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 취소’ 의료법 반발에 “변호사·회계사도 취소하는데”

입력 2021.02.22 (12:12) 수정 2021.02.2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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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강력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후 대한의사협회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명한다"며 총파업 등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 같은 의사단체의 반발에 다른 직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특히 현재 상황에서 총파업과 백신 접종 비협조 가능성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일제히 비판했습니다.

■ 민주 "변호사도 자격 박탈…유독 왜 의협만 반발하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오늘(22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법 개정안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변호사와 회계사 등 다른 직종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자격을 박탈하거나 정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중 이낙연 대표오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중 이낙연 대표

이 대표는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하고 의료의 특수성을 감안해 복지위가 오랜 기간 숙의하고 여야 합의를 거쳐 의결했다"며, "그런데도 의협이 거부하고, 특히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 앞에서 백신 접종 협력 거부를 말하는 건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국회 복지위 여당 간사로서 법안의 상임위 통과를 이끈 김성주 의원도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습니다.김 의원은 오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모든 범죄의 경우에 의사 면허 자격 제한을 두는 게 원래 법이었는데 2000년에 개정하면서 이것을 직무 관련 범죄로 좁혔던 것"이라며 "그러나 다른 직역, 변호사나 회계사, 변리사는 모든 범죄로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러면서 "특히 변호사는 영구 면허 박탈도 있다. 더 과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해 직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에 대해선 적용을 제외했다며, "형평 입법을 했는데 유독 왜 의사협회만 반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교통사고를 저지른 경우까지 취소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냐'는 지적엔 "실제로 (교통사고로) 형사처벌 받는 경우가 5% 미만이라 한다"며 "극히 일부 경우에만 해당하는데 과연 그런 경우가 실제로 얼마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발생할 수 없는 사례를 들어 과도한 입법이라고 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오늘 정의당 비대위 회의 중 강은미 원내대표오늘 정의당 비대위 회의 중 강은미 원내대표

■ 정의 "국민 생명 얼마나 가볍기에 환자 생명 볼모로 밥그릇 싸움?"

정의당은 의협의 반발을 '밥그릇 싸움'으로 규정하며 한층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협의 '총파업 불사'를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을 도대체 얼마나 가벼이 보기에 매번 환자의 생명을 볼모 삼아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과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했다며, "그야말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강 원내대표는 또 "최근 5년 동안 살인·강도 등 4대 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2,800여 명을 넘어서고,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600여 명인데도 다수가 의사 면허를 유지하고 있다"고 법안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어 "전시 상황 같은 코로나 시국에서도 본인들의 기득권 유지를 최우선으로 삼는 이들을 의사라 칭하기엔 지금도 최전선에서 싸우고 계시는 헌신적인 의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비판하며, '실력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오늘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 중 김종인 비대위원장오늘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 중 김종인 비대위원장

■ 김종인 "협조 필요한 시기에 의사 심기 건드리는 법을…"

민주당과 정의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복지위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의결됐지만, 국민의힘에선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아침 비상대책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하필 왜 코로나 사태가 진행 중인 과정이고, 의사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의사 심기 건드리는 법을 시도하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법안 내용에 대해서도 "의사들에 대해서 윤리의식을 특별히 강조하는 게 있던데 꼭 그래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9일 국회 복지위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형을 처분받은 기간에 더해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의료 행위 도중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면허 취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어제 서울 중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정공동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면 전국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 "총파업하게 되면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 백신 접종 등에 상당한 장애가 벌어질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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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면허 취소’ 의료법 반발에 “변호사·회계사도 취소하는데”
    • 입력 2021-02-22 12:12:37
    • 수정2021-02-22 21:02:40
    취재K

의사가 강력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후 대한의사협회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명한다"며 총파업 등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 같은 의사단체의 반발에 다른 직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특히 현재 상황에서 총파업과 백신 접종 비협조 가능성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일제히 비판했습니다.

■ 민주 "변호사도 자격 박탈…유독 왜 의협만 반발하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오늘(22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법 개정안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변호사와 회계사 등 다른 직종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자격을 박탈하거나 정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중 이낙연 대표
이 대표는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하고 의료의 특수성을 감안해 복지위가 오랜 기간 숙의하고 여야 합의를 거쳐 의결했다"며, "그런데도 의협이 거부하고, 특히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 앞에서 백신 접종 협력 거부를 말하는 건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국회 복지위 여당 간사로서 법안의 상임위 통과를 이끈 김성주 의원도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습니다.김 의원은 오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모든 범죄의 경우에 의사 면허 자격 제한을 두는 게 원래 법이었는데 2000년에 개정하면서 이것을 직무 관련 범죄로 좁혔던 것"이라며 "그러나 다른 직역, 변호사나 회계사, 변리사는 모든 범죄로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러면서 "특히 변호사는 영구 면허 박탈도 있다. 더 과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해 직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에 대해선 적용을 제외했다며, "형평 입법을 했는데 유독 왜 의사협회만 반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교통사고를 저지른 경우까지 취소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냐'는 지적엔 "실제로 (교통사고로) 형사처벌 받는 경우가 5% 미만이라 한다"며 "극히 일부 경우에만 해당하는데 과연 그런 경우가 실제로 얼마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발생할 수 없는 사례를 들어 과도한 입법이라고 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오늘 정의당 비대위 회의 중 강은미 원내대표
■ 정의 "국민 생명 얼마나 가볍기에 환자 생명 볼모로 밥그릇 싸움?"

정의당은 의협의 반발을 '밥그릇 싸움'으로 규정하며 한층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협의 '총파업 불사'를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을 도대체 얼마나 가벼이 보기에 매번 환자의 생명을 볼모 삼아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과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했다며, "그야말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강 원내대표는 또 "최근 5년 동안 살인·강도 등 4대 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2,800여 명을 넘어서고,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600여 명인데도 다수가 의사 면허를 유지하고 있다"고 법안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어 "전시 상황 같은 코로나 시국에서도 본인들의 기득권 유지를 최우선으로 삼는 이들을 의사라 칭하기엔 지금도 최전선에서 싸우고 계시는 헌신적인 의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비판하며, '실력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오늘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 중 김종인 비대위원장
■ 김종인 "협조 필요한 시기에 의사 심기 건드리는 법을…"

민주당과 정의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복지위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의결됐지만, 국민의힘에선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아침 비상대책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하필 왜 코로나 사태가 진행 중인 과정이고, 의사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의사 심기 건드리는 법을 시도하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법안 내용에 대해서도 "의사들에 대해서 윤리의식을 특별히 강조하는 게 있던데 꼭 그래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9일 국회 복지위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형을 처분받은 기간에 더해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의료 행위 도중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면허 취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어제 서울 중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정공동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법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면 전국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 "총파업하게 되면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 백신 접종 등에 상당한 장애가 벌어질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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