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의 식사 인원은 10명?

입력 2021.02.21 (09:00) 수정 2021.02.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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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잠시 줄어드나 싶더니, 다시 또 늘어납니다.

3차 대유행 국면에서 나온 새로운 방역 지침 중 하나가 지난해 연말부터 시행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입니다. 불필요한 접촉을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건데요. 정부의 방역 지침 속에 우리 국민들은 지난 설에도 그리운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고요. 연말연시 회식 등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다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참고 견디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으니, 바로 권영진 대구시장입니다.

■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방역수칙 위반?

권 시장의 2021년 1월, 업무추진비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권 시장은 1월 중 법인카드를 20차례, 모두 1,553만 6천 원을 썼습니다.

적십자 특별성금 500만 원을 법인카드로 지출했고, 각종 간담회 명목으로 15차례 식사 지출을 했습니다.

문제는 15번의 식사 가운데 집행 인원이 5명 이상인 자리가 무려 14번이라는 점입니다.

최대 인원은 지난달 25일의 '주요시정현안 추진 직원 격려 간담회 경비 지출' 16명, 이를 포함해 두 자릿수 이상이 모두 6번입니다. 9명이 참석한 게 3번, 8명이 2번입니다.

주요 참석 대상은 대구시의 간부들, 그리고 산하기관 관계자 등입니다.

대구시는 권 시장이 식당에 간 게 아니라, 시장 집무실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먹었기 때문에 '5인 이상 식당 출입'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업무 간담회는 '사적 모임'이 아니므로 방역 수칙 위반도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감염 위험을 없애기 위해 시장 집무실에 아크릴 칸막이도 설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2021년 1월 대구광역시장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날짜와 집행 내역, 금액과 인원 순서입니다. 2021년 1월 대구광역시장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날짜와 집행 내역, 금액과 인원 순서입니다.

■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취지는?

우리는 지난 1년의 경험을 통해 코로나19가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식사 자리에서 확산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5인 이상 모임을 금지 지침도 이 경험에서 나왔고요. 즉,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식사나 티타임 등을 될 수 있으면 하지 말라는 게 이 지침의 기본 취지입니다.

간담회는 업무 시간에 하면 되고, 식사는 간담회 뒤 각자 하면 됩니다. 하지만 대구시장은 굳이 '격려' 등을 이유로 함께 식사했습니다.

대구시는 또 "권 시장이 식사 자리에선 말없이 식사만 했다"고 해명했는데, 이 역시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말없이 식사만 하는 것이 간담회인지 의문스럽고, 그럴 거면 굳이 한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죠.

대구시의 ‘일하는방식 혁신 3대 수칙’입니다. 회의는 영상으로 스마트하게 하라고 돼 있네요.대구시의 ‘일하는방식 혁신 3대 수칙’입니다. 회의는 영상으로 스마트하게 하라고 돼 있네요.

대구시의 해명대로 권 시장은 방역 수칙을 위반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구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상처가 여전한 곳입니다. 또한, 권 시장은 먹고 마실 때는 말없이 하자는 내용의 '마스크 쓰GO' 운동을 주장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지자체장의 식사 시간, 긴 코로나의 터널을 걷고 있는 시민들은 권 시장의 식사자리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참고로 대구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2명,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경제부시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서는 대상 인원이 '4명'을 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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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님의 식사 인원은 10명?
    • 입력 2021-02-21 09:00:34
    • 수정2021-02-21 16:53:37
    취재K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잠시 줄어드나 싶더니, 다시 또 늘어납니다.

3차 대유행 국면에서 나온 새로운 방역 지침 중 하나가 지난해 연말부터 시행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입니다. 불필요한 접촉을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건데요. 정부의 방역 지침 속에 우리 국민들은 지난 설에도 그리운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고요. 연말연시 회식 등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다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참고 견디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으니, 바로 권영진 대구시장입니다.

■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방역수칙 위반?

권 시장의 2021년 1월, 업무추진비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권 시장은 1월 중 법인카드를 20차례, 모두 1,553만 6천 원을 썼습니다.

적십자 특별성금 500만 원을 법인카드로 지출했고, 각종 간담회 명목으로 15차례 식사 지출을 했습니다.

문제는 15번의 식사 가운데 집행 인원이 5명 이상인 자리가 무려 14번이라는 점입니다.

최대 인원은 지난달 25일의 '주요시정현안 추진 직원 격려 간담회 경비 지출' 16명, 이를 포함해 두 자릿수 이상이 모두 6번입니다. 9명이 참석한 게 3번, 8명이 2번입니다.

주요 참석 대상은 대구시의 간부들, 그리고 산하기관 관계자 등입니다.

대구시는 권 시장이 식당에 간 게 아니라, 시장 집무실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먹었기 때문에 '5인 이상 식당 출입'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업무 간담회는 '사적 모임'이 아니므로 방역 수칙 위반도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감염 위험을 없애기 위해 시장 집무실에 아크릴 칸막이도 설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2021년 1월 대구광역시장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날짜와 집행 내역, 금액과 인원 순서입니다.
■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취지는?

우리는 지난 1년의 경험을 통해 코로나19가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식사 자리에서 확산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5인 이상 모임을 금지 지침도 이 경험에서 나왔고요. 즉,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식사나 티타임 등을 될 수 있으면 하지 말라는 게 이 지침의 기본 취지입니다.

간담회는 업무 시간에 하면 되고, 식사는 간담회 뒤 각자 하면 됩니다. 하지만 대구시장은 굳이 '격려' 등을 이유로 함께 식사했습니다.

대구시는 또 "권 시장이 식사 자리에선 말없이 식사만 했다"고 해명했는데, 이 역시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말없이 식사만 하는 것이 간담회인지 의문스럽고, 그럴 거면 굳이 한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죠.

대구시의 ‘일하는방식 혁신 3대 수칙’입니다. 회의는 영상으로 스마트하게 하라고 돼 있네요.
대구시의 해명대로 권 시장은 방역 수칙을 위반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구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상처가 여전한 곳입니다. 또한, 권 시장은 먹고 마실 때는 말없이 하자는 내용의 '마스크 쓰GO' 운동을 주장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지자체장의 식사 시간, 긴 코로나의 터널을 걷고 있는 시민들은 권 시장의 식사자리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참고로 대구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2명,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경제부시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서는 대상 인원이 '4명'을 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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