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번화가·극장·관광지 ‘북적’…중국 춘절 7일 연휴 풍경
입력 2021.02.15 (16:25)
수정 2021.02.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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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이나타운 탐정 3> 출처=바이두
올해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 설 연휴 흥행을 기대하던 대규모 투자 영화조차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 판권을 넘겼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하지만 중국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 영화 <차이나타운 탐정 3> 사흘 동안 5천만 관객 동원...중국 영화가, 역대 최대 춘절 흥행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코미디 수사극 <차이나타운 탐정 3>은 설 명절 춘절 이후 사흘 동안 5천만 이상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벌써 27억 위안, 우리 돈 4천 6백 억원 넘게 벌어들였습니다. 아마추어 탐정 두사람이 일본 도쿄를 찾아 활약을 펼친다는 내용 인데, 각각 방콕과 뉴욕을 배경으로 한 전작에 이은 세번째 시리즈물입니다. 지난해 춘절 상영을 계획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해 미뤄 개봉했습니다.
2위 <안녕, 엄마>도 사흘 간 2천 5백만명 넘게 관람해 2천 백억원 넘는 수입을 이미 거뒀습니다. 신화통신은 14일이 밸런타인데이였던 영향도 있지만 12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극장가가 10억 위안 이상의 수입을 거두면서 역대 설 명절 최대의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했습니다.
14일까지 집계한 춘절 연휴 중국 박스 오피스 순위. 1위 <차이나타운 탐정3>, 2위 <안녕 엄마> 등. 1~3위 영화는 춘절 당일인 12일 개봉했다. <출처=떵타 실시간 데이터>
한국은 설 연휴 뒤 오늘부터 근무를 시작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연휴 기간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11일부터 이번주 수요일 17일까지 7일간 공식 휴일입니다. 전 주 일요일인 7일과 이번주 토요일인 20일을 대체 근무일로 잡고 있긴 하지만요. 따라서 이같은 춘절 소비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춘절은 코로나19 확산 뒤 두번째인데, 비록 코로나19 창궐에 대한 경계로 고향 방문은 줄었지만 그래도 지난해에 비하면 곳곳에 인파가 몰리는 등 완연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13일 베이징 왕푸징 번화가 모습 >출처=웨이보>;
■ 대도시 번화가, 인근 관광지 등 인파 북적
대도시 번화가와 인근 관광지들도 인파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흔히 서울 명동에 비유되는 베이징 왕푸징이나 전통과 현대식 건물이 공존하는 번화가 첸먼의 경우 춘절을 전후해 인근 빈 주자창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도시 관광지들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의 경우 연휴가 시작된 11일부터 사흘동안 147개 관광지에 276만 명이 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해 주춤했던 폭죽놀이도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춘절 폭죽 놀이의 영향으로 중국 주요 도시들의 AQI(공기질 지수)가 건강에 매우 해로운 수준인 200을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섣달 그믐날인 11일과 춘절 당일 12일에는 베이징과 허베이성 스좌장이 '엄중'한 위험 수준인 300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의 경우 중심부(1~5환)에서 폭죽놀이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춘절 전후 AQI 지수는 2015년 이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극도로 위축된 지난해에 비해서는 올해 약간 이나마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경제전문지 화시아시바오가 보도했습니다.
중국 춘절맞이 폭죽놀이. 14일 중국 안후이성 마안산시 <출처=웨이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올해 중국의 춘절은, 소비가 늘고 사회적으로도 조금은 이완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우선 도시의 중국인들이 고향으로 떠나는 대신 가까운 유흥지와 관광지를 찾은 결과입니다.
그간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행 자제 캠페인을 벌여 왔습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춘절을 앞둔 지난 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춘절 기간 교통량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 소비 심리 회복 분위기...방역 성과-고향 방문 자제-소비 진작 정책 결과
여기에 소비 쿠폰을 통해 소비 분위기를 살리려는 중국 당국의 움직임도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베이징, 쑤저우, 선전, 항저우 등의 지방 정부들은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에게 디지털 위안화로 홍바오(세뱃돈)를 주는 행사도 열었습니다. 고향 방문 자제를 내걸며 동시에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실시하는 의미도 깔려 있습니다.
중국 역시 올 겨울 들어 코로나19 확산세에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의 경우 해외 입국자에 대해 3주 시설 격리와 한주 건강 모니터링을 할 정도로 중국 전역에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한 결과 어느 정도 감염 추세를 잡은 분위기입니다.
중앙 정부는 오히려 지방 단위의 관료주의 때문에 과잉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WHO 전문가팀의 우한 현지 조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질 않고 있지만, 춘절 명절을 지내는 중국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소비 심리를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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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 설 연휴 흥행을 기대하던 대규모 투자 영화조차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 판권을 넘겼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하지만 중국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 영화 <차이나타운 탐정 3> 사흘 동안 5천만 관객 동원...중국 영화가, 역대 최대 춘절 흥행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코미디 수사극 <차이나타운 탐정 3>은 설 명절 춘절 이후 사흘 동안 5천만 이상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벌써 27억 위안, 우리 돈 4천 6백 억원 넘게 벌어들였습니다. 아마추어 탐정 두사람이 일본 도쿄를 찾아 활약을 펼친다는 내용 인데, 각각 방콕과 뉴욕을 배경으로 한 전작에 이은 세번째 시리즈물입니다. 지난해 춘절 상영을 계획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해 미뤄 개봉했습니다.
2위 <안녕, 엄마>도 사흘 간 2천 5백만명 넘게 관람해 2천 백억원 넘는 수입을 이미 거뒀습니다. 신화통신은 14일이 밸런타인데이였던 영향도 있지만 12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극장가가 10억 위안 이상의 수입을 거두면서 역대 설 명절 최대의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은 설 연휴 뒤 오늘부터 근무를 시작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연휴 기간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11일부터 이번주 수요일 17일까지 7일간 공식 휴일입니다. 전 주 일요일인 7일과 이번주 토요일인 20일을 대체 근무일로 잡고 있긴 하지만요. 따라서 이같은 춘절 소비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춘절은 코로나19 확산 뒤 두번째인데, 비록 코로나19 창궐에 대한 경계로 고향 방문은 줄었지만 그래도 지난해에 비하면 곳곳에 인파가 몰리는 등 완연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대도시 번화가, 인근 관광지 등 인파 북적
대도시 번화가와 인근 관광지들도 인파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흔히 서울 명동에 비유되는 베이징 왕푸징이나 전통과 현대식 건물이 공존하는 번화가 첸먼의 경우 춘절을 전후해 인근 빈 주자창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도시 관광지들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의 경우 연휴가 시작된 11일부터 사흘동안 147개 관광지에 276만 명이 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해 주춤했던 폭죽놀이도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춘절 폭죽 놀이의 영향으로 중국 주요 도시들의 AQI(공기질 지수)가 건강에 매우 해로운 수준인 200을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섣달 그믐날인 11일과 춘절 당일 12일에는 베이징과 허베이성 스좌장이 '엄중'한 위험 수준인 300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의 경우 중심부(1~5환)에서 폭죽놀이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춘절 전후 AQI 지수는 2015년 이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극도로 위축된 지난해에 비해서는 올해 약간 이나마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경제전문지 화시아시바오가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올해 중국의 춘절은, 소비가 늘고 사회적으로도 조금은 이완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우선 도시의 중국인들이 고향으로 떠나는 대신 가까운 유흥지와 관광지를 찾은 결과입니다.
그간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행 자제 캠페인을 벌여 왔습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춘절을 앞둔 지난 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춘절 기간 교통량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 소비 심리 회복 분위기...방역 성과-고향 방문 자제-소비 진작 정책 결과
여기에 소비 쿠폰을 통해 소비 분위기를 살리려는 중국 당국의 움직임도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베이징, 쑤저우, 선전, 항저우 등의 지방 정부들은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에게 디지털 위안화로 홍바오(세뱃돈)를 주는 행사도 열었습니다. 고향 방문 자제를 내걸며 동시에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실시하는 의미도 깔려 있습니다.
중국 역시 올 겨울 들어 코로나19 확산세에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의 경우 해외 입국자에 대해 3주 시설 격리와 한주 건강 모니터링을 할 정도로 중국 전역에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한 결과 어느 정도 감염 추세를 잡은 분위기입니다.
중앙 정부는 오히려 지방 단위의 관료주의 때문에 과잉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WHO 전문가팀의 우한 현지 조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질 않고 있지만, 춘절 명절을 지내는 중국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소비 심리를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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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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