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 패싱’ 공세에 묵묵부답 박범계…“언론플레이 있었다”

국회에서 이른바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 파동'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습니다.

오늘(22일)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은 박범계 법무장관이, 민정수석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검찰 인사안을 재가받지 않고 발표했다는, 이른바 '대통령 패싱' 의혹을 집중 제기했습니다.

박범계 장관은 이에 대해 "청와대 발표로 갈음하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는 한편, 인사안에 불만이 있는 검찰이 언론과 정치권을 통해 반발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 국민의힘 "대통령에 직접 인사안 보고했느냐"…박범계 묵묵부답

법무부 업무보고에 대한 법사위 질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오후 1시 20분쯤, 청와대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신현수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했다면서 "(신 수석이)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패싱' 논란에 대해 취재진에게 "분명히 공지했다. 대통령 재가 없이 (인사안을) 발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신 수석이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신 수석의 입을 통해 '감찰을 건의드린 적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청와대 발표 직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박범계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직접 인사안을 보고했느냐'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문에 "인사에 관한 소상한 내용은 답하기 어렵다"면서 "청와대 발표로 갈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전주혜·조수진 의원이 반복적으로 대통령에게 누가 보고를 했는지, 재가 시점은 언제였는지 물었지만, 박 장관은 답하지 않았습니다.

유상범 의원은 박 장관이 지난 8일 신현수 민정수석과 협의하기로 약속해 놓고 그 전날인 7일 일요일에 인사안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었습니다. 박 장관은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유 의원이 "대통령에게 민정수석과 조율이 안 됐다는 것을 보고 했느냐"면서 "국정농단이자, 법무부장관이 대통령을 기만한 것"라고 비판하자, 박 장관은 "그런 적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정수석을 '패싱'했다면 (장관이) 직접 보고를 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수석(비서관)을 통해서 보고한 국정농단을 한 것이 아니었는지 답을 달라"(김도읍 의원), "밤을 새워서라도 의혹을 밝혀야 한다"(장제원 의원)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민주당 "검찰 반발에 야당과 언론·합세"…박범계 "언론플레이 있었다"

민주당은 청와대와 박 장관을 적극 엄호했습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번 인사에 불만을 품은 검찰이 야당과 언론을 통해 반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인사에 대한 불만 표출에 야당과 '친검' 언론이 합세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게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박 장관은 "언론플레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님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인사와 관련해 세평이 보도될 수는 있지만, 이렇게 '핀셋' 보도되는 것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이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이 "청와대 공식 발표 중 사실이 아닌 게 있느냐"라고 묻자, 박 장관은 "사실이기에 (그것으로) 답변을 갈음한다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박 장관은 신현수 민정수석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잠시 침묵하더니 "개인적인 관계가 있지만, 인사와 결부될 성질은 아니다"라며, 자신을 "검찰 개혁이라는 국정운영의 큰 흐름을 지시받은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이자 대통령을 보좌하는 법무 참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장관의 답변 태도가 오만하다는 야당 비판이 이어지자,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얘기한 대로였다는 것이 장관의 답변이다. 청와대가 대통령 재가 없이 인사안을 발표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박 장관을 엄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