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야구단 인수’ 문학경기장 소송전 향방은?

입력 2021.02.11 (1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불법 전대 계약 문제가 불거진 인천 문학경기장 불법 전대 계약 문제가 불거진 인천 문학경기장

■ `유통 공룡` 신세계의 SK 와이번스 인수

지난달,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은 신세계 그룹의 SK 와이번스 야구단 인수였습니다. 신세계는 지난달 26일 SK 와이번스 인수 보도자료를 내며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통 공룡` 신세계의 투자로 야구장 주변 모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측되면서, 인천 시민들의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야구도시 인천`을 꿈꾸는 신세계의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해결돼야 할 분쟁이 하나 있습니다.

 인천시와 SK 와이번스, 입점업체들이 맺은 민간 위탁·임대차 계약 인천시와 SK 와이번스, 입점업체들이 맺은 민간 위탁·임대차 계약

■ `불법 전대 계약` 손 놓은 인천시·SK 와이번스

문제의 발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천시는 문학야구장을 포함해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등을 SK 와이번스에 민간 위탁하는 계약을 맺었고, 기간은 한 차례 연장돼 2023년까지로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주경기장에서 발생했습니다. SK와이번스는 주경기장 시설을 A업체에 전대했고, A업체는 다시 이 중 일부를 B업체에 전대했습니다. 임차인이 최초 SK 와이번스에서 A업체, B업체로 `전전대 계약`이 이뤄진 것입니다.

그런데 공유재산법은 문학경기장 같은 공유재산의 `전대, 전전대 계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최초 계약을 맺을 때 인천시가 관련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SK 와이번스에 과도한 권한을 준 것이고, 관리·감독도 소홀했던 겁니다.

이런 `불법 계약` 문제가 2019년 정부 합동 감사에서 드러났고, 정부는 인천시에 징계·시정 요구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계약을 주도한 공무원들은 `주의` 처분에 그쳤고, 이 문제는 여전히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공시설에 들어온 입점 업체들은 졸지에 SK와이번스와 `불법 계약`을 맺어버린 셈이 됐습니다. 인테리어 공시비 등으로 거액을 투자한 업체들은 `불법 가게`란 낙인이 찍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피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인천시와 SK와이번스를 상대로 7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인천 문학야구장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인천 문학야구장

■ 신세계 "`불법 전대 계약` 원만히 해결하겠다"

신세계의 SK 와이번스 인수는 `불법 전대 계약`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천시는 문학경기장의 민간 수탁자를 재계약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 신세계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인천시와 신세계, SK와이번스는 1차 미팅도 진행했습니다. 신세계 측은 "소송 문제는 현재 인지하고 있으며, SK텔레콤, 와이번스 구단과 협의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다"라고 KBS에 밝혔습니다.

신세계 측이 인천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스타필드 청라와 연계할지, 문학야구장을 리모델링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문학야구장은 앞서 언급한 `불법 전대` 문제에서 자유롭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학야구장 개발로 인천시와 신세계가 협의에[ 들어가면, 야구장을 포함한 주경기장 위탁 계약을 연장할지, 혹은 계약 조건을 변경할지 여부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입니다. 아울러 SK 와이번스가 입점 업체들과 진행하고 있던 손해배상 소송도 신세계 야구단의 몫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촬영기자 이상원, CG 제작 배사랑]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신세계 야구단 인수’ 문학경기장 소송전 향방은?
    • 입력 2021-02-11 12:00:53
    취재K
 불법 전대 계약 문제가 불거진 인천 문학경기장
■ `유통 공룡` 신세계의 SK 와이번스 인수

지난달,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은 신세계 그룹의 SK 와이번스 야구단 인수였습니다. 신세계는 지난달 26일 SK 와이번스 인수 보도자료를 내며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통 공룡` 신세계의 투자로 야구장 주변 모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측되면서, 인천 시민들의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야구도시 인천`을 꿈꾸는 신세계의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해결돼야 할 분쟁이 하나 있습니다.

 인천시와 SK 와이번스, 입점업체들이 맺은 민간 위탁·임대차 계약
■ `불법 전대 계약` 손 놓은 인천시·SK 와이번스

문제의 발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천시는 문학야구장을 포함해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등을 SK 와이번스에 민간 위탁하는 계약을 맺었고, 기간은 한 차례 연장돼 2023년까지로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주경기장에서 발생했습니다. SK와이번스는 주경기장 시설을 A업체에 전대했고, A업체는 다시 이 중 일부를 B업체에 전대했습니다. 임차인이 최초 SK 와이번스에서 A업체, B업체로 `전전대 계약`이 이뤄진 것입니다.

그런데 공유재산법은 문학경기장 같은 공유재산의 `전대, 전전대 계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최초 계약을 맺을 때 인천시가 관련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SK 와이번스에 과도한 권한을 준 것이고, 관리·감독도 소홀했던 겁니다.

이런 `불법 계약` 문제가 2019년 정부 합동 감사에서 드러났고, 정부는 인천시에 징계·시정 요구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계약을 주도한 공무원들은 `주의` 처분에 그쳤고, 이 문제는 여전히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공시설에 들어온 입점 업체들은 졸지에 SK와이번스와 `불법 계약`을 맺어버린 셈이 됐습니다. 인테리어 공시비 등으로 거액을 투자한 업체들은 `불법 가게`란 낙인이 찍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피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인천시와 SK와이번스를 상대로 7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인천 문학야구장
■ 신세계 "`불법 전대 계약` 원만히 해결하겠다"

신세계의 SK 와이번스 인수는 `불법 전대 계약`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천시는 문학경기장의 민간 수탁자를 재계약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 신세계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인천시와 신세계, SK와이번스는 1차 미팅도 진행했습니다. 신세계 측은 "소송 문제는 현재 인지하고 있으며, SK텔레콤, 와이번스 구단과 협의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다"라고 KBS에 밝혔습니다.

신세계 측이 인천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스타필드 청라와 연계할지, 문학야구장을 리모델링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문학야구장은 앞서 언급한 `불법 전대` 문제에서 자유롭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학야구장 개발로 인천시와 신세계가 협의에[ 들어가면, 야구장을 포함한 주경기장 위탁 계약을 연장할지, 혹은 계약 조건을 변경할지 여부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입니다. 아울러 SK 와이번스가 입점 업체들과 진행하고 있던 손해배상 소송도 신세계 야구단의 몫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촬영기자 이상원, CG 제작 배사랑]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