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골프치며 격리’, 한국인 41명 방콕으로

입력 2021.02.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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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왔다. 2월 18일 41명의 한국인이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곧바로 골프장으로 이동해 15일간 골프장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며 자가격리를 하게 된다.

태국 골프장 자가격리를 위해 출국하는 한국인 관광객들. (지난 18일) 인천공항태국 골프장 자가격리를 위해 출국하는 한국인 관광객들. (지난 18일) 인천공항

'골프장 자가격리'상품은 지난 1월 태국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관광상품이다. 코로나로 입국이 꽉 막힌 관광객들이 골프를 즐기며 15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이후 추가로 최대 15일은 태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태국 보건부는 이를위해 지난 1월 달 중부 깐짜나부리와 치앙마이 등 골프장 6곳을 허가했다. 18일 방콕 공항에 도착한 이들이 첫 한국인 관광객들이다.

처음 골프 리조트 입실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으면 리조트 안에서 자유롭게 생활이 가능하다. 한국여행사들은 이 상품을 '239만원~'부터 판매하고 있다.(항공요금 등이 빠진 오직 '골프 자가격리'만의 비용이다. 좋은 객실을 선택하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무제한 골프 라운딩이 가능하다. 15일의 격리기간 중 모두 3번의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기보조원(캐디)의 동반도 가능하다. 경기보조원 역시 만일의 감염에 대비해 골프장에서 외부와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한 한국여행사의 태국 ‘골프 자가격리 상품’ 광고, ‘249만원부터’ 라고 광고하지만 실제 비용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한 한국여행사의 태국 ‘골프 자가격리 상품’ 광고, ‘249만원부터’ 라고 광고하지만 실제 비용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궁여지책이지만 효과는...?

관광대국 태국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6.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경제적으로 한 수 아래인 라이벌 베트남은 2.9%나 플러스 성장을 했다) 한 명의 관광객이 아쉽다. 지난해 10월에는 STV(Special Travel Visa)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5일 자가격리를 한 뒤에 90일간 태국을 관광할 수 있다.

태국 치앙마이와 칸차나부리의 자가격리 지정 골프장, 태국 정부는 모두 6개의 골프장을 자가격리 시설로 지정했다.태국 치앙마이와 칸차나부리의 자가격리 지정 골프장, 태국 정부는 모두 6개의 골프장을 자가격리 시설로 지정했다.

2월 21일부터는 '호화 빌라투어' 입국도 시작된다. 여행에 목마른 브라질과 캐나다 등 70명의 부유층 외국인들이 푸켓의 5성급 럭셔리 풀빌라에서 자유롭게(?) 자가격리를 하게된다. 15일의 자가격리가 끝나면 역시 태국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성과는 실망스럽다. 프로그램마다 지원자가 수백에서 수천 명에 그치고 있다. 바이러스의 위험과 자가격리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장 격리상품'을 통해 태국을 찾은 한국인도 상당수는 주재원 등 어차피 태국으로 입국할 사람들이 대부분일 수 있다(그렇지 않고 순수 관광객이라면 태국 관광을 마치고 들어가 한국에서 또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이유현 한태교류센터장은 '그럼에도 고사 직전의 여행·관광 생태계 보전을 위해 한국 정부가 참고할 부분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해 4천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태국은 올해 관광객 목표를 700만 명에서 550만 명으로 다시 낮춰 잡았다. 2년 전 한국인 관광객은 한해 170여 만 명, 하루 5천여 명이 태국을 찾았다. 지금은 하루 30여명이 태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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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1 09:00:21
    특파원 리포트
진짜로 왔다. 2월 18일 41명의 한국인이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곧바로 골프장으로 이동해 15일간 골프장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며 자가격리를 하게 된다.

태국 골프장 자가격리를 위해 출국하는 한국인 관광객들. (지난 18일) 인천공항
'골프장 자가격리'상품은 지난 1월 태국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관광상품이다. 코로나로 입국이 꽉 막힌 관광객들이 골프를 즐기며 15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이후 추가로 최대 15일은 태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태국 보건부는 이를위해 지난 1월 달 중부 깐짜나부리와 치앙마이 등 골프장 6곳을 허가했다. 18일 방콕 공항에 도착한 이들이 첫 한국인 관광객들이다.

처음 골프 리조트 입실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으면 리조트 안에서 자유롭게 생활이 가능하다. 한국여행사들은 이 상품을 '239만원~'부터 판매하고 있다.(항공요금 등이 빠진 오직 '골프 자가격리'만의 비용이다. 좋은 객실을 선택하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무제한 골프 라운딩이 가능하다. 15일의 격리기간 중 모두 3번의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기보조원(캐디)의 동반도 가능하다. 경기보조원 역시 만일의 감염에 대비해 골프장에서 외부와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한 한국여행사의 태국 ‘골프 자가격리 상품’ 광고, ‘249만원부터’ 라고 광고하지만 실제 비용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궁여지책이지만 효과는...?

관광대국 태국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6.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경제적으로 한 수 아래인 라이벌 베트남은 2.9%나 플러스 성장을 했다) 한 명의 관광객이 아쉽다. 지난해 10월에는 STV(Special Travel Visa)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5일 자가격리를 한 뒤에 90일간 태국을 관광할 수 있다.

태국 치앙마이와 칸차나부리의 자가격리 지정 골프장, 태국 정부는 모두 6개의 골프장을 자가격리 시설로 지정했다.
2월 21일부터는 '호화 빌라투어' 입국도 시작된다. 여행에 목마른 브라질과 캐나다 등 70명의 부유층 외국인들이 푸켓의 5성급 럭셔리 풀빌라에서 자유롭게(?) 자가격리를 하게된다. 15일의 자가격리가 끝나면 역시 태국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성과는 실망스럽다. 프로그램마다 지원자가 수백에서 수천 명에 그치고 있다. 바이러스의 위험과 자가격리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장 격리상품'을 통해 태국을 찾은 한국인도 상당수는 주재원 등 어차피 태국으로 입국할 사람들이 대부분일 수 있다(그렇지 않고 순수 관광객이라면 태국 관광을 마치고 들어가 한국에서 또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이유현 한태교류센터장은 '그럼에도 고사 직전의 여행·관광 생태계 보전을 위해 한국 정부가 참고할 부분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해 4천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태국은 올해 관광객 목표를 700만 명에서 550만 명으로 다시 낮춰 잡았다. 2년 전 한국인 관광객은 한해 170여 만 명, 하루 5천여 명이 태국을 찾았다. 지금은 하루 30여명이 태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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