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명 사망 동국제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실효성은?

입력 2021.02.18 (08:00) 수정 2021.02.1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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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홀로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강철 코일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 바닥에 주인 잃은 장갑이 떨어져 있다. 16일 오후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홀로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강철 코일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 바닥에 주인 잃은 장갑이 떨어져 있다.

50대 노동자 A씨는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일해왔습니다.

그날은 크레인을 무선 리모컨으로 직접 조종해 철강 코일을 옮기고 칼로 포장지를 벗겨내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죠. 회사는 “위험한 일이 아니”라며 혼자 작업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작업했습니다. 13톤과 6.3톤 무게 코일에 사이에 몸이 끼었을 때까지도요.

비상사이렌이 울렸고 동료들이 달려왔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옮겨진 그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2021년 2월 16일은 그의 생애 마지막 출근이 됐습니다.


벌써 두 번째입니다. 올해 들어서 동국제강에서 사람이 숨진 일 말입니다. 지난달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는 50대 식자재 납품업자가 화물 승강기에 끼어서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이번에 사고가 난 부산공장에서 외주업체 노동자가 유압기를 수리하다 숨졌습니다.


■ 회사 판단으로 나홀로 작업…고용노동청 등 조사 나서

동국제강 부산공장. 동국제강 부산공장.

이런 일을 막겠다며 사업주까지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내년은 돼야 본격적인 적용을 받습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되고,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회사가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규정에 모호한 부분이 많이 실제 시행된 이후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기태 공인노무사는 “지금도 산업재해를 업무상과실치사와 안전의무 위반으로 처벌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되더라도 현재 수준과 다르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지는 추가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노동자가 크레인 조작 작업을 하는 모습.(자료화면)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노동자가 크레인 조작 작업을 하는 모습.(자료화면)

이 때문에 실효성 있는 조치를 주문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혼자서 작업을 하는 일이라도 막아보자는 겁니다. 이번 사고만 하더라도 회사 측은 "해당 사업장이 위험한 곳으로 판단하지 않아 1인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정두인 공인노무사는 “옆에 사람이 없다 보니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재해가 가중되는 부분이 많다”며 “ 인력의 한계는 있겠지만, 위험한 일은 무조건 2인 1조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부산고용노동청은 동국제강 부산공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경찰도 작업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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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만 2명 사망 동국제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실효성은?
    • 입력 2021-02-18 08:00:41
    • 수정2021-02-18 22:22:31
    취재K
16일 오후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홀로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강철 코일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 바닥에 주인 잃은 장갑이 떨어져 있다.
50대 노동자 A씨는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일해왔습니다.

그날은 크레인을 무선 리모컨으로 직접 조종해 철강 코일을 옮기고 칼로 포장지를 벗겨내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죠. 회사는 “위험한 일이 아니”라며 혼자 작업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작업했습니다. 13톤과 6.3톤 무게 코일에 사이에 몸이 끼었을 때까지도요.

비상사이렌이 울렸고 동료들이 달려왔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옮겨진 그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2021년 2월 16일은 그의 생애 마지막 출근이 됐습니다.


벌써 두 번째입니다. 올해 들어서 동국제강에서 사람이 숨진 일 말입니다. 지난달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는 50대 식자재 납품업자가 화물 승강기에 끼어서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이번에 사고가 난 부산공장에서 외주업체 노동자가 유압기를 수리하다 숨졌습니다.


■ 회사 판단으로 나홀로 작업…고용노동청 등 조사 나서

동국제강 부산공장.
이런 일을 막겠다며 사업주까지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내년은 돼야 본격적인 적용을 받습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되고,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회사가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규정에 모호한 부분이 많이 실제 시행된 이후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기태 공인노무사는 “지금도 산업재해를 업무상과실치사와 안전의무 위반으로 처벌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되더라도 현재 수준과 다르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지는 추가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노동자가 크레인 조작 작업을 하는 모습.(자료화면)
이 때문에 실효성 있는 조치를 주문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혼자서 작업을 하는 일이라도 막아보자는 겁니다. 이번 사고만 하더라도 회사 측은 "해당 사업장이 위험한 곳으로 판단하지 않아 1인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정두인 공인노무사는 “옆에 사람이 없다 보니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재해가 가중되는 부분이 많다”며 “ 인력의 한계는 있겠지만, 위험한 일은 무조건 2인 1조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부산고용노동청은 동국제강 부산공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경찰도 작업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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