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9천만원 신권으로 바꿔줄게”…화폐 수집가 울린 사기꾼

입력 2021.02.15 (15:51) 수정 2021.02.1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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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권으로 바꿔준다며 맡긴 4억9천만 원 가운데 경찰이 검거하고 회수한 3억5천만 원.  신권으로 바꿔준다며 맡긴 4억9천만 원 가운데 경찰이 검거하고 회수한 3억5천만 원.

신권 바꿔준다며 5억원 상당 '꿀꺽'

지난 1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은행 주차장 앞. 한 남성이 누군가에게 은밀히 돈가방을 건넵니다.

가방 3개에 나눠 담은 돈을 받은 남성은 은행 건물로 급히 올라가는데요.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들은 포털사이트 화폐 수집 카페 회원들로, '구권을 가져오면 신권으로 바꿔주겠다'는 말에 돈을 교환하러 왔습니다.

이 수집가가 건넨 돈은 자그마치 4억 9천만 원. 이들은 이미 3년 전부터 알던 사이인데다 이미 경남 창원에서 3억원 가량을 바꿔준 전력도 있습니다.

은행에 아는 사람이 있어 거액의 신권을 바꿔줄 수 있다는 말을 이번에도 믿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받은 남성은 사무실에 다녀오겠다며 올라간 뒤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남성이 돌아오지 않자 수집가는 그제서야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돈을 챙겨 달아난 남성은 경찰의 눈을 피해 돈가방을 가지고 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이어갔는데요.

결국 경찰은 전국 일원에 전담팀을 구성해 추적에 들어갔고, 사건이 발생한지 9일만인 지난 10일, 경북 안동에서 도망친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일련번호 뽑기'가 뭐길래

화폐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현찰의 일련번호가 매우 큰 가치를 지닙니다. 같은 번호가 반복되거나 번호 배열이 독특한 돈은 수십, 수백배까지 값어치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번호는 한정적이다보니 수집가들은 일반 구권을 신권으로 바꾸는 소위 '뽑기' 방식을 통해 특이한 번호를 수집합니다.

하지만 은행에서 교환할 수 있는 돈에 제한이 있다보니 이렇게 어둠의 경로를 이용해 돈을 교환하기도 하죠..

경찰이 이 남성을 붙잡았지만 회수한 금액은 3억 5천만 원뿐이었습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1억 4천만 원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서도 '순간 욕심이 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해당 남성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으며 사라진 돈의 행방과 추가 범행 여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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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억 9천만원 신권으로 바꿔줄게”…화폐 수집가 울린 사기꾼
    • 입력 2021-02-15 15:51:22
    • 수정2021-02-15 19:44:50
    취재K
신권으로 바꿔준다며 맡긴 4억9천만 원 가운데 경찰이 검거하고 회수한 3억5천만 원.
신권 바꿔준다며 5억원 상당 '꿀꺽'

지난 1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은행 주차장 앞. 한 남성이 누군가에게 은밀히 돈가방을 건넵니다.

가방 3개에 나눠 담은 돈을 받은 남성은 은행 건물로 급히 올라가는데요.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들은 포털사이트 화폐 수집 카페 회원들로, '구권을 가져오면 신권으로 바꿔주겠다'는 말에 돈을 교환하러 왔습니다.

이 수집가가 건넨 돈은 자그마치 4억 9천만 원. 이들은 이미 3년 전부터 알던 사이인데다 이미 경남 창원에서 3억원 가량을 바꿔준 전력도 있습니다.

은행에 아는 사람이 있어 거액의 신권을 바꿔줄 수 있다는 말을 이번에도 믿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받은 남성은 사무실에 다녀오겠다며 올라간 뒤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남성이 돌아오지 않자 수집가는 그제서야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돈을 챙겨 달아난 남성은 경찰의 눈을 피해 돈가방을 가지고 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이어갔는데요.

결국 경찰은 전국 일원에 전담팀을 구성해 추적에 들어갔고, 사건이 발생한지 9일만인 지난 10일, 경북 안동에서 도망친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일련번호 뽑기'가 뭐길래

화폐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현찰의 일련번호가 매우 큰 가치를 지닙니다. 같은 번호가 반복되거나 번호 배열이 독특한 돈은 수십, 수백배까지 값어치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번호는 한정적이다보니 수집가들은 일반 구권을 신권으로 바꾸는 소위 '뽑기' 방식을 통해 특이한 번호를 수집합니다.

하지만 은행에서 교환할 수 있는 돈에 제한이 있다보니 이렇게 어둠의 경로를 이용해 돈을 교환하기도 하죠..

경찰이 이 남성을 붙잡았지만 회수한 금액은 3억 5천만 원뿐이었습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1억 4천만 원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서도 '순간 욕심이 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해당 남성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으며 사라진 돈의 행방과 추가 범행 여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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