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日 후쿠시마 지진 1주일…계속되는 불안과 공포

입력 2021.02.20 (06:00) 수정 2021.02.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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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 규모 7.3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4일 오전 후쿠시마현 니혼마쓰(二本松)시에 있는 자동차 경주장이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에 파묻혀 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 규모 7.3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4일 오전 후쿠시마현 니혼마쓰(二本松)시에 있는 자동차 경주장이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에 파묻혀 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향후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 강(强) 지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13일 토요일 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3 지진이 있고 나서 일본 정부 지진조사
위원회 관계자가 밝힌 내용입니다.

지진이 난 지 오늘(20일)로서 1주일이 됐습니다. 딱히 시한을 언급했다기보다는, 당분간 언제라도 강한 여진이 올 수 있다는 경고이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일본 사회는 지난 1주일 간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10주년이 되는 3.11 동일본 대지진 때와 머릿 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겹치면서 더욱 그랬을 지 모릅니다.

■ 피해는 지금도 '진행형'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실종자는 없었지만 157명이 다치고 주택·건물 1700여 동이 파손됐습니다.

또 지금은 복구가 거의 이뤄졌지만 지진 직후 한 때 최대 95만 가구에 정전이 일어났고, 수천 가구가 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후쿠시마 소재 부품 공장 피해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도요타
자동차는 이미 9개 완성차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닛산자동차도 22일부터 이틀 간 공장을 세울 예정입니다.

도호쿠 신칸센은 전신주 등이 손상돼 운행을 중단한 상태이고, JR동일본 전 노선 운행은 24일이나 돼야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지진으로 가옥이 파손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진이 난 뒤 KBS취재진이 직접 후쿠시마현 소마시 임시 대피소를 찾아가 한 이재민을 만나봤는데요.

기무라 도모히코 씨는 "지진으로 집이 심하게 파손돼 문도 열리지 않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혹시 여진이 또 날지도 몰라서 당분간 이 곳에 계속 머무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 10년 전 대지진의 여진?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는 이번 지진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지진 때의 진앙 주변에서 유독 많은 지진이 일어났다는 건데요.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혼슈(本州) 최북단 아오모리 현 앞바다에서 도쿄도 인근 지바현까지, 위아래로 길게 그리고 살짝 비스듬하게 뻗은 가로 350㎞ 세로 600㎞ 사각 지대를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이 발생하는 구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역 안에서는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근까지 규모 7.0 이상 여진 5차례를 포함해 모두 1만4647회의 여진이 일어났다고 지진위원회는 밝혔습니다. (14일 기준, 그래픽 참조)

여기서 이번 지진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관련성이 없는 별개의 지진
으로 볼 것이냐 하는 의견은 학자들 사이에서 분분합니다.

'여진'이라는 말이 자칫 지진에 대한 위험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근거 없이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후쿠시마 원전 피해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주변 모습  (사진:도쿄전력)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주변 모습 (사진:도쿄전력)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진 발생 3시간 만에 열린 14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처음 한 말은 '쓰나미(지진해일) 걱정은 없다. 원자력 관련 이상 보고도 없다'였습니다.

과거 일본 민주당이 정권을 내놓아야 했을 만큼 지진해일과 원전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컸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10년 전 원전 폭발 같은 대참사와 비교하긴 어렵지겠지만, 그렇다고 또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지진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 5, 6호기(현재 폐로 진행 중)와 제2원전 1호기의 각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 연료 수조에선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흘러 넘쳤지만, 일본 정부는 유출량이 적어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제1원전에 있는 오염수 보관 탱크 가운데 20개 안팎이 원래 놓여 있던 위치에서 어긋난 것도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도쿄전력 측은 '위치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어도 탱크가 넘어질 우려는 작다'고 설명하면서도 14일 파악한 이 사실을 나흘 뒤인 18일이 돼서야 알려 '늑장 발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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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日 후쿠시마 지진 1주일…계속되는 불안과 공포
    • 입력 2021-02-20 06:00:11
    • 수정2021-02-27 19:03:00
    특파원 리포트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 규모 7.3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4일 오전 후쿠시마현 니혼마쓰(二本松)시에 있는 자동차 경주장이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에 파묻혀 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향후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 강(强) 지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13일 토요일 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3 지진이 있고 나서 일본 정부 지진조사
위원회 관계자가 밝힌 내용입니다.

지진이 난 지 오늘(20일)로서 1주일이 됐습니다. 딱히 시한을 언급했다기보다는, 당분간 언제라도 강한 여진이 올 수 있다는 경고이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일본 사회는 지난 1주일 간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10주년이 되는 3.11 동일본 대지진 때와 머릿 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겹치면서 더욱 그랬을 지 모릅니다.

■ 피해는 지금도 '진행형'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실종자는 없었지만 157명이 다치고 주택·건물 1700여 동이 파손됐습니다.

또 지금은 복구가 거의 이뤄졌지만 지진 직후 한 때 최대 95만 가구에 정전이 일어났고, 수천 가구가 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후쿠시마 소재 부품 공장 피해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도요타
자동차는 이미 9개 완성차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닛산자동차도 22일부터 이틀 간 공장을 세울 예정입니다.

도호쿠 신칸센은 전신주 등이 손상돼 운행을 중단한 상태이고, JR동일본 전 노선 운행은 24일이나 돼야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지진으로 가옥이 파손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진이 난 뒤 KBS취재진이 직접 후쿠시마현 소마시 임시 대피소를 찾아가 한 이재민을 만나봤는데요.

기무라 도모히코 씨는 "지진으로 집이 심하게 파손돼 문도 열리지 않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혹시 여진이 또 날지도 몰라서 당분간 이 곳에 계속 머무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 10년 전 대지진의 여진?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는 이번 지진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지진 때의 진앙 주변에서 유독 많은 지진이 일어났다는 건데요.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혼슈(本州) 최북단 아오모리 현 앞바다에서 도쿄도 인근 지바현까지, 위아래로 길게 그리고 살짝 비스듬하게 뻗은 가로 350㎞ 세로 600㎞ 사각 지대를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이 발생하는 구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역 안에서는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근까지 규모 7.0 이상 여진 5차례를 포함해 모두 1만4647회의 여진이 일어났다고 지진위원회는 밝혔습니다. (14일 기준, 그래픽 참조)

여기서 이번 지진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관련성이 없는 별개의 지진
으로 볼 것이냐 하는 의견은 학자들 사이에서 분분합니다.

'여진'이라는 말이 자칫 지진에 대한 위험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근거 없이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후쿠시마 원전 피해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주변 모습  (사진:도쿄전력)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진 발생 3시간 만에 열린 14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처음 한 말은 '쓰나미(지진해일) 걱정은 없다. 원자력 관련 이상 보고도 없다'였습니다.

과거 일본 민주당이 정권을 내놓아야 했을 만큼 지진해일과 원전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컸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10년 전 원전 폭발 같은 대참사와 비교하긴 어렵지겠지만, 그렇다고 또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지진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 5, 6호기(현재 폐로 진행 중)와 제2원전 1호기의 각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 연료 수조에선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흘러 넘쳤지만, 일본 정부는 유출량이 적어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제1원전에 있는 오염수 보관 탱크 가운데 20개 안팎이 원래 놓여 있던 위치에서 어긋난 것도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도쿄전력 측은 '위치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어도 탱크가 넘어질 우려는 작다'고 설명하면서도 14일 파악한 이 사실을 나흘 뒤인 18일이 돼서야 알려 '늑장 발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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