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호텔 화재로 소환된 마이클 잭슨, 그가 묵었던 방에 특유의 향기가?

입력 2021.02.22 (17:17) 수정 2021.02.2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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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팝의 황제’라는 명칭이 어울리는 인물을 꼽으신다면 누굴 꼽으시겠습니까?
많은 전문가나 팬들은 ‘팝의 황제’로 미국의 마이클 잭슨을 선택합니다.

1958년 태어나 2009년에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
살아생전 국내 땅은 4차례 밟았습니다.

1996년, 내한 공연.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1999년, 내한 공연.

그리고 나머지 한번은 조금 의외의 이유로 한국에 들렀습니다.


■ 1997년, 마이클 잭슨 방문으로 '들썩'

 헬리콥터에서 내린 마이클 잭슨의 모습 헬리콥터에서 내린 마이클 잭슨의 모습

1997년 11월, 마이클 잭슨이 전북 덕유산 자락에 자리 잡은 무주리조트에 등장했습니다. 이유는 당시 쌍방울그룹이 경영을 맡고 있던 무주리조트에 투자를 타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독 어린이들을 좋아했던 마이클 잭슨은 무주리조트에 어린이 전용 테마파크인 '네버랜드 아시아' 조성에 관심을 갖고 무주를 찾았습니다. 조용한 산악 지역인 무주는 세계적인 팝스타의 '깜짝 방문'에 들썩였습니다. 여객기로 국내에 입국한 마이클 잭슨은 헬리콥터를 타고 무주리조트로 이동했습니다.

1997년 당시 마이클 잭슨의 모습, KBS 영상자료에 남아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무주리조트 내 '티롤 호텔' 501호 스위트룸에 머물렀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마이클 잭슨은 무주를 떠났습니다.

무주리조트는 마이클 잭슨의 화제성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그가 나무 탁자에 펜으로 새긴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세요. 한국은 '신'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 (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라는 메시지마저 '보존'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방을 '마이클 잭슨 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 호텔 화재로 소환된 '팝의 황제'의 이름

 무주리조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는 마이클 잭슨 무주리조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는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의 투자 시도는 이후 지루한 줄다리기를 반복하다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해 흐지부지됐습니다. 무주 방문 사실 또한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졌습니다.

그러다 20년이 지난 지난 20일, 마이클 잭슨의 이름이 다시 소환됐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머물렀던 '티롤 호텔'의 화재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삼 마이클 잭슨까지 다시 화제가 된 것입니다.

 지난 20일 밤,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의 화재 장면 지난 20일 밤,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의 화재 장면

지난 20일 밤 티롤 호텔 5층에서 시작된 불은 외벽 등을 타고 번졌습니다. 일부 투숙객이 연기를 마신 것 말고는 다행히도 큰 인명 피해가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많은 사람과 언론이 '마이클 잭슨 방'을 주목했습니다. 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 마이클 잭슨이 머물렀던 방을 향한 세상의 갑작스러운 관심이 의외"라면서 " 목조 지붕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501호는 불에 타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 무주 덕유산리조트, "인명 피해 막아서 다행이지만 재산 피해 커"

 지난 20일 밤,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의 화재 장면 지난 20일 밤,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의 화재 장면

의외의 방식으로 의외의 장소에서 '팝의 황제'의 존재감을 드러낸 마이클 잭슨. 스타는 대중의 눈앞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억은 영원하다는 말이 그에게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이클 잭슨 방'에 관심을 갖게 된 고객들이 복구 작업을 마친 501호에 바로 숙박할 수 있을까요? 현재로써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무주 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불에 타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투숙객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티롤호텔 내부 장식에 쓰인 목재들이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직수입한 고가의 자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화재 진화가 끝난 티롤 호텔의 모습 (드론 사진) 화재 진화가 끝난 티롤 호텔의 모습 (드론 사진)

1997년 1월 문을 연 무주리조트의 티롤 호텔은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 등 유럽 알프스 컨셉을 기획하고 지붕과 외벽 일부, 그리고 내부 상당 부분을 오스트리아에서 수입한 목재로 장식했습니다.

현지에서 수입한 목재는 고풍스러운 느낌뿐만 아니라 특유의 향기도 낸다고 합니다. 당시에 건축과 마감까지 오스트리아에서 건너온 기술자들에게 맡기는 등 예산을 1,000억 원 정도 들였습니다.

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 목재 고유의 향기가 티롤 호텔만의 특색이었는데, 화재 연기가 건물 안에 가득 차버려 목재가 가치를 잃게 됐다. 501호도 마찬가지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목재를 교체하는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덕유산리조트 입장에서는 그나마 마이클 잭슨이 탁자에 새긴 문구라도 불에 타지 않은 점은 다행일 것입니다.

발 빠른 대처로 인명 피해는 막았지만, 큰 재산 피해를 본 무주 덕유산리조트. 앞으로 어떻게 '티롤 호텔'을 복구해 손님을 맞을지 깊은 고민에 빠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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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호텔 화재로 소환된 마이클 잭슨, 그가 묵었던 방에 특유의 향기가?
    • 입력 2021-02-22 17:17:42
    • 수정2021-02-22 21:02:35
    취재후·사건후
‘팝의 황제’라는 명칭이 어울리는 인물을 꼽으신다면 누굴 꼽으시겠습니까?<br />많은 전문가나 팬들은 <strong>‘팝의 황제’로 미국의 마이클 잭슨</strong>을 선택합니다.<br /><br />1958년 태어나 2009년에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br />살아생전 국내 땅은 4차례 밟았습니다.<br /><br /><strong>1996년, 내한 공연.<br /></strong><strong>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br /></strong><strong>1999년, 내한 공연.</strong><br /><br />그리고 나머지 한번은<strong> 조금 의외의 이유</strong>로 한국에 들렀습니다.<br />

■ 1997년, 마이클 잭슨 방문으로 '들썩'

 헬리콥터에서 내린 마이클 잭슨의 모습
1997년 11월, 마이클 잭슨이 전북 덕유산 자락에 자리 잡은 무주리조트에 등장했습니다. 이유는 당시 쌍방울그룹이 경영을 맡고 있던 무주리조트에 투자를 타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독 어린이들을 좋아했던 마이클 잭슨은 무주리조트에 어린이 전용 테마파크인 '네버랜드 아시아' 조성에 관심을 갖고 무주를 찾았습니다. 조용한 산악 지역인 무주는 세계적인 팝스타의 '깜짝 방문'에 들썩였습니다. 여객기로 국내에 입국한 마이클 잭슨은 헬리콥터를 타고 무주리조트로 이동했습니다.

1997년 당시 마이클 잭슨의 모습, KBS 영상자료에 남아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무주리조트 내 '티롤 호텔' 501호 스위트룸에 머물렀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마이클 잭슨은 무주를 떠났습니다.

무주리조트는 마이클 잭슨의 화제성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그가 나무 탁자에 펜으로 새긴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세요. 한국은 '신'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 (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라는 메시지마저 '보존'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방을 '마이클 잭슨 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 호텔 화재로 소환된 '팝의 황제'의 이름

 무주리조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는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의 투자 시도는 이후 지루한 줄다리기를 반복하다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해 흐지부지됐습니다. 무주 방문 사실 또한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졌습니다.

그러다 20년이 지난 지난 20일, 마이클 잭슨의 이름이 다시 소환됐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머물렀던 '티롤 호텔'의 화재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삼 마이클 잭슨까지 다시 화제가 된 것입니다.

 지난 20일 밤,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의 화재 장면
지난 20일 밤 티롤 호텔 5층에서 시작된 불은 외벽 등을 타고 번졌습니다. 일부 투숙객이 연기를 마신 것 말고는 다행히도 큰 인명 피해가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많은 사람과 언론이 '마이클 잭슨 방'을 주목했습니다. 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 마이클 잭슨이 머물렀던 방을 향한 세상의 갑작스러운 관심이 의외"라면서 " 목조 지붕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501호는 불에 타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 무주 덕유산리조트, "인명 피해 막아서 다행이지만 재산 피해 커"

 지난 20일 밤,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의 화재 장면
의외의 방식으로 의외의 장소에서 '팝의 황제'의 존재감을 드러낸 마이클 잭슨. 스타는 대중의 눈앞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억은 영원하다는 말이 그에게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이클 잭슨 방'에 관심을 갖게 된 고객들이 복구 작업을 마친 501호에 바로 숙박할 수 있을까요? 현재로써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무주 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불에 타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투숙객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티롤호텔 내부 장식에 쓰인 목재들이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직수입한 고가의 자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화재 진화가 끝난 티롤 호텔의 모습 (드론 사진)
1997년 1월 문을 연 무주리조트의 티롤 호텔은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 등 유럽 알프스 컨셉을 기획하고 지붕과 외벽 일부, 그리고 내부 상당 부분을 오스트리아에서 수입한 목재로 장식했습니다.

현지에서 수입한 목재는 고풍스러운 느낌뿐만 아니라 특유의 향기도 낸다고 합니다. 당시에 건축과 마감까지 오스트리아에서 건너온 기술자들에게 맡기는 등 예산을 1,000억 원 정도 들였습니다.

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 목재 고유의 향기가 티롤 호텔만의 특색이었는데, 화재 연기가 건물 안에 가득 차버려 목재가 가치를 잃게 됐다. 501호도 마찬가지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목재를 교체하는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덕유산리조트 입장에서는 그나마 마이클 잭슨이 탁자에 새긴 문구라도 불에 타지 않은 점은 다행일 것입니다.

발 빠른 대처로 인명 피해는 막았지만, 큰 재산 피해를 본 무주 덕유산리조트. 앞으로 어떻게 '티롤 호텔'을 복구해 손님을 맞을지 깊은 고민에 빠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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