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제 빠진 ‘반쪽 제설’…제설장비 임차기간 단축 탓

입력 2021.03.04 (23:40) 수정 2021.03.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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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릉시는 지난해 11월 최근 겨울 기상 상황을 분석했다며, 눈 오지 않는 날씨에 맞춰 제설장비 임차 기간을 대폭 줄였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임차 기간이 끝난 뒤 폭설이 내리면서, 제설장비 운용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규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폭설이 쏟아진 지난 1일, 동해고속도로 위를 제설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갑니다.

도로에 쌓인 눈을 삽날로 밀어내고 이어 제설제를 뿌려댑니다.

하지만 강릉 도심의 제설작업은 달랐습니다.

눈을 도로변으로 밀어내지만, 제설제는 뿌리지 않습니다.

눈 내린 이틀 동안 강릉 도심에 제설장비 30여 대가 투입됐는데, 이 가운데 10대만 제설제를 살포했습니다.

이로 인해, 제설 효과는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정용수/강릉시민 : "햇볕이 많이 쬐고 해서 그 다음 날 바로 녹겠다 생각했는데 너무 안 녹아서, 저도 길가에 손님들 들어오시게 하기 위해서 눈을 계속 치우고 있는데…."]

눈이 내리기 전에 강릉시의 제설장비 임차 기간이 끝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강릉시가 급히 추가 임차를 추진했지만, 제설제 분사 장치를 다시 장착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제설장비 관리/음성변조 : "(분사기 설치하려면) 가동도 해봐야 하고, 전기선, 컴퓨터… 뭐, 엄청 걸려요. 아이고, 한두 시간으로는 턱도 없어요."]

강릉시 임차 계약에도 불만이 많습니다.

임차 기간 전후 열흘 동안 추가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비용은 평상시의 1/3인 임차 기간의 단가를 적용했습니다.

[곽희은/민주노총 강릉지역지부 지부장 : "제설에 투입된 장비들이 제대로 된 노임 단가를 받지를 못하는 그런 일이 발생했고요. (일부 장비는 제설현장에) 들어가지 않고 작업에 투입하지도 않은 문제점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강릉지역에 눈 소식이 예보된 가운데, 강릉시는 또다시 제설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강릉시는 제설장비 임차 기간을 다시 정할 때 이번 폭설 사례를 감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규엽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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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설제 빠진 ‘반쪽 제설’…제설장비 임차기간 단축 탓
    • 입력 2021-03-04 23:40:10
    • 수정2021-03-05 00:12:55
    뉴스9(강릉)
[앵커]

강릉시는 지난해 11월 최근 겨울 기상 상황을 분석했다며, 눈 오지 않는 날씨에 맞춰 제설장비 임차 기간을 대폭 줄였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임차 기간이 끝난 뒤 폭설이 내리면서, 제설장비 운용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규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폭설이 쏟아진 지난 1일, 동해고속도로 위를 제설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갑니다.

도로에 쌓인 눈을 삽날로 밀어내고 이어 제설제를 뿌려댑니다.

하지만 강릉 도심의 제설작업은 달랐습니다.

눈을 도로변으로 밀어내지만, 제설제는 뿌리지 않습니다.

눈 내린 이틀 동안 강릉 도심에 제설장비 30여 대가 투입됐는데, 이 가운데 10대만 제설제를 살포했습니다.

이로 인해, 제설 효과는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정용수/강릉시민 : "햇볕이 많이 쬐고 해서 그 다음 날 바로 녹겠다 생각했는데 너무 안 녹아서, 저도 길가에 손님들 들어오시게 하기 위해서 눈을 계속 치우고 있는데…."]

눈이 내리기 전에 강릉시의 제설장비 임차 기간이 끝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강릉시가 급히 추가 임차를 추진했지만, 제설제 분사 장치를 다시 장착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제설장비 관리/음성변조 : "(분사기 설치하려면) 가동도 해봐야 하고, 전기선, 컴퓨터… 뭐, 엄청 걸려요. 아이고, 한두 시간으로는 턱도 없어요."]

강릉시 임차 계약에도 불만이 많습니다.

임차 기간 전후 열흘 동안 추가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비용은 평상시의 1/3인 임차 기간의 단가를 적용했습니다.

[곽희은/민주노총 강릉지역지부 지부장 : "제설에 투입된 장비들이 제대로 된 노임 단가를 받지를 못하는 그런 일이 발생했고요. (일부 장비는 제설현장에) 들어가지 않고 작업에 투입하지도 않은 문제점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강릉지역에 눈 소식이 예보된 가운데, 강릉시는 또다시 제설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강릉시는 제설장비 임차 기간을 다시 정할 때 이번 폭설 사례를 감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규엽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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