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독일·핀란드 잇따라 발견된 새로운 변이…어쩌면 더 길어질 싸움

입력 2021.02.19 (10:42) 수정 2021.02.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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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변이가 많은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기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성 중 하나가 변이가 많다는 겁니다.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 사람은 6종, 동물은 20종이 넘는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COVID-19)는 2019년 12월 발견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입니다.

강력한 전파력으로 팬데믹을 유발한 코로나19, 전 지구촌이 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강력한 거리두기와 봉쇄로 감염 확산을 늦추는 한편 이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올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초고속으로 만들어진 백신은 그야말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인구 100명당 78.09명이 접종을 받은 이스라엘에선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변이 바이러스라는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약간 바꾼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는 싸움이 이제 시작 단계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독일·핀란드에서도 새로운 변이 발견
지금까지 잘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발견된 3개의 바이러스입니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B.1.1.7)는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최대 70% 이상 강력하다고 알려졌는데, 현재 94개국으로 퍼져 있습니다. 남아공 변이(B.1.351)는 46개국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3개가 변이의 다가 아닙니다.

지난 1월 독일 바이에른주의 한 병원에서는 영국이나 브라질 등 기존의 변이들과 다른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보건당국을 긴장케 했습니다. 독일에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는 사실이 그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지나친 공포심을 경계했습니다. 실제로 이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소식은 없으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핀란드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핀란드 공영방송 위엘에 yle핀란드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핀란드 공영방송 위엘에 yle

변이는 핀란드에서도 발견됐습니다. 핀란드 공영방송 위엘에(yle)는 핀란드 남부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Fin-796H를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환자 한 명에게서 발견됐고, 이 변종의 전파력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 등은 명확한 정보가 없다면서도 크게 걱정할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연말부터 '캘리포니아 변이'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만 7종이 넘습니다.

■전쟁은 이제 시작…백신의 공정한 보급이 관건
잘 알려진 대로 변이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높은 전파력, 그리고 백신이 효과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대부분의 백신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도 70% 안팎의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기존의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남아공 변이는 달랐습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텍사스주립대 의대와 함께 남아공 변이와 같은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를 배양해 자사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혈액에 처리해본 결과 중화항체가 기존 바이러스에서보다 3분의 2 정도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남아공 변이에는 효과가 뚝 떨어졌다는 고백입니다.

다른 백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더나는 남아공 변이에 대해 자사 백신의 중화항체 수준이 약 6배 떨어진다고 발표했고,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89%라는 노바백스와 72%라는 얀센도 남아공 변이에는 각각 60%, 57%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남아공 변이에는 예방 효과가 20%에 불과했습니다.

강한 전파력에 백신도 듣지 않는 바이러스. 세계 각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에서 3월 중 변이 바이러스의 대규모 확산이 우려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체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오스트리아 국경을 사실상 폐쇄했습니다. EU와 상대국의 비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자국 내 변이 확산을 막으려는 고육지책입니다.

해법은 변이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의 개발과 보급, 그리고 기존 백신의 신속한 접종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바이러스가 복제되지 않으면 변이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백신을 널리 접종해 바이러스에게 복제할 틈을 줘선 안 된다는 겁니다. 즉, 신속한 집단 면역 달성이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부자나라가 집단 면역을 달성한다고 해도 가난한 나라에서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다면, 그곳에서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고, 재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백신의 공정한 분배가 느린 길 같지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가장 빠른 승리의 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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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9 10:42:58
    • 수정2021-02-28 22:05:01
    특파원 리포트
■원래 변이가 많은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기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성 중 하나가 변이가 많다는 겁니다.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 사람은 6종, 동물은 20종이 넘는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COVID-19)는 2019년 12월 발견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입니다.

강력한 전파력으로 팬데믹을 유발한 코로나19, 전 지구촌이 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강력한 거리두기와 봉쇄로 감염 확산을 늦추는 한편 이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올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초고속으로 만들어진 백신은 그야말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인구 100명당 78.09명이 접종을 받은 이스라엘에선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변이 바이러스라는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약간 바꾼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는 싸움이 이제 시작 단계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독일·핀란드에서도 새로운 변이 발견
지금까지 잘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발견된 3개의 바이러스입니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B.1.1.7)는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최대 70% 이상 강력하다고 알려졌는데, 현재 94개국으로 퍼져 있습니다. 남아공 변이(B.1.351)는 46개국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3개가 변이의 다가 아닙니다.

지난 1월 독일 바이에른주의 한 병원에서는 영국이나 브라질 등 기존의 변이들과 다른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보건당국을 긴장케 했습니다. 독일에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는 사실이 그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지나친 공포심을 경계했습니다. 실제로 이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소식은 없으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핀란드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핀란드 공영방송 위엘에 yle
변이는 핀란드에서도 발견됐습니다. 핀란드 공영방송 위엘에(yle)는 핀란드 남부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Fin-796H를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환자 한 명에게서 발견됐고, 이 변종의 전파력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 등은 명확한 정보가 없다면서도 크게 걱정할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연말부터 '캘리포니아 변이'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만 7종이 넘습니다.

■전쟁은 이제 시작…백신의 공정한 보급이 관건
잘 알려진 대로 변이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높은 전파력, 그리고 백신이 효과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대부분의 백신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도 70% 안팎의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기존의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남아공 변이는 달랐습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텍사스주립대 의대와 함께 남아공 변이와 같은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를 배양해 자사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혈액에 처리해본 결과 중화항체가 기존 바이러스에서보다 3분의 2 정도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남아공 변이에는 효과가 뚝 떨어졌다는 고백입니다.

다른 백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더나는 남아공 변이에 대해 자사 백신의 중화항체 수준이 약 6배 떨어진다고 발표했고,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89%라는 노바백스와 72%라는 얀센도 남아공 변이에는 각각 60%, 57%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남아공 변이에는 예방 효과가 20%에 불과했습니다.

강한 전파력에 백신도 듣지 않는 바이러스. 세계 각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에서 3월 중 변이 바이러스의 대규모 확산이 우려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체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오스트리아 국경을 사실상 폐쇄했습니다. EU와 상대국의 비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자국 내 변이 확산을 막으려는 고육지책입니다.

해법은 변이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의 개발과 보급, 그리고 기존 백신의 신속한 접종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바이러스가 복제되지 않으면 변이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백신을 널리 접종해 바이러스에게 복제할 틈을 줘선 안 된다는 겁니다. 즉, 신속한 집단 면역 달성이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부자나라가 집단 면역을 달성한다고 해도 가난한 나라에서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다면, 그곳에서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고, 재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백신의 공정한 분배가 느린 길 같지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가장 빠른 승리의 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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