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중간 10m 끊긴 반쪽 도로…연결 못하는 이유?

입력 2021.02.21 (10:00) 수정 2021.02.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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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도심의 한 도로충남 보령시 도심의 한 도로

다 만들어진 두 도로가 불과 10m가량이 연결이 안 돼 뚝 끊긴 채 9개월째 방치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현장에 찾아가 봤더니 차들이 막다른 길에서 되돌아가거나 끊긴 도로를 피해 인도로 주행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 14억 원 들여 만들었는데 '주차장 신세'

막다른 길이 된 새 도로막다른 길이 된 새 도로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한 충남 보령시의 한 도심. 대형마트 앞을 지나는 도로와 1,0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앞으로 난 도로 사이가 뚝 끊겨 있습니다.

도로가 이어져야 할 자리엔 통행 불가 표지판과 철제 난간이 설치됐습니다.

지난해 6월 충남 보령시가 14억 원을 들여 마트 앞에 새 도로를 만들었는데 기존 도로와 연결되지 못한 겁니다.

이 때문에 차들이 도로 끝에 와서야 막다른 길인 걸 알고 되돌아가고 심지어 끊긴 도로를 피해 인도로 통행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막다른 길이다 보니 기존 도로는 아예 주차장이 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차장 신세로 전락한 기존 도로주차장 신세로 전락한 기존 도로

■ 보령시, 도로 연결 부지 확보 못 한 채 공사 강행

끊긴 두 도로의 연결부지 길이는 10m가량. 두 도로를 직각으로 연결하는 데는 면적으로 150㎡ 정도가 필요합니다.

두 도로와 인접한 4,500㎡ 규모의 사유지에 포함된 땅인데 보령시는 2019년 이 자투리땅을 확보하지 못한 채 그대로 도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보령시는 지난해 4월 도로를 준공하기 두 달 전, 땅 주인에게 토지 사용 승낙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기존 도로와 새 도로를 연결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연결부지를 쓸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이후 보상 협의가 결렬됐지만, 공사는 계속 진행됐습니다.


■ 보령시 "두 도로는 완성된 도로...제3의 도로 만들면 돼"

만들어도 제대로 쓸 수 없는 도로가 될 걸 알면서 공사를 진행한 이유는 뭘까요?

보령시 도로과는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예산을 반영한 상태에서 토지를 확보해놓고 공사를 하지 않으면 불법 경작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당하게도 현재 두 도로는 행정구역상 완공된 도로입니다. 보령시는 문제의 사유지가 또 다른 도로 계획에 포함돼 있다며 제3의 도로를 만들면 모두 연결된다는 입장인데요.

해당 도로의 준공 예정일은 2024년입니다. 뾰족한 해법이 없는 한 시민들은 앞으로 3년을 더 새 도로를 쳐다만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도심 한복판 이상한 도로에 시민들의 민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도로가 연결이 안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건데요. 일부 시민은 "이건 도로가 아니라 실패한 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보령시는 해당 토지 주인에게 다시 한 번 토지사용 승낙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지보상 협의가 결렬된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입니다.

보령시는 앞으로 해당 연결부지 확보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인접한 별도의 사유지를 확보해 도로를 잇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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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1 10:00:34
    • 수정2021-02-21 16:53:36
    취재K
충남 보령시 도심의 한 도로
다 만들어진 두 도로가 불과 10m가량이 연결이 안 돼 뚝 끊긴 채 9개월째 방치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현장에 찾아가 봤더니 차들이 막다른 길에서 되돌아가거나 끊긴 도로를 피해 인도로 주행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 14억 원 들여 만들었는데 '주차장 신세'

막다른 길이 된 새 도로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한 충남 보령시의 한 도심. 대형마트 앞을 지나는 도로와 1,0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앞으로 난 도로 사이가 뚝 끊겨 있습니다.

도로가 이어져야 할 자리엔 통행 불가 표지판과 철제 난간이 설치됐습니다.

지난해 6월 충남 보령시가 14억 원을 들여 마트 앞에 새 도로를 만들었는데 기존 도로와 연결되지 못한 겁니다.

이 때문에 차들이 도로 끝에 와서야 막다른 길인 걸 알고 되돌아가고 심지어 끊긴 도로를 피해 인도로 통행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막다른 길이다 보니 기존 도로는 아예 주차장이 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차장 신세로 전락한 기존 도로
■ 보령시, 도로 연결 부지 확보 못 한 채 공사 강행

끊긴 두 도로의 연결부지 길이는 10m가량. 두 도로를 직각으로 연결하는 데는 면적으로 150㎡ 정도가 필요합니다.

두 도로와 인접한 4,500㎡ 규모의 사유지에 포함된 땅인데 보령시는 2019년 이 자투리땅을 확보하지 못한 채 그대로 도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보령시는 지난해 4월 도로를 준공하기 두 달 전, 땅 주인에게 토지 사용 승낙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기존 도로와 새 도로를 연결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연결부지를 쓸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이후 보상 협의가 결렬됐지만, 공사는 계속 진행됐습니다.


■ 보령시 "두 도로는 완성된 도로...제3의 도로 만들면 돼"

만들어도 제대로 쓸 수 없는 도로가 될 걸 알면서 공사를 진행한 이유는 뭘까요?

보령시 도로과는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예산을 반영한 상태에서 토지를 확보해놓고 공사를 하지 않으면 불법 경작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당하게도 현재 두 도로는 행정구역상 완공된 도로입니다. 보령시는 문제의 사유지가 또 다른 도로 계획에 포함돼 있다며 제3의 도로를 만들면 모두 연결된다는 입장인데요.

해당 도로의 준공 예정일은 2024년입니다. 뾰족한 해법이 없는 한 시민들은 앞으로 3년을 더 새 도로를 쳐다만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도심 한복판 이상한 도로에 시민들의 민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도로가 연결이 안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건데요. 일부 시민은 "이건 도로가 아니라 실패한 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보령시는 해당 토지 주인에게 다시 한 번 토지사용 승낙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지보상 협의가 결렬된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입니다.

보령시는 앞으로 해당 연결부지 확보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인접한 별도의 사유지를 확보해 도로를 잇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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