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신고 뒤 10km 쫓은 운전자…알고 보니 음주뺑소니 잡은 택시기사 딸

입력 2021.02.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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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인 것 같은데 많이 비틀거려요."

부산 금정산터널 입구, 비틀거리며 주행하던 검은색 SUV가 터널 벽을 들이받으려는 아찔한 상황.

마침 이 상황을 목격한 한 여성 운전자가 112로 신고 전화를 걸었고, 경찰차가 나타나 운전자를 검거할 때까지 10km를 뒤쫓았습니다.

이 운전자는 바로 나흘 전(24일) 부산 시내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 차량을 15km나 추격해 검거한 택시 기사의 딸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한 뒤 대리운전으로 경남 양산으로 귀가 중이던 신고자 강나혜(25)씨.

앞서 가는 SUV가 차선을 위태롭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눈여겨보다 터널로 들어가려 하자 안 되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연결된 금정산터널은 길이가 7km가 넘는 긴 터널이라, 자칫 음주 차량으로 큰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기 때문입니다.

강 씨는 대리운전 기사에 양해를 구하고, 경찰차가 올 때까지 음주 차량을 뒤쫓았습니다.

터널 안에서 SUV는 저속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차선을 넘나들어 지나가는 차량과 두 차례 충돌할 뻔했고, 터널 벽을 스치기도 했습니다.


강 씨는 침착하게 차량 번호를 경찰에게 알려주고 진행 상황도 전달했습니다. 마침 과속차량 단속을 벌이고 있던 고속도로 순찰대 암행차량이 강씨가 신고한 SUV를 발견하고 철마나들목 부근에서 가로막았습니다.

경찰에 잡힌 SUV 운전자(50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는 만취 수준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귀갓길을 한참 벗어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 준 덕분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음주운전 차량을 단순히 신고만 한 게 아니라, 추격까지 영락없이 부전여전"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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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신고 뒤 10km 쫓은 운전자…알고 보니 음주뺑소니 잡은 택시기사 딸
    • 입력 2021-02-28 14:32:07
    취재K

"음주운전인 것 같은데 많이 비틀거려요."

부산 금정산터널 입구, 비틀거리며 주행하던 검은색 SUV가 터널 벽을 들이받으려는 아찔한 상황.

마침 이 상황을 목격한 한 여성 운전자가 112로 신고 전화를 걸었고, 경찰차가 나타나 운전자를 검거할 때까지 10km를 뒤쫓았습니다.

이 운전자는 바로 나흘 전(24일) 부산 시내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 차량을 15km나 추격해 검거한 택시 기사의 딸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한 뒤 대리운전으로 경남 양산으로 귀가 중이던 신고자 강나혜(25)씨.

앞서 가는 SUV가 차선을 위태롭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눈여겨보다 터널로 들어가려 하자 안 되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연결된 금정산터널은 길이가 7km가 넘는 긴 터널이라, 자칫 음주 차량으로 큰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기 때문입니다.

강 씨는 대리운전 기사에 양해를 구하고, 경찰차가 올 때까지 음주 차량을 뒤쫓았습니다.

터널 안에서 SUV는 저속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차선을 넘나들어 지나가는 차량과 두 차례 충돌할 뻔했고, 터널 벽을 스치기도 했습니다.


강 씨는 침착하게 차량 번호를 경찰에게 알려주고 진행 상황도 전달했습니다. 마침 과속차량 단속을 벌이고 있던 고속도로 순찰대 암행차량이 강씨가 신고한 SUV를 발견하고 철마나들목 부근에서 가로막았습니다.

경찰에 잡힌 SUV 운전자(50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는 만취 수준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귀갓길을 한참 벗어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 준 덕분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음주운전 차량을 단순히 신고만 한 게 아니라, 추격까지 영락없이 부전여전"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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