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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90년대생 부모’들이 희망될까
입력 2021.02.24 (12:00) 수정 2021.02.24 (15:42) 취재K

출생 27만 2천400명, 사망 30만 5천100명.

통계청이 오늘(24일)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3만 3천 명 적었다. 인구가 그만큼 자연 감소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이다.

사상 첫 인구 자연 감소는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서 한 차례 확인됐다. 지난해 1~12월 출생등록자는 27만 5천815명, 사망말소자는 30만 7천764명이었다.

연간 주민등록 인구는 12월 말까지 출생신고를 마친 사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12월에 태어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은 빠진다.

출생·사망통계에는 12월에 태어나 1월에 출생신고를 마친 사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주민등록 인구와 숫자가 조금 다르다. 이 통계가 공식 인구 통계다.


■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예상치 밑돌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이었다. 2019년(0.92명)보다 0.08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다. 1명도 채 안 낳는다는 얘긴데, 2018년 처음으로 1명대가 무너졌고 계속 내리막이다.

통계청은 2019년 3월 내놓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이 중위 추계 기준으로 0.90명을 기록할 걸로 예상했다. 0.8명대는 저위 추계(0.81명) 시나리오였는데, 실제 수치는 중위 추계보단 저위 추계에 가까웠다.

2019년만 해도 실제 합계출산율은 저위 추계보다 중위 추계와 더 비슷했는데, 지난해 출산율 감소가 더 가팔라졌다는 얘기다.

■ '출산율 반등' 희망은 1990년대생

통계청은 2019년 3월 내놓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합계출산율이 올해 0.86명으로 바닥을 찍고 점차 올라서 2040년엔 1.27명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출생아 수도 내년부터 다시 늘어서 2028년에 36만 1천 명으로 정점을 찍을 거로 내다봤다.

이 같은 '반등 전망'의 근거는 1990년대생의 숫자다.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1983년 80만 명 선이 무너진 이후 1988년에는 63만 명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991년 70만 명대를 회복했다. 1995년에 71만 5천20명으로 마지막 70만 명대를 기록한 뒤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우리나라 출생아의 98%는 혼인 관계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혼인 건수가 출산율에 큰 영향을 준다. 인구가 많으면 혼인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990년대생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출생아보다 숫자가 많기 때문에 혼인 건수도 많을 것이고, 이들이 30대에 들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2021년 이후에 출산율도 오를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예상이다.


■ 결혼 꺼리는 가치관 변화 등은 반영 안 돼

쉽게 말해 '90년대생 부모'의 규모가 앞선 세대보다 클 것이기 때문에 출산율도 오를 거라는 전망인데, 이 전망에는 중요한 변수가 몇 가지 빠져 있다.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다.

혼인 건수는 인구 숫자의 영향을 받지만, 가치관의 영향도 받는다. 인구가 많다고 해도 결혼을 꺼리는 가치관이 퍼진다면 예상만큼 혼인 건수가 늘지 않을 수 있다.

13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하는 사회조사를 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008년 68%였다.

그러나 이 비율은 해마다 떨어져 2018년에는 48.1%까지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51.2%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5%포인트 넘게 낮다.

통계청은 2016년 말에 장래인구 추계를 내놓았는데, 2019년 3월에 특별추계를 추가로 했다. 출산율이 예상보다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게 출산율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혼인 건수는 2016년 28만 1천635건으로 30만이 무너졌다. 2017년에도 전년보다 2만 건 가까이 빠졌다.

사회조사를 보면 2014년과 2018년을 비교했을 때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8%포인트 넘게 줄었다.


■ 한국은행 "코로나19 영향 2년간 이어질 듯"

예상치 못하게 닥친 코로나19도 중요 변수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결혼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 3천513건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10.7% 줄었는데, 전년 대비 감소 폭이 2018년(-2.6%)과 2019년(-7.2%)보다 컸다.

코로나19가 경제에 타격을 준 것도 출산율엔 악재다. 생활이 궁핍해지면 계획했던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취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취업자 수도 21만 8천 명 줄어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발표한 'BOK 이슈 노트-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부터 현실화돼 적어도 2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나 경제 상황 등은 인구 추계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90년대생 부모’들이 희망될까
    • 입력 2021-02-24 12:00:14
    • 수정2021-02-24 15:42:33
    취재K

출생 27만 2천400명, 사망 30만 5천100명.

통계청이 오늘(24일)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3만 3천 명 적었다. 인구가 그만큼 자연 감소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이다.

사상 첫 인구 자연 감소는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서 한 차례 확인됐다. 지난해 1~12월 출생등록자는 27만 5천815명, 사망말소자는 30만 7천764명이었다.

연간 주민등록 인구는 12월 말까지 출생신고를 마친 사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12월에 태어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은 빠진다.

출생·사망통계에는 12월에 태어나 1월에 출생신고를 마친 사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주민등록 인구와 숫자가 조금 다르다. 이 통계가 공식 인구 통계다.


■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예상치 밑돌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이었다. 2019년(0.92명)보다 0.08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다. 1명도 채 안 낳는다는 얘긴데, 2018년 처음으로 1명대가 무너졌고 계속 내리막이다.

통계청은 2019년 3월 내놓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이 중위 추계 기준으로 0.90명을 기록할 걸로 예상했다. 0.8명대는 저위 추계(0.81명) 시나리오였는데, 실제 수치는 중위 추계보단 저위 추계에 가까웠다.

2019년만 해도 실제 합계출산율은 저위 추계보다 중위 추계와 더 비슷했는데, 지난해 출산율 감소가 더 가팔라졌다는 얘기다.

■ '출산율 반등' 희망은 1990년대생

통계청은 2019년 3월 내놓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합계출산율이 올해 0.86명으로 바닥을 찍고 점차 올라서 2040년엔 1.27명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출생아 수도 내년부터 다시 늘어서 2028년에 36만 1천 명으로 정점을 찍을 거로 내다봤다.

이 같은 '반등 전망'의 근거는 1990년대생의 숫자다.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1983년 80만 명 선이 무너진 이후 1988년에는 63만 명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991년 70만 명대를 회복했다. 1995년에 71만 5천20명으로 마지막 70만 명대를 기록한 뒤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우리나라 출생아의 98%는 혼인 관계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혼인 건수가 출산율에 큰 영향을 준다. 인구가 많으면 혼인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990년대생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출생아보다 숫자가 많기 때문에 혼인 건수도 많을 것이고, 이들이 30대에 들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2021년 이후에 출산율도 오를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예상이다.


■ 결혼 꺼리는 가치관 변화 등은 반영 안 돼

쉽게 말해 '90년대생 부모'의 규모가 앞선 세대보다 클 것이기 때문에 출산율도 오를 거라는 전망인데, 이 전망에는 중요한 변수가 몇 가지 빠져 있다.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다.

혼인 건수는 인구 숫자의 영향을 받지만, 가치관의 영향도 받는다. 인구가 많다고 해도 결혼을 꺼리는 가치관이 퍼진다면 예상만큼 혼인 건수가 늘지 않을 수 있다.

13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하는 사회조사를 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008년 68%였다.

그러나 이 비율은 해마다 떨어져 2018년에는 48.1%까지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51.2%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5%포인트 넘게 낮다.

통계청은 2016년 말에 장래인구 추계를 내놓았는데, 2019년 3월에 특별추계를 추가로 했다. 출산율이 예상보다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게 출산율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혼인 건수는 2016년 28만 1천635건으로 30만이 무너졌다. 2017년에도 전년보다 2만 건 가까이 빠졌다.

사회조사를 보면 2014년과 2018년을 비교했을 때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8%포인트 넘게 줄었다.


■ 한국은행 "코로나19 영향 2년간 이어질 듯"

예상치 못하게 닥친 코로나19도 중요 변수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결혼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 3천513건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10.7% 줄었는데, 전년 대비 감소 폭이 2018년(-2.6%)과 2019년(-7.2%)보다 컸다.

코로나19가 경제에 타격을 준 것도 출산율엔 악재다. 생활이 궁핍해지면 계획했던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취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취업자 수도 21만 8천 명 줄어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발표한 'BOK 이슈 노트-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부터 현실화돼 적어도 2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나 경제 상황 등은 인구 추계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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