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였지만, 권 씨는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기부금을 전달했습니다.

"어려운 곳에 기부하고 싶다는 남편의 말이 생각나서"기도 했고 코로나19를 겪은 가족들의 고충을 알게 되서기도 했습니다. 권 씨는 "남편이 기부한 걸 알면 아주 잘했다고 좋아할 것 같다"라며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12년째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기부해온 김규정·홍윤주 부부12년째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기부해온 김규정·홍윤주 부부

■ 기초생활수급비 쪼개 12년째 기부…"나누면 행복하고 좋다"

전북 전주시에 살고 있는 중증 장애인 부부는 첫 아이 임신을 기념해 시작한 기부를 12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에서 매달 만2천 원을 떼고 그때그때 쌓인 잔돈은 돼지 저금통에 넣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모아 지난해에도 17만 1,710원을 기부했습니다.

부부가 지금까지 건넨 180여만 원의 기부금은 홀몸 어르신과 희귀 난치병을 앓는 소녀들을 돕는 데 쓰였습니다.

김규정·홍윤주 부부는 "큰돈은 아니지만 어려운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라며 "주면 행복하고 좋아 기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울산에서는 2년째 익명으로 3백만 원이 기부됐습니다. 참전 유공자로 왼손이 없는 장애인이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77세 노인이 지역 복지센터를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한 겁니다.

기부자는 평소 국가의 혜택을 받아왔고 주위의 관심과 도움에 대한 고마움이 커서 본인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했다며 자신의 이름과 얼굴은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10년간 10억 원을 기부한 '대구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해 5천만 원의 수표와 함께 "스스로와 약속한 10년 기부를 마무리한다"는 손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나누면서 즐겁고 행복했다"면서 마지막까지 얼굴과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충남 논산시청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어려운 시국을 이겨내고 있는 이웃에게 힘이 되어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5억 4천여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역대 익명 기부 최고 금액이었습니다.


■ 코로나19보다 강한 나눔의 온정…'사랑의 열매' 역대 최대 모금 기록

이웃을 향한 온정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해 사랑의 열매 연간 모금액은 8,46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1,922억 원(29.4%) 증가한 액수입니다.

이 가운데 개인 기부는 2,661억 원으로 전체 기부액의 31.4%를, 법인 기부는 5,801억 원으로 68.6%를 차지했습니다. 개인과 법인 기부 모두 역대 최대치입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기부 방법도 변했습니다. 사랑의 열매 측은 지난해 말부터 지하철 역사, 버스 정류장, 구청과 지역주민센터 등 전국 공공장소에 QR코드 기부 안내판을 설치하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기부가 쉽고 편하게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예종석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IMF 위기 때는 물론이고 강원도 산불이라든지 수해가 났을 때라든지 각종 재난 상황에서 국민들은 항상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줬다"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들의 배려심이 용솟음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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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사망자, 중증장애인까지…온정의 손길은 역대 최대!
    • 입력 2021-02-11 07:01:19
    취재K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다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데도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고 하는데요.

한파를 녹이는 온정은 사랑의 열매 역대 최대 모금이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故 김영호 씨가 봉사하던 모습
■ 코로나19 사망자의 백만 원 기부…"고인이 잘했다고 할 것 같아"

서울 은평구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권영순 씨는 지난달 주민센터에 백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남편 김영호 씨 명의였습니다.

평소 암 환자 목욕 봉사와 지역 방역 봉사를 꾸준히 해왔던 김 씨는 확진을 받기 직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부인에게 전했습니다. 그 뒤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0여 일 만에 사망하면서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식당 매출이 줄어든 데다 남편까지 숨져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였지만, 권 씨는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기부금을 전달했습니다.

"어려운 곳에 기부하고 싶다는 남편의 말이 생각나서"기도 했고 코로나19를 겪은 가족들의 고충을 알게 되서기도 했습니다. 권 씨는 "남편이 기부한 걸 알면 아주 잘했다고 좋아할 것 같다"라며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12년째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기부해온 김규정·홍윤주 부부
■ 기초생활수급비 쪼개 12년째 기부…"나누면 행복하고 좋다"

전북 전주시에 살고 있는 중증 장애인 부부는 첫 아이 임신을 기념해 시작한 기부를 12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에서 매달 만2천 원을 떼고 그때그때 쌓인 잔돈은 돼지 저금통에 넣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모아 지난해에도 17만 1,710원을 기부했습니다.

부부가 지금까지 건넨 180여만 원의 기부금은 홀몸 어르신과 희귀 난치병을 앓는 소녀들을 돕는 데 쓰였습니다.

김규정·홍윤주 부부는 "큰돈은 아니지만 어려운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라며 "주면 행복하고 좋아 기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울산에서는 2년째 익명으로 3백만 원이 기부됐습니다. 참전 유공자로 왼손이 없는 장애인이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77세 노인이 지역 복지센터를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한 겁니다.

기부자는 평소 국가의 혜택을 받아왔고 주위의 관심과 도움에 대한 고마움이 커서 본인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했다며 자신의 이름과 얼굴은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10년간 10억 원을 기부한 '대구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해 5천만 원의 수표와 함께 "스스로와 약속한 10년 기부를 마무리한다"는 손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나누면서 즐겁고 행복했다"면서 마지막까지 얼굴과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충남 논산시청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어려운 시국을 이겨내고 있는 이웃에게 힘이 되어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5억 4천여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역대 익명 기부 최고 금액이었습니다.


■ 코로나19보다 강한 나눔의 온정…'사랑의 열매' 역대 최대 모금 기록

이웃을 향한 온정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해 사랑의 열매 연간 모금액은 8,46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1,922억 원(29.4%) 증가한 액수입니다.

이 가운데 개인 기부는 2,661억 원으로 전체 기부액의 31.4%를, 법인 기부는 5,801억 원으로 68.6%를 차지했습니다. 개인과 법인 기부 모두 역대 최대치입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기부 방법도 변했습니다. 사랑의 열매 측은 지난해 말부터 지하철 역사, 버스 정류장, 구청과 지역주민센터 등 전국 공공장소에 QR코드 기부 안내판을 설치하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기부가 쉽고 편하게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예종석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IMF 위기 때는 물론이고 강원도 산불이라든지 수해가 났을 때라든지 각종 재난 상황에서 국민들은 항상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줬다"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들의 배려심이 용솟음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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