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지난해 대전 아파트 침수…전문가 “인재 가능성 높아”

입력 2021.03.04 (21:27) 수정 2021.03.0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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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100명 넘게 구조용 보트를 타고 탈출하던 모습, 기억하실 겁니다.

침수 피해 원인을 놓고 아직도 주민과 자치단체 사이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KBS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검증했는데,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장K,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 144명이 보트를 타고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1명은 숨졌습니다.

가구마다 수천만 원의 재산피해도 봤지만 재난 지원금은 200만 원이 전부.

주민들은 자치단체에 공공시설물 배상을 요구했지만 ‘자연재해’라며 거부당했습니다.

[대전시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영조물 보험이라는 건 결국은 공공시설물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는 거잖아요, 문제가 있으면. 근데 삼성화재에서는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보상해줄 수 없다….”]

당시 CCTV 영상입니다.

비가 시작된 새벽 4시부터 5시 10분까지 117㎜가 내렸을 때만 해도 아파트 내 배수는 문제없었습니다.

그런데, 5시 20분부터 물이 급격히 차오르더니 6시쯤엔 주차된 차들이 물에 잠깁니다.

40분 사이 추가된 강수량은 불과 13㎜.

주민들은 아파트 옆 산책로 배수로에 불어난 물이 아파트 내로 들어찼다고 말합니다.

[정진호/코스모스 아파트 주민대표 : “(새벽 5시 15분쯤) 전화가 와서 쫓아 내려와 보니까 이미 담벼락이 무너져서 물이 아파트 쪽으로 막 쏟아지는 걸 봤죠.”]

전문가와 침수 원인을 검증해봤습니다.

먼저 지하 공간과 주변 배수로 등을 포함한 당시 아파트 전체 침수량을 실측했습니다.

[김재영/충남대 환경공학과 박사과정 : “침수됐던 깊이를 재고 있습니다. 이 깊이는 아파트 면적과 함께 곱하면 아파트에서 비로 인해 침수되었던 침수량을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 아파트 전체 침수량은 9,425㎥였습니다.

이어 아파트 내에 내린 비의 양을 계산했습니다.

아파트 내 배수구가 막힌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아파트에 들어찬 비의 양은 944㎥.

전체 침수량의 10%에 불과했습니다.

외부에서 다량의 빗물이 유입됐다는 얘깁니다.

논란이 된 아파트 옆 산책로.

밑에는 복개천 형태의 배수로가 있고, 3면으로 둘러싸인 댐 같은 모양샙니다.

실험 결과 당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 이 배수로로 유입된 빗물은 무려 약 3만㎥.

배수로 한계치를 4천㎥ 초과한 양입니다.

해당 배수로에서는 당시 토사와 비닐 등 폐기물 만 2천 톤이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배수로 관리가 제대로 안 된 탓에 8천㎥가 넘는 다량의 물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찬 걸로 추정된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서동일/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배수로가 감당을 못해서 결국은 코스모스 아파트 쪽으로 물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관리를 지속해서 해줘야 하는데...”]

주민들은 이를 토대로 아파트 침수가 명백한 인재라며 해당 구청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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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지난해 대전 아파트 침수…전문가 “인재 가능성 높아”
    • 입력 2021-03-04 21:27:24
    • 수정2021-03-04 21: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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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100명 넘게 구조용 보트를 타고 탈출하던 모습, 기억하실 겁니다.

침수 피해 원인을 놓고 아직도 주민과 자치단체 사이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KBS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검증했는데,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장K,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 144명이 보트를 타고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1명은 숨졌습니다.

가구마다 수천만 원의 재산피해도 봤지만 재난 지원금은 200만 원이 전부.

주민들은 자치단체에 공공시설물 배상을 요구했지만 ‘자연재해’라며 거부당했습니다.

[대전시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영조물 보험이라는 건 결국은 공공시설물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는 거잖아요, 문제가 있으면. 근데 삼성화재에서는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보상해줄 수 없다….”]

당시 CCTV 영상입니다.

비가 시작된 새벽 4시부터 5시 10분까지 117㎜가 내렸을 때만 해도 아파트 내 배수는 문제없었습니다.

그런데, 5시 20분부터 물이 급격히 차오르더니 6시쯤엔 주차된 차들이 물에 잠깁니다.

40분 사이 추가된 강수량은 불과 13㎜.

주민들은 아파트 옆 산책로 배수로에 불어난 물이 아파트 내로 들어찼다고 말합니다.

[정진호/코스모스 아파트 주민대표 : “(새벽 5시 15분쯤) 전화가 와서 쫓아 내려와 보니까 이미 담벼락이 무너져서 물이 아파트 쪽으로 막 쏟아지는 걸 봤죠.”]

전문가와 침수 원인을 검증해봤습니다.

먼저 지하 공간과 주변 배수로 등을 포함한 당시 아파트 전체 침수량을 실측했습니다.

[김재영/충남대 환경공학과 박사과정 : “침수됐던 깊이를 재고 있습니다. 이 깊이는 아파트 면적과 함께 곱하면 아파트에서 비로 인해 침수되었던 침수량을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 아파트 전체 침수량은 9,425㎥였습니다.

이어 아파트 내에 내린 비의 양을 계산했습니다.

아파트 내 배수구가 막힌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아파트에 들어찬 비의 양은 944㎥.

전체 침수량의 10%에 불과했습니다.

외부에서 다량의 빗물이 유입됐다는 얘깁니다.

논란이 된 아파트 옆 산책로.

밑에는 복개천 형태의 배수로가 있고, 3면으로 둘러싸인 댐 같은 모양샙니다.

실험 결과 당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 이 배수로로 유입된 빗물은 무려 약 3만㎥.

배수로 한계치를 4천㎥ 초과한 양입니다.

해당 배수로에서는 당시 토사와 비닐 등 폐기물 만 2천 톤이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배수로 관리가 제대로 안 된 탓에 8천㎥가 넘는 다량의 물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찬 걸로 추정된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서동일/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배수로가 감당을 못해서 결국은 코스모스 아파트 쪽으로 물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관리를 지속해서 해줘야 하는데...”]

주민들은 이를 토대로 아파트 침수가 명백한 인재라며 해당 구청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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