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뜬 뉴욕주지사, ‘성희롱’으로 날개 없는 추락

입력 2021.03.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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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일약 전국구 스타 정치인으로 떠오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바닥 모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들이 침묵을 깨고 잇따라 폭로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 시작

2월 24일 쿠오모 주지사의 전 보좌관 린지 보일런이 쿠오모 주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단 둘이 사무실에 있을 때 쿠오모가 강제로 키스를 했다는 것입니다. 또 자신의 신체를 만지는가 하면 한번은 비행기 안에서 옷 벗기 게임을 제안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언론에 "보일런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다"라고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보일런은 지난해 12월에도 SNS를 통해 같은 주장을 했던 터여서 반복된 폭로와 주지사의 거듭된 부인 속에 성추행 의혹은 묻히는 듯 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의 전 비서 샬럿 베넷 [사진출처 :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쿠오모 주지사의 전 비서 샬럿 베넷 [사진출처 :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그런데 사흘 뒤 또다른 피해자가 등장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의 비서였던 샬럿 베넷이 쿠오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것입니다.

베넷은 지난해 6월 나이든 남성과의 성관계를 해본 적 있는지 묻는 등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일은 주지사 사무실에 단 둘이 있을 때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멘토로서 행동했다고 생각하며 어떤 식으로든 부적절하게 행동하려는 의도가 있지는 않았다"라고 말하며 이번에도 성희롱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파장

존경받는 저명한 주지사의 잇단 성희롱 의혹 폭로는 곧바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쿠오모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주지사 직을 수행하는 데 도덕적 흠결이 있다는 것입니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 안에서도 쿠오모 주지사를 성토하는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알레샌드라 비아지 뉴욕주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당신은 괴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신이 물러날 시간"이라고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비아지 의원은 쿠오모 주지사는 부하 직원의 심리를 조종하고 억압하는 분명한 패턴을 보였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습니다.

현지시간 2일 쿠오모 주지사의 뉴욕 맨해튼 사무실 앞에서 시민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현지시간 2일 쿠오모 주지사의 뉴욕 맨해튼 사무실 앞에서 시민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 기회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사과 성명을 내고 수습을 시도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둔감하거나 지나치게 개인적일 수 있었음을 이제 알게 됐다고 말하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성희롱의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는 "사무실 내 누구와도 부적절하게 접촉한 적이 없으며, 장난치려는 의도로 사람들을 놀리고 사생활에 대한 농담을 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앞선 사과의 표현에 진정성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가 자신에게 제기된 성희롱 의혹들을 조사하도록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조사위원장으로 거론된 인물이 쿠오모 주지사와 오랫동안 가까운 사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은 격화됐습니다.

캐슬린 라이스 뉴욕주 연방 하원의원은 "피고인이 조사 책임자를 임명하는 법은 없다"고 쿠오모 주지사의 '꼼수'를 꼬집었습니다.

정치권에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쿠오모 주지사의 '셀프 수사'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 결정타

이런 와중에 세번째 성추행 피해 폭로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3월 1일 일반인 여성 애나 러치의 사진 한 장을 실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쿠오모 주지사가 러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고 러치는 심하게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애나 러치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출처 :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애나 러치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출처 :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이날 친구 결혼식 피로연에서 쿠오모 주지사를 처음 만났다는 러치는 쿠오모가 자신의 등 아랫쪽 맨살에 손을 갖다 대는가 하면 두 손으로 뺨을 만지며 '키스해도 되겠냐'고 속삭였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습니다.

이전의 두 성희롱 사건들과 다른 점은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폐쇄적인 주지사 사무실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던 개방된 장소였다는 점입니다.

앞선 성희롱 피해자들과 달리 이번에는 사진 한 장이 성추행의 결정적인 증거로 등장하면서 쿠오모 주지사를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 불똥

쿠오모 주지사의 성희롱 의혹은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에게로 튀었습니다.

크리스 쿠오모는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의 친동생으로 CNN의 저녁 황금시간대에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하는 간판 앵커입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좌),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우)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좌),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우)

크리스 쿠오모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휩쓸던 당시 친형인 쿠오모 주지사를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뉴욕주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며 친형을 한껏 몰아세우기도 하고 "엄마가 형한테 전화 좀 하래" "형보다 내가 더 잘생겼다" 등 친형제간에 격의없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코로나19로 지친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CNN은 유명 인사인 가족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윤리규정이 있습니다. 공정한 보도와 이해충돌 방지 목적입니다.

하지만 CNN은 쿠오모 형제에게는 예외를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 쿠오모는 3월 1일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친형에 대해 잇따라 제기된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나는 그 내용을 다룰 수 없다. 그는 나의 형이기 때문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칼럼을 통해 "지난 봄 형을 인터뷰할 때 크리스 쿠오모의 시청률은 치솟았다. 지금 그것은 논의 금지 대상이 됐다"라며 크리스 쿠오모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가 소탈한 코로나19 브리핑으로 주가를 높일 때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그를 인터뷰하더니 스캔들이 불거지자 다시금 원칙을 들먹이는 것은 기회주의적인 태도라는 것입니다.

■ 사과

결국 앤드루 쿠오모는 현지시간 3월 3일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서서 공개 사과를 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성희롱 의혹들에 대해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깊이 사과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결코 누군가를 부적절하게 만진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쇄도하는 주지사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물러나지 않겠다. 나는 뉴욕 주민들에 의해 선출됐다"고도 말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현지시간 3일 기자회견에서 성희롱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현지시간 3일 기자회견에서 성희롱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쿠오모 주지사의 사과와 해명에도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려는 측근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의 수석 고문과 공보 담당 비서관을 비롯해 사직서를 낸 참모가 적어도 6명에 이른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제 뉴욕주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여기에 뉴욕주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수 1만 5천 명을 8천5백 명으로 축소한 의혹에 대해서도 연방수사국과 검찰이 이미 조사에 나선 상태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 함께 코로나19로 도탄에 빠진 미국에 희망과 신뢰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대통령감'이란 칭송을 받던 쿠오모 주지사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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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뜬 뉴욕주지사, ‘성희롱’으로 날개 없는 추락
    • 입력 2021-03-05 07:00:54
    취재K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일약 전국구 스타 정치인으로 떠오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바닥 모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들이 침묵을 깨고 잇따라 폭로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 시작

2월 24일 쿠오모 주지사의 전 보좌관 린지 보일런이 쿠오모 주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단 둘이 사무실에 있을 때 쿠오모가 강제로 키스를 했다는 것입니다. 또 자신의 신체를 만지는가 하면 한번은 비행기 안에서 옷 벗기 게임을 제안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언론에 "보일런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다"라고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보일런은 지난해 12월에도 SNS를 통해 같은 주장을 했던 터여서 반복된 폭로와 주지사의 거듭된 부인 속에 성추행 의혹은 묻히는 듯 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의 전 비서 샬럿 베넷 [사진출처 :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그런데 사흘 뒤 또다른 피해자가 등장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의 비서였던 샬럿 베넷이 쿠오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것입니다.

베넷은 지난해 6월 나이든 남성과의 성관계를 해본 적 있는지 묻는 등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일은 주지사 사무실에 단 둘이 있을 때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멘토로서 행동했다고 생각하며 어떤 식으로든 부적절하게 행동하려는 의도가 있지는 않았다"라고 말하며 이번에도 성희롱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파장

존경받는 저명한 주지사의 잇단 성희롱 의혹 폭로는 곧바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쿠오모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주지사 직을 수행하는 데 도덕적 흠결이 있다는 것입니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 안에서도 쿠오모 주지사를 성토하는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알레샌드라 비아지 뉴욕주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당신은 괴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신이 물러날 시간"이라고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비아지 의원은 쿠오모 주지사는 부하 직원의 심리를 조종하고 억압하는 분명한 패턴을 보였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습니다.

현지시간 2일 쿠오모 주지사의 뉴욕 맨해튼 사무실 앞에서 시민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 기회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사과 성명을 내고 수습을 시도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둔감하거나 지나치게 개인적일 수 있었음을 이제 알게 됐다고 말하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성희롱의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는 "사무실 내 누구와도 부적절하게 접촉한 적이 없으며, 장난치려는 의도로 사람들을 놀리고 사생활에 대한 농담을 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앞선 사과의 표현에 진정성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가 자신에게 제기된 성희롱 의혹들을 조사하도록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조사위원장으로 거론된 인물이 쿠오모 주지사와 오랫동안 가까운 사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은 격화됐습니다.

캐슬린 라이스 뉴욕주 연방 하원의원은 "피고인이 조사 책임자를 임명하는 법은 없다"고 쿠오모 주지사의 '꼼수'를 꼬집었습니다.

정치권에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쿠오모 주지사의 '셀프 수사'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 결정타

이런 와중에 세번째 성추행 피해 폭로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3월 1일 일반인 여성 애나 러치의 사진 한 장을 실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쿠오모 주지사가 러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고 러치는 심하게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애나 러치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출처 :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이날 친구 결혼식 피로연에서 쿠오모 주지사를 처음 만났다는 러치는 쿠오모가 자신의 등 아랫쪽 맨살에 손을 갖다 대는가 하면 두 손으로 뺨을 만지며 '키스해도 되겠냐'고 속삭였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습니다.

이전의 두 성희롱 사건들과 다른 점은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폐쇄적인 주지사 사무실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던 개방된 장소였다는 점입니다.

앞선 성희롱 피해자들과 달리 이번에는 사진 한 장이 성추행의 결정적인 증거로 등장하면서 쿠오모 주지사를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 불똥

쿠오모 주지사의 성희롱 의혹은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에게로 튀었습니다.

크리스 쿠오모는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의 친동생으로 CNN의 저녁 황금시간대에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하는 간판 앵커입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좌),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우)
크리스 쿠오모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휩쓸던 당시 친형인 쿠오모 주지사를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뉴욕주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며 친형을 한껏 몰아세우기도 하고 "엄마가 형한테 전화 좀 하래" "형보다 내가 더 잘생겼다" 등 친형제간에 격의없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코로나19로 지친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CNN은 유명 인사인 가족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윤리규정이 있습니다. 공정한 보도와 이해충돌 방지 목적입니다.

하지만 CNN은 쿠오모 형제에게는 예외를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 쿠오모는 3월 1일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친형에 대해 잇따라 제기된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나는 그 내용을 다룰 수 없다. 그는 나의 형이기 때문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칼럼을 통해 "지난 봄 형을 인터뷰할 때 크리스 쿠오모의 시청률은 치솟았다. 지금 그것은 논의 금지 대상이 됐다"라며 크리스 쿠오모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가 소탈한 코로나19 브리핑으로 주가를 높일 때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그를 인터뷰하더니 스캔들이 불거지자 다시금 원칙을 들먹이는 것은 기회주의적인 태도라는 것입니다.

■ 사과

결국 앤드루 쿠오모는 현지시간 3월 3일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서서 공개 사과를 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성희롱 의혹들에 대해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깊이 사과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결코 누군가를 부적절하게 만진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쇄도하는 주지사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물러나지 않겠다. 나는 뉴욕 주민들에 의해 선출됐다"고도 말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현지시간 3일 기자회견에서 성희롱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쿠오모 주지사의 사과와 해명에도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려는 측근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의 수석 고문과 공보 담당 비서관을 비롯해 사직서를 낸 참모가 적어도 6명에 이른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제 뉴욕주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여기에 뉴욕주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수 1만 5천 명을 8천5백 명으로 축소한 의혹에 대해서도 연방수사국과 검찰이 이미 조사에 나선 상태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 함께 코로나19로 도탄에 빠진 미국에 희망과 신뢰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대통령감'이란 칭송을 받던 쿠오모 주지사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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