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국정원 ‘박형준 보고 파일’의 실체는 밝혀질까?

입력 2021.02.17 (14:34) 수정 2021.02.1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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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회부는 어제(16일) 9시뉴스에서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 저지른 '4대강 불법 사찰'과 관련해 피해자인 환경단체들이 이달 초 국정원에 사찰 문건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번 정보공개 청구가 지난 2018년 KBS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이른바 '4대강 사찰 요약문건'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문제의 요약문건에는 박형준 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포함해 이명박 정부 청와대 수석들이 사찰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표기돼 있다는 점을 함께 전했다. (※ 참고 기사 : [단독] 4대강 사찰 '박형준 보고 파일' 실체 공개되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19271)

제한된 시간의 리포트에서 다 언급하지 못한 취재 내용, 그리고 어제(16일)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말한 내용 등을 종합해 다음과 같이 문답 형식(Q&A)으로 이번 사안을 살펴본다.

Q1> 2018년 KBS가 보도한 '4대강 사찰 요약문건'이라는 게 무엇인가?

▶ 2018년 9월 [시사기획 창 - 대통령의 표적이 된 사람들]에서 공개한 문건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의 요청에 의해 국정원이 제공한 A4 1장짜리 요약문건이다.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한 환경단체와 교수 등 민간인들을 상대로 불법 사찰한 내용들이 9개 항목으로 정리돼 있다. 이 요약문건 전체 내용은 다음 사이트에 가면 볼 수 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18517)

Q2> 2018년 보도 당시에 이 문건이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나?

▶ 당시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여러 불법·비리 의혹이 언론에 상당히 많이 보도될 때였다. KBS의 4대강 불법 사찰 보도 역시 이러한 보도들 가운데 하나였고, 따라서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Q3> 당시 청와대 수석들이 4대강 사찰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것인가?

▶ 각 항목마다 청와대의 누가 보고받았는지 짧게 기술돼 있다. 박형준 후보에 해당하는 항목은 4, 5, 7번 항목이다. 아래와 같다.


Q4> 당사자들은 부인했는가?

▶ 당시 취재진이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부인했다. 맹형규, 정동기, 박재완 씨 등이다.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은 수차례 접촉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형준 후보도 2018년 당시 부인하는 입장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Q5> 요약문건을 믿을 수 있나?

▶ 2018년 보도 당시 국정원은 KBS가 공개한 문건의 실체를 공식 인정했다. 즉 출처가 불분명한 문건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확인받은 문건이다. 국정원은 당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추가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Q6> 검찰이 수사했는가?

▶ 2018년 KBS 보도 이후 환경단체의 고소·고발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불기소 결정했다. 국정원법 위반의 공소시효 7년이 지났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애초 국정원이 7년이 지난 것들만 추려서 요약문건에 적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한 검찰도 요약문건에 나온 것들만 주목하고,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지 않았다는 비판이 시민단체 사이에서 제기됐다.

Q7> 박지원 국정원장의 어제(16일) 국회 보고 뒤 하태경 의원은 "박형준 후보가 국정원 사찰과 무관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에서 한 말을 정보위 여야 간사인 김병기·하태경 의원이 기자들에게 옮겨 전달했는데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Q8> 이번 환경단체들의 정보공개 청구가 받아들여져 추가 자료가 공개된다면, 박형준 후보를 포함한 당시 청와대 인사들의 흔적이 발견될까?

▶ 이미 확인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 국정원을 상대로 수년째 자료 공개 운동을 펼치고 있는 '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의 활동 결과, 최근 몇몇 사찰 피해자들의 문건이 제한적으로나마 공개됐다. 이 가운데 김승환 전북교육감·이준동 나우필름 대표(이창동 영화감독의 동생)가 받은 사찰 자료를 보면 [일일 청와대 주요 요청현황]이라는 제목 아래 '지자체장·교육감 특이동향'을 파악해 달라는 민정수석의 요청과, '좌파 성향 감독들의 이념편향적 영화 제작 실태를 종합'해달라는 기획관리비서관의 요청 등이 적혀 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개입이 사실상 드러나는 대목이다.

Q9> 만약 박형준 후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 그렇게 된다면 국정원의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18년 KBS가 공개한 1장짜리 '요약문건'에는 박 후보뿐 아니라 대통령실장과 민정수석 등 청와대 각 인사들에게 4대강 불법 사찰 내용이 보고됐다고 기술됐고 해당 요약문건에 대해 국정원이 실체를 공식 인정한 만큼, '무슨 자료를 토대로 그런 요약문건을 작성한 것인가'에 대한 국정원 스스로의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Q10> 언제쯤 자료가 공개될까?

▶ 국정원이 공개한다면 3월 초, 중순이 유력해 보인다. 관련 절차에 따르면 '평일 기준 20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해서 청구인에게 알려줘야 한다.

Q11> 불법 사찰 논란이 선거를 앞둔 공작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 시민단체 '내놔라 내파일'은 그 대목을 반박하고 있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박재동 화백이 '내놔라 내파일'과 함께 국정원을 상대로 정보 공개 소송을 수년간 진행했고, 대법원이 지난해 11월 사찰 자료를 공개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 이후 피해자들의 정보 공개 청구에 따라 국정원이 사찰 문건을 일부나마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Q12> 국정원은 정보공개를 충실하게 하고 있는가?

▶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상당량이 빈칸 처리돼 있다. 일례로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경우 총 16페이지 가운데 4페이지에만 내용이 담겨 있고 나머지 12페이지는 몽땅 빈칸 처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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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7 14:34:53
    • 수정2021-02-17 21: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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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회부는 어제(16일) 9시뉴스에서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 저지른 '4대강 불법 사찰'과 관련해 피해자인 환경단체들이 이달 초 국정원에 사찰 문건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번 정보공개 청구가 지난 2018년 KBS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이른바 '4대강 사찰 요약문건'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문제의 요약문건에는 박형준 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포함해 이명박 정부 청와대 수석들이 사찰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표기돼 있다는 점을 함께 전했다. (※ 참고 기사 : [단독] 4대강 사찰 '박형준 보고 파일' 실체 공개되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19271)

제한된 시간의 리포트에서 다 언급하지 못한 취재 내용, 그리고 어제(16일)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말한 내용 등을 종합해 다음과 같이 문답 형식(Q&A)으로 이번 사안을 살펴본다.

Q1> 2018년 KBS가 보도한 '4대강 사찰 요약문건'이라는 게 무엇인가?

▶ 2018년 9월 [시사기획 창 - 대통령의 표적이 된 사람들]에서 공개한 문건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의 요청에 의해 국정원이 제공한 A4 1장짜리 요약문건이다.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한 환경단체와 교수 등 민간인들을 상대로 불법 사찰한 내용들이 9개 항목으로 정리돼 있다. 이 요약문건 전체 내용은 다음 사이트에 가면 볼 수 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18517)

Q2> 2018년 보도 당시에 이 문건이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나?

▶ 당시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여러 불법·비리 의혹이 언론에 상당히 많이 보도될 때였다. KBS의 4대강 불법 사찰 보도 역시 이러한 보도들 가운데 하나였고, 따라서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Q3> 당시 청와대 수석들이 4대강 사찰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것인가?

▶ 각 항목마다 청와대의 누가 보고받았는지 짧게 기술돼 있다. 박형준 후보에 해당하는 항목은 4, 5, 7번 항목이다. 아래와 같다.


Q4> 당사자들은 부인했는가?

▶ 당시 취재진이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부인했다. 맹형규, 정동기, 박재완 씨 등이다.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은 수차례 접촉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형준 후보도 2018년 당시 부인하는 입장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Q5> 요약문건을 믿을 수 있나?

▶ 2018년 보도 당시 국정원은 KBS가 공개한 문건의 실체를 공식 인정했다. 즉 출처가 불분명한 문건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확인받은 문건이다. 국정원은 당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추가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Q6> 검찰이 수사했는가?

▶ 2018년 KBS 보도 이후 환경단체의 고소·고발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불기소 결정했다. 국정원법 위반의 공소시효 7년이 지났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애초 국정원이 7년이 지난 것들만 추려서 요약문건에 적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한 검찰도 요약문건에 나온 것들만 주목하고,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지 않았다는 비판이 시민단체 사이에서 제기됐다.

Q7> 박지원 국정원장의 어제(16일) 국회 보고 뒤 하태경 의원은 "박형준 후보가 국정원 사찰과 무관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회에서 한 말을 정보위 여야 간사인 김병기·하태경 의원이 기자들에게 옮겨 전달했는데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Q8> 이번 환경단체들의 정보공개 청구가 받아들여져 추가 자료가 공개된다면, 박형준 후보를 포함한 당시 청와대 인사들의 흔적이 발견될까?

▶ 이미 확인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 국정원을 상대로 수년째 자료 공개 운동을 펼치고 있는 '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의 활동 결과, 최근 몇몇 사찰 피해자들의 문건이 제한적으로나마 공개됐다. 이 가운데 김승환 전북교육감·이준동 나우필름 대표(이창동 영화감독의 동생)가 받은 사찰 자료를 보면 [일일 청와대 주요 요청현황]이라는 제목 아래 '지자체장·교육감 특이동향'을 파악해 달라는 민정수석의 요청과, '좌파 성향 감독들의 이념편향적 영화 제작 실태를 종합'해달라는 기획관리비서관의 요청 등이 적혀 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개입이 사실상 드러나는 대목이다.

Q9> 만약 박형준 후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 그렇게 된다면 국정원의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18년 KBS가 공개한 1장짜리 '요약문건'에는 박 후보뿐 아니라 대통령실장과 민정수석 등 청와대 각 인사들에게 4대강 불법 사찰 내용이 보고됐다고 기술됐고 해당 요약문건에 대해 국정원이 실체를 공식 인정한 만큼, '무슨 자료를 토대로 그런 요약문건을 작성한 것인가'에 대한 국정원 스스로의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Q10> 언제쯤 자료가 공개될까?

▶ 국정원이 공개한다면 3월 초, 중순이 유력해 보인다. 관련 절차에 따르면 '평일 기준 20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해서 청구인에게 알려줘야 한다.

Q11> 불법 사찰 논란이 선거를 앞둔 공작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 시민단체 '내놔라 내파일'은 그 대목을 반박하고 있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박재동 화백이 '내놔라 내파일'과 함께 국정원을 상대로 정보 공개 소송을 수년간 진행했고, 대법원이 지난해 11월 사찰 자료를 공개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 이후 피해자들의 정보 공개 청구에 따라 국정원이 사찰 문건을 일부나마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Q12> 국정원은 정보공개를 충실하게 하고 있는가?

▶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상당량이 빈칸 처리돼 있다. 일례로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경우 총 16페이지 가운데 4페이지에만 내용이 담겨 있고 나머지 12페이지는 몽땅 빈칸 처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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