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피소드] 저체온증·동사까지…강추위에 바깥에서 사는 개들을 어찌하리오

입력 2021.02.18 (11:21) 수정 2021.02.18 (20: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동강의 얼었던 물도 녹는다는 절기, 우수지만 물러가는 듯해 보였던 동장군이 되돌오면서 맹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등 중부지방의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등 한낮에도 영하권의 강추위 속에 눈까지 내리고 살을 에는 칼바람까지 더해져 체감 온도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맹추위 속에 야외에서 목줄에 '묶이거나' 뜬장에 '갇혀' 사는 개들은 괜찮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위 영상 속의 눈 위에서 벌벌 떠는 강아지를 보면 알 수 있듯…….

올겨울에도 강추위가 엄습할 무렵이면 어김없이 동물보호활동가들의 SNS에는 야외에서 길러지거나 방치되는 동물들을 걱정하며 구조를 요청하는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왔다.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위협받거나 동사한 사례에 대한 실제 목격담도 많았다.


지난 설 연휴 "'1m 목줄'에 묶여 시골개의 하루를 보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https://bit.ly/3aue402)"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는 직접 체험하는 동안 외로움과 지루함도 그렇지만, 추위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면서 "털이 촘촘한 개가 느끼는 추위가 아마 사람이 깔깔이를 입은 것과 비슷할 것"이라는 한 수의사의 말을 전했다. 물이 얼어버려 목이 말라도 물조차 마실 수 없는 시골개들의 엄혹한 현실과 함께. 이 수의사는 또 "흙 위에서 사는 개들은 혹한에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특히 체구가 작고 3~4개월 이하의 개들은 절대 바깥에서 키우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개는 원래 밖에서 키우는 것'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팽배한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경우는 추위의 강도에 따라 바깥에서 사는 동물들을 어떻게 보호해주어야할 지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참고:[애피소드]개한테는 얼마나 추워야 추운 걸까?(feat. 플란다스의 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383726)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개들도 추위를 타며 심한 경우 '동사'하기도 한다. 특히 목줄에 묶여 있어 이동이 자유롭지 않거나 개집이 없어 추위를 피할 최소한의 보금자리도 없는 경우는 더더욱 그럴 위험성이 커진다.

털이 있어서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도 '편견'이자 '오해'라고 외국의 한 전문매체는 단언한다(관련 기사: https://www.diamondpet.com/blog/culture/myths/dogs-fur-coats-cold-weather/). 이 기사에 따르면 가장 추위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시베리안 허스키나 사모예드, 말라뮤트 같은 종들도 영하 15도 이하의 추위에서 장시간 노출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단모종이거나 체구가 작을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 두 경우 모두 털이 얼마나 두꺼우냐는 중요하지 않다. 영하 18도 이하가 되면 털이 얇거나 거의 없는 귓볼이나 발바닥, 꼬리 같은 부분부터 심한 동상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체온증은 말할 것도 없이.

따라서 추위가 계속되면 아무리 털이 많은 개라고 하더라도 실내로 옮겨 두거나, 정 어렵다면 단열재로 된 개집을 마련해 최소한 바람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는 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편하게 서서 움직이고, 최소한 몸을 돌려 뉘일 수 있는 정도의 크기 확보는 물론이다. 그리고 개집의 바닥은 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차가운 바닥에서 떨어져 있어야 하고 안에는 지푸라기나 이불 등을 깔아주면 좋다. 특히 이불이나 천을 깔아줄 때에는 눈이나 비에 젖어서 얼지 않도록 자주 갈아주는 게 중요하다.

손서영 수의사(시골에서 유기견을 돌보는 수의사이자 작가)(https://brunch.co.kr/@mangihappy/104)는 집도 없이 밖에서 묶여 사는 개들을 발견하면 용기를 내어 보호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집을 마련해줄 것을 권했다. 그리고 추위에 얼 수 있는 천으로 된 담요나 이불을 깔아주기보다는 지푸라기가 더 좋다고 덧붙였다. 천을 구할 수 있다면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둘러주고, 물이 얼어 있다면 설탕을 약간 넣은 미지근한 물로 수시로 갈아줄 것도 권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는 반려동물들을 위한 '추운 날씨의 안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소형견과 중형견은 영하 4도 정도만 돼도 사람과 똑같이 추위를 느끼며 저체온증이나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

애피소드 구독하러 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pBoyQIPq0kwAeiqi1Bq6qw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애피소드] 저체온증·동사까지…강추위에 바깥에서 사는 개들을 어찌하리오
    • 입력 2021-02-18 11:21:26
    • 수정2021-02-18 20:48:35
    애피소드
대동강의 얼었던 물도 녹는다는 절기, 우수지만 물러가는 듯해 보였던 동장군이 되돌오면서 맹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등 중부지방의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등 한낮에도 영하권의 강추위 속에 눈까지 내리고 살을 에는 칼바람까지 더해져 체감 온도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맹추위 속에 야외에서 목줄에 '묶이거나' 뜬장에 '갇혀' 사는 개들은 괜찮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위 영상 속의 눈 위에서 벌벌 떠는 강아지를 보면 알 수 있듯…….

올겨울에도 강추위가 엄습할 무렵이면 어김없이 동물보호활동가들의 SNS에는 야외에서 길러지거나 방치되는 동물들을 걱정하며 구조를 요청하는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왔다.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위협받거나 동사한 사례에 대한 실제 목격담도 많았다.


지난 설 연휴 "'1m 목줄'에 묶여 시골개의 하루를 보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https://bit.ly/3aue402)"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는 직접 체험하는 동안 외로움과 지루함도 그렇지만, 추위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면서 "털이 촘촘한 개가 느끼는 추위가 아마 사람이 깔깔이를 입은 것과 비슷할 것"이라는 한 수의사의 말을 전했다. 물이 얼어버려 목이 말라도 물조차 마실 수 없는 시골개들의 엄혹한 현실과 함께. 이 수의사는 또 "흙 위에서 사는 개들은 혹한에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특히 체구가 작고 3~4개월 이하의 개들은 절대 바깥에서 키우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개는 원래 밖에서 키우는 것'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팽배한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경우는 추위의 강도에 따라 바깥에서 사는 동물들을 어떻게 보호해주어야할 지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참고:[애피소드]개한테는 얼마나 추워야 추운 걸까?(feat. 플란다스의 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383726)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개들도 추위를 타며 심한 경우 '동사'하기도 한다. 특히 목줄에 묶여 있어 이동이 자유롭지 않거나 개집이 없어 추위를 피할 최소한의 보금자리도 없는 경우는 더더욱 그럴 위험성이 커진다.

털이 있어서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도 '편견'이자 '오해'라고 외국의 한 전문매체는 단언한다(관련 기사: https://www.diamondpet.com/blog/culture/myths/dogs-fur-coats-cold-weather/). 이 기사에 따르면 가장 추위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시베리안 허스키나 사모예드, 말라뮤트 같은 종들도 영하 15도 이하의 추위에서 장시간 노출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단모종이거나 체구가 작을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 두 경우 모두 털이 얼마나 두꺼우냐는 중요하지 않다. 영하 18도 이하가 되면 털이 얇거나 거의 없는 귓볼이나 발바닥, 꼬리 같은 부분부터 심한 동상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체온증은 말할 것도 없이.

따라서 추위가 계속되면 아무리 털이 많은 개라고 하더라도 실내로 옮겨 두거나, 정 어렵다면 단열재로 된 개집을 마련해 최소한 바람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는 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편하게 서서 움직이고, 최소한 몸을 돌려 뉘일 수 있는 정도의 크기 확보는 물론이다. 그리고 개집의 바닥은 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차가운 바닥에서 떨어져 있어야 하고 안에는 지푸라기나 이불 등을 깔아주면 좋다. 특히 이불이나 천을 깔아줄 때에는 눈이나 비에 젖어서 얼지 않도록 자주 갈아주는 게 중요하다.

손서영 수의사(시골에서 유기견을 돌보는 수의사이자 작가)(https://brunch.co.kr/@mangihappy/104)는 집도 없이 밖에서 묶여 사는 개들을 발견하면 용기를 내어 보호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집을 마련해줄 것을 권했다. 그리고 추위에 얼 수 있는 천으로 된 담요나 이불을 깔아주기보다는 지푸라기가 더 좋다고 덧붙였다. 천을 구할 수 있다면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둘러주고, 물이 얼어 있다면 설탕을 약간 넣은 미지근한 물로 수시로 갈아줄 것도 권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는 반려동물들을 위한 '추운 날씨의 안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소형견과 중형견은 영하 4도 정도만 돼도 사람과 똑같이 추위를 느끼며 저체온증이나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

애피소드 구독하러 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pBoyQIPq0kwAeiqi1Bq6qw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