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거인들의 비트코인 설전과 웃는 중국

입력 2021.02.28 (10: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재닛 옐런(미 재무장관)과 찰리 멍거(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잭 도시(트위터 창업자)..

세계적인 IT와 투자업계 거물들, 강대국 중앙정부 요인들, 이른바 '거인들'이 나서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주제는 하나, '비트코인'입니다. 이들의 발언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엔 하룻밤 새 20% 이상, 1,000만 원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을 향한 무용론이 여전한 가운데, 제도권으로의 편입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테슬라가 불붙인 장밋빛 전망..비트코인 시총 1조 돌파

폭등의 시작은 지난 8일 테슬라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한 보고서였습니다. 테슬라 측은 자산 다각화와 현금 수익 극대화를 위해 비트코인 15억 달러 어치를 구매했다고 적었습니다. 보고서에는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가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편입한 것은 물론, 거래 화폐로 이용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은 겁니다.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공룡'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참여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블랙록 측은 "사람들은 값이 오를 자산을 찾고 있다"며 "비트코인에 조금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랙록은 운용자금만 8조 6,800억 달러(약 9,600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운용사입니다.

테슬라와 블랙록의 참여는 투자 수요를 촉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승승장구하며 5만 달러를 돌파했고,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108조 원)를 넘어섰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507조 원, 테슬라가 789조 원, 애플이 2,328조 원 가량입니다.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가 국내 1위 삼성전자는 물론 테슬라마저 뛰어넘은 겁니다.

■미 재무장관의 작심 비판과 중국의 '웃음'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 교환 수단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비트코인은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비트코인이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자 기성 제도권의 경고가 쏟아졌습니다. 비판의 핵심은 비트코인의 지나친 변동성이었습니다. 하루에 수십 %p씩 널뛰기를 하는 비트코인을 어떻게 '화폐'로 볼 수 있느냐는 겁니다. '자산'으로서도 투기의 대상일 뿐이란 시선입니다.

특히 세계 패권국인 미국 재무장관의 작심 비판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 직후인 지난 23일,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하루 새 1,000만 원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며 발을 뺀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불붙은 가상화폐 시장은 거래대금으로 확인됩니다. 지난달 국내 2개 거래소(업비트, 빗썸)의 거래자금 합계액은 약 30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0배 가량 늘어났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의 활황에 조용히 웃고 있는 건 중국입니다. 비트코인은, '채굴'이라는 과정을 통해 신규 비트코인이 생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채굴은 컴퓨터로 특정 연산작업을 수행해 '보상' 격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일컫습니다.

세계 채굴 시장은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채굴용 컴퓨터 제조 시장을 90% 이상 장악하고 있어, 채굴 시장의 경우 중국이 7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채굴 능력을 '해시레이트'라고 하는데,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 메사리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가운데 65%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다른 나라의 채굴능력 점유율은 미국 7.24%, 러시아 6.9% 순이었습니다.

세계 비트코인 생산을 중국이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테크톡] 거인들의 비트코인 설전과 웃는 중국
    • 입력 2021-02-28 10:00:55
    취재K

재닛 옐런(미 재무장관)과 찰리 멍거(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잭 도시(트위터 창업자)..

세계적인 IT와 투자업계 거물들, 강대국 중앙정부 요인들, 이른바 '거인들'이 나서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주제는 하나, '비트코인'입니다. 이들의 발언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엔 하룻밤 새 20% 이상, 1,000만 원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을 향한 무용론이 여전한 가운데, 제도권으로의 편입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테슬라가 불붙인 장밋빛 전망..비트코인 시총 1조 돌파

폭등의 시작은 지난 8일 테슬라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한 보고서였습니다. 테슬라 측은 자산 다각화와 현금 수익 극대화를 위해 비트코인 15억 달러 어치를 구매했다고 적었습니다. 보고서에는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가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편입한 것은 물론, 거래 화폐로 이용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은 겁니다.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공룡'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참여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블랙록 측은 "사람들은 값이 오를 자산을 찾고 있다"며 "비트코인에 조금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랙록은 운용자금만 8조 6,800억 달러(약 9,600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운용사입니다.

테슬라와 블랙록의 참여는 투자 수요를 촉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승승장구하며 5만 달러를 돌파했고,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108조 원)를 넘어섰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507조 원, 테슬라가 789조 원, 애플이 2,328조 원 가량입니다.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가 국내 1위 삼성전자는 물론 테슬라마저 뛰어넘은 겁니다.

■미 재무장관의 작심 비판과 중국의 '웃음'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 교환 수단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비트코인은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비트코인이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자 기성 제도권의 경고가 쏟아졌습니다. 비판의 핵심은 비트코인의 지나친 변동성이었습니다. 하루에 수십 %p씩 널뛰기를 하는 비트코인을 어떻게 '화폐'로 볼 수 있느냐는 겁니다. '자산'으로서도 투기의 대상일 뿐이란 시선입니다.

특히 세계 패권국인 미국 재무장관의 작심 비판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 직후인 지난 23일,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하루 새 1,000만 원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며 발을 뺀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불붙은 가상화폐 시장은 거래대금으로 확인됩니다. 지난달 국내 2개 거래소(업비트, 빗썸)의 거래자금 합계액은 약 30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0배 가량 늘어났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의 활황에 조용히 웃고 있는 건 중국입니다. 비트코인은, '채굴'이라는 과정을 통해 신규 비트코인이 생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채굴은 컴퓨터로 특정 연산작업을 수행해 '보상' 격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일컫습니다.

세계 채굴 시장은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채굴용 컴퓨터 제조 시장을 90% 이상 장악하고 있어, 채굴 시장의 경우 중국이 7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채굴 능력을 '해시레이트'라고 하는데,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 메사리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가운데 65%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다른 나라의 채굴능력 점유율은 미국 7.24%, 러시아 6.9% 순이었습니다.

세계 비트코인 생산을 중국이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