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제주대 총장 “지방대 미달사태,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

입력 2021.03.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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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도 수능 응시 인원 자체가 6만 3천 명 감소... 상당수 대학이 정원 채우지 못해
- 대학 운영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 자발적으로 정원 줄이기 어려워
- 정원 감축은 연쇄적으로 교수, 교직원 등의 규모 축소로 이어져 쉬운 일 아냐
- 지방대 위기는 수도권 집중이 가져온 현상...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 국가균형발전이 가장 시급한 과제... 지역에서 교육하고, 취업하고, 생활하게 해야
- 대학 통합 여러 번 시도했지만 캠퍼스 분리된 상황에서 명칭만 통합 별 효과 없어
- 해당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대학 졸업생을 우선 채용하는 제도의 법제화 필요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3월 5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송석언 총장(제주대학교,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



▷ 오태훈 : 최근 한 지방대학교가 신입생 추가 모집 광고를 했는데 ‘수능 미응시자 지원 가능, 희망 학과 100% 보장’ 이런 문구가 들어가면서 씁쓸한 관심 모았습니다. 학생 수 자체가 요즘에 줄면서 특히 지역 대학의 신입생 등록률이 역대 최저 기록했다고 하고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이 어떤 상황인지, 또 이 위기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해법들 필요할지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 맡고 계십니다. 제주대학교의 송석언 총장을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송석언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3월이고 새 학기 개강했을 것 같은데 제주대는 입학식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먼저.

▶ 송석언 : 저희 원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겸해서 2월 24일에 실시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가 멈추지 않아서 입학식 행사를 비대면으로 해서 오리엔테이션을 겸해서 행사했습니다.

▷ 오태훈 : 비대면으로 치렀군요?

▶ 송석언 : 네, 네.

▷ 오태훈 : 3월의 대학 캠퍼스 분위기 생각해 보면 학생들 뭐 후배들 들어온다고 참 반갑기도 하고 또 동아리 광고라든가 학회 모집하는 것들 많이 플래카드 붙어 있었던 생각이 나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 아니라면서요.

▶ 송석언 : 아무래도 지금 전하고 다르죠. 달라서 모든 게 이제 전부 화상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학내에는 과거와 같이 무슨 플래카드 붙이고 하는 이런 것들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올해도 비대면 수업은 계속됩니까?

▶ 송석언 : 네, 올해도 전년도와 유사하게 비대면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30명 기준해서 수강생이 30명 이하인 경우에는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고 그다음에 30명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는데 성질상 대면 수업이 부득이하게 필요한 그런 수업인 경우에는 30명이라도 소위 거리 두기 공간이 가능한 강의실을 통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렇군요. 이렇게 코로나 때문에 대학의 모습이라든가 분위기도 좀 달라지고 위기 맞고 있습니다만 또 학령인구가 줄면서 입시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2021학년도 대입 추가 모집 규모가 2만 명 넘어서면서 최고 수준의 미달 사태 발생하고 있다고 하던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송석언 : 전 대학이 다 걱정하고 있죠. 걱정하고 있고 저희 대학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 정시 지원 인원이 작년보다 한 16%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대학 2월 28일 기준으로 해서 등록이 다 마감됐는데 다행히 저희 대학은 충원율 100%를 달성했습니다. 그래서 내년도 입시에서도 올해와 같은 충원율을 100% 달성하기 위한 소위 입시 정책 이런 아이디어를 계속 짜내고 있는데 아마 다른 대학들도 이러한 정원 충원율을 미달성하는 그런 걱정 속에 많은 고심들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 오태훈 : 몇 년 전만 해도 대학 가기 힘들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이제는 충원율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 송석언 : 네, 그렇죠.

▷ 오태훈 : 지금 미달되는 다른 대학들도 꽤 있습니까?

▶ 송석언 : 21년도 수능 인원이 한국사 응시 인원을 기준으로 보면 한 6만 3천 명 정도 감소했거든요. 아마 2월 28일 기준 등록이 다 마감됐으니까 아마 이제 조금 있으면 통계가 다 나올 겁니다.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이 대다수, 상당히 많은 대학이 그렇게 예상되어집니다.

▷ 오태훈 : 요즘에 시중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을 닫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 그동안 우려했던 부분들이 현실로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학생 수가 준다는 건 이전부터 많은 경고가 있었잖아요.

▶ 송석언 : 그렇죠.

▷ 오태훈 : 그런데 대학이 여기에 대해서 좀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어떤 상황이었는지, 또 대학에서는 이런 위기가 닥칠 때까지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왔는지 하지만 또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 좀 말씀해주시죠.

▶ 송석언 : 과거에 이런 걸 예상해서 정부에서도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편 적이 있거든요. 소위 구조조정이 되는 핵심 내용은 입학 정원을 줄이는 그런 구조조정이었는데 특히 지방 대학에서 많이 정원을 줄이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정원을 줄였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정원을 대폭 줄이게 되면 대학 운영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그런 현실적인 구조 속에서 무턱대고 자발적으로 정원을 줄이기가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었거든요. 그래서 최소화하는 형식으로 정원을 좀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는데 아마 이게 올해부터 지금 대학마다 피부로 와닿는 학령인구 감소 이거에 의해서 내년 입시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자체 정원 조정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겠는가 이런 예측이 좀 되기도 합니다.

▷ 오태훈 : 구조조정을 해야만 그나마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앞서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입학 정원을 줄인다거나 규모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고 하셨어요. 현실적인 문제라고 하면 우선 학생이 줄면 대학 규모도 축소해야 되고 교수 숫자도 좀 줄어야 될 것 같고 또 교직원들 숫자도 좀 줄여야 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 송석언 : 그게 다 연동이 되죠. 그러니까 연동이 되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모든 규모를 축소해야 되는데 그게 쉬운 사안이 아니죠.

▷ 오태훈 : 학생 수 주는 것 외에도 지방대의 위기가 좀 현실화되는 또 다른 이유들도 뭐가 좀 있을까요, 그러면?

▶ 송석언 : 네, 그건 뭐 아마 전 국민이 다 아시지 않겠는가 하는데 지방대의 위기라는 게 확실히 수도권 집중이라는 현상이 결국 가져온 건데 그건 이제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서 일자리 문제,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전부 수도권으로 몰리는 게 아닌가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지역기반 산업의 불균형에 따르는 그 여파로 인해서 지방 대학도 소용돌이에 좀 같이 묻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오태훈 : 지방의 유수한 국립대학도 예전만큼의 위상을 지금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송합니다만 좀 현실인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송석언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국립대도 이런데 지역에 많은 사립대가 존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쪽은 더 안 좋겠네요?

▶ 송석언 : 저희들은 국립대학 내용만 공유를 하고 있으니까 사립대학의 내면은 저희들이 사실 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부로 표현된 걸 보면 사립대학에서도 상당히 심각한 정도로 지금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제.

▷ 오태훈 : 이게 단순히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니고 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고 또 국립대, 사립대를 나눌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학생 수는 계속해서 줄 수밖에 없는 것이 미래의 현실인데 어떤 해법들이 있을까요?

▶ 송석언 : 저희도 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 이것이 지금 가장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산업의 불균형 이런 것들의 좀 해소를 통해서. 그래야 그 지역에서 교육을 하고 지역에서 졸업 후에 취업을 하고 그래서 그 지역에서 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이런 구조를 만들어야 이게 근원적으로 해결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 오태훈 : 국가균형발전이라든가 산업의 불균형 해소 이건 좀 거시적인 부분일 것 같고요. 당장 내년도 걱정이 되는 상황인데 지금 보니까 이번에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통합해서 경상국립대학교로 출범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학생 수가 주니까 국내 대학을 좀 이렇게 서로 같이 통폐합한다든가 이렇게 하는 시각들도 좀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움직임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송석언 : 지금 그게 사실은 뭐 경상대하고 경남과학기술대학이 통합된 그 케이스가 처음은 아닙니다. 뭐 저희 대학도 2008년도에 제주교육대학하고 통합을 해서 지금 운영을 하고 있고요. 부산대학도 오래전에 그다음에 경북대학, 전남대학, 전북대학 이렇게 다 그 주변에 이렇게 끼리 다 통합을 했습니다, 사실은. 통합을 했는데 통합을 해서 단지 대학의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차원으로 하기는 했는데 사실은 그 후속타가 좀 없어요.

▷ 오태훈 : 자구책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으로 정착할 수는 없군요?

▶ 송석언 : 네, 좀 아직은 미진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좀 통합을 해서 대학의 경쟁력이나 그다음에 대학 운영에 있어서 어떤 비용의 효율적인 배분 이런 것들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사실 캠퍼스가 분리된 상태에서 명칭만 합치는 이렇게 해서는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명칭만 통합을 해서 캠퍼스가 분리돼 있는 건 오히려 대학 운영에 있어서는 굉장히 뭐라고 그럴까요.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그래서 통합을 하게 되면 통합에 따른 진정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 그 후속적인 그런 정책을 좀 해줘야 될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렇겠네요. 그러니까 행정상으로는 뭐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지고 그러면 학생 수도 좀 이렇게 확보가 되니까 나을 수도 있겠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정작 학생들의 수업이라든가 현장에서 움직이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캠퍼스가 다른데, 떨어져 있는데 운영상에 좀 어려움들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도 수도권에 있는 대학들은 뭐 경쟁률 세다고 그러고 학생들 많은 지원자가 좀 몰린다고는 하는데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좀 끌어올리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라든가 어떤 이런 것들도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을 좀 생각해 두고 계신 게 좀 있으신지요.

▶ 송석언 : 지금 정부에서도 노력은 하고 있는 걸로 저희들이 보고 있습니다. 뭐 지방 대학의 어떤 활성화를 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사업들이 있는데 물론 뭐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이렇게 좀 잘될 수 있다고는 보이는데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혁신도시를 통해서 그 지역 대학 졸업생 채용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아주 실질적으로 채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강력한 법제화가 필요한데 그런 법제화가 아직 잘돼 있지 않고 그래서 뭐 이번 21대 국회에서 많은 의원님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좀 인식을 하셔서 입법의 어떤 강행 규정화하는 이런 것도 좀 필요하고 그다음에 혁신공유대학 사업 것들이 있는데요. 이런 것도 이제 금년도 시행이 되는데 이 사업 내용을 제가 세세하게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좀 모자랄 것 같은데 혁신공유대학 사업 같은 것도 각 지역에 특화될 수 있는 형태로 시행될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이 배려가 돼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런데 뭐 우리 각 도마다 있는 나름 특화할 수 있는 게 있는데 어느 지역만 선정을 해버리고 어디는 선정을 하지 아니하면. 이게 아까 우리 얘기한 지방 대학의 어떤 위기 이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사업인데 그런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런 것들도 전 지역에 공동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그래서...

▷ 오태훈 : 대학마다 모든 똑같은 학과가 다 존재하고 이런 거보다는 좀 각 지역에 맞게끔, 산업에 맞게끔, 문화에 맞게끔 특화된 학과들 같은 것들도 좀 신설한다거나 이런 노력들도 좀 필요하겠군요.

▶ 송석언 : 그렇죠.

▷ 오태훈 :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제 앞서서도 제일 초반에 말씀하셨습니다만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강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은 오히려 좀 지방 대학에는 이걸 활성화하는 것도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떠신지요.

▶ 송석언 : 이게 오히려 거꾸로 공간적인 걸 초월하는 그런 대학을 지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지방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도 소위 강의의 질을 통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그래서 예컨대 A 지역에서도 B 지역 대학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그런 걸 하면 굉장히 새로운 유형의 어떤 대학 교육이 조성돼서 지방과 수도권이라는 개념이 좀 무너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겠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좀, 상상도 해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국립거점대학의 이러한 위기 속에서 좀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심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역할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끝으로 말씀해주시죠.

▶ 송석언 : 저희들 거점대학은 우선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책임져야 될 그런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립거점대학이 우선 각 지역에서 책임 있는 공교육을 선도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고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책임 있게 준비를 하고 또 미래지향적인 그런 국가 산업을 각 지역에 유치할 수 있는. 그래서 대학이 그걸 기초적으로 준비해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차원에서 저희 우리 10개의 거점대학은 매주 화요일 10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2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가 하는 그런 공동의 논의를 하고 있고 그게 작년 10월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저희 논의된 걸 가지고 교육부 내지는 그다음 국회에 계속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아주 나름 회의를 통한 고심을 전달한 내용이 실현될 수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또 기대를 좀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석언 : 고맙습니다.

▷ 오태훈 : 제주대학교 송석언 총장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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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제주대 총장 “지방대 미달사태,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
    • 입력 2021-03-05 15:22:12
    최영일의 시사본부
- 21년도 수능 응시 인원 자체가 6만 3천 명 감소... 상당수 대학이 정원 채우지 못해
- 대학 운영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 자발적으로 정원 줄이기 어려워
- 정원 감축은 연쇄적으로 교수, 교직원 등의 규모 축소로 이어져 쉬운 일 아냐
- 지방대 위기는 수도권 집중이 가져온 현상...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 국가균형발전이 가장 시급한 과제... 지역에서 교육하고, 취업하고, 생활하게 해야
- 대학 통합 여러 번 시도했지만 캠퍼스 분리된 상황에서 명칭만 통합 별 효과 없어
- 해당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대학 졸업생을 우선 채용하는 제도의 법제화 필요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3월 5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송석언 총장(제주대학교,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



▷ 오태훈 : 최근 한 지방대학교가 신입생 추가 모집 광고를 했는데 ‘수능 미응시자 지원 가능, 희망 학과 100% 보장’ 이런 문구가 들어가면서 씁쓸한 관심 모았습니다. 학생 수 자체가 요즘에 줄면서 특히 지역 대학의 신입생 등록률이 역대 최저 기록했다고 하고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이 어떤 상황인지, 또 이 위기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해법들 필요할지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 맡고 계십니다. 제주대학교의 송석언 총장을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송석언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3월이고 새 학기 개강했을 것 같은데 제주대는 입학식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먼저.

▶ 송석언 : 저희 원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겸해서 2월 24일에 실시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가 멈추지 않아서 입학식 행사를 비대면으로 해서 오리엔테이션을 겸해서 행사했습니다.

▷ 오태훈 : 비대면으로 치렀군요?

▶ 송석언 : 네, 네.

▷ 오태훈 : 3월의 대학 캠퍼스 분위기 생각해 보면 학생들 뭐 후배들 들어온다고 참 반갑기도 하고 또 동아리 광고라든가 학회 모집하는 것들 많이 플래카드 붙어 있었던 생각이 나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 아니라면서요.

▶ 송석언 : 아무래도 지금 전하고 다르죠. 달라서 모든 게 이제 전부 화상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학내에는 과거와 같이 무슨 플래카드 붙이고 하는 이런 것들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올해도 비대면 수업은 계속됩니까?

▶ 송석언 : 네, 올해도 전년도와 유사하게 비대면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30명 기준해서 수강생이 30명 이하인 경우에는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고 그다음에 30명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는데 성질상 대면 수업이 부득이하게 필요한 그런 수업인 경우에는 30명이라도 소위 거리 두기 공간이 가능한 강의실을 통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렇군요. 이렇게 코로나 때문에 대학의 모습이라든가 분위기도 좀 달라지고 위기 맞고 있습니다만 또 학령인구가 줄면서 입시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2021학년도 대입 추가 모집 규모가 2만 명 넘어서면서 최고 수준의 미달 사태 발생하고 있다고 하던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송석언 : 전 대학이 다 걱정하고 있죠. 걱정하고 있고 저희 대학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 정시 지원 인원이 작년보다 한 16%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대학 2월 28일 기준으로 해서 등록이 다 마감됐는데 다행히 저희 대학은 충원율 100%를 달성했습니다. 그래서 내년도 입시에서도 올해와 같은 충원율을 100% 달성하기 위한 소위 입시 정책 이런 아이디어를 계속 짜내고 있는데 아마 다른 대학들도 이러한 정원 충원율을 미달성하는 그런 걱정 속에 많은 고심들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 오태훈 : 몇 년 전만 해도 대학 가기 힘들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이제는 충원율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 송석언 : 네, 그렇죠.

▷ 오태훈 : 지금 미달되는 다른 대학들도 꽤 있습니까?

▶ 송석언 : 21년도 수능 인원이 한국사 응시 인원을 기준으로 보면 한 6만 3천 명 정도 감소했거든요. 아마 2월 28일 기준 등록이 다 마감됐으니까 아마 이제 조금 있으면 통계가 다 나올 겁니다.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이 대다수, 상당히 많은 대학이 그렇게 예상되어집니다.

▷ 오태훈 : 요즘에 시중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을 닫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 그동안 우려했던 부분들이 현실로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학생 수가 준다는 건 이전부터 많은 경고가 있었잖아요.

▶ 송석언 : 그렇죠.

▷ 오태훈 : 그런데 대학이 여기에 대해서 좀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어떤 상황이었는지, 또 대학에서는 이런 위기가 닥칠 때까지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왔는지 하지만 또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 좀 말씀해주시죠.

▶ 송석언 : 과거에 이런 걸 예상해서 정부에서도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편 적이 있거든요. 소위 구조조정이 되는 핵심 내용은 입학 정원을 줄이는 그런 구조조정이었는데 특히 지방 대학에서 많이 정원을 줄이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정원을 줄였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정원을 대폭 줄이게 되면 대학 운영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그런 현실적인 구조 속에서 무턱대고 자발적으로 정원을 줄이기가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었거든요. 그래서 최소화하는 형식으로 정원을 좀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는데 아마 이게 올해부터 지금 대학마다 피부로 와닿는 학령인구 감소 이거에 의해서 내년 입시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자체 정원 조정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겠는가 이런 예측이 좀 되기도 합니다.

▷ 오태훈 : 구조조정을 해야만 그나마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앞서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입학 정원을 줄인다거나 규모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고 하셨어요. 현실적인 문제라고 하면 우선 학생이 줄면 대학 규모도 축소해야 되고 교수 숫자도 좀 줄어야 될 것 같고 또 교직원들 숫자도 좀 줄여야 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 송석언 : 그게 다 연동이 되죠. 그러니까 연동이 되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모든 규모를 축소해야 되는데 그게 쉬운 사안이 아니죠.

▷ 오태훈 : 학생 수 주는 것 외에도 지방대의 위기가 좀 현실화되는 또 다른 이유들도 뭐가 좀 있을까요, 그러면?

▶ 송석언 : 네, 그건 뭐 아마 전 국민이 다 아시지 않겠는가 하는데 지방대의 위기라는 게 확실히 수도권 집중이라는 현상이 결국 가져온 건데 그건 이제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서 일자리 문제,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전부 수도권으로 몰리는 게 아닌가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지역기반 산업의 불균형에 따르는 그 여파로 인해서 지방 대학도 소용돌이에 좀 같이 묻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오태훈 : 지방의 유수한 국립대학도 예전만큼의 위상을 지금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송합니다만 좀 현실인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송석언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국립대도 이런데 지역에 많은 사립대가 존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쪽은 더 안 좋겠네요?

▶ 송석언 : 저희들은 국립대학 내용만 공유를 하고 있으니까 사립대학의 내면은 저희들이 사실 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부로 표현된 걸 보면 사립대학에서도 상당히 심각한 정도로 지금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제.

▷ 오태훈 : 이게 단순히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니고 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고 또 국립대, 사립대를 나눌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학생 수는 계속해서 줄 수밖에 없는 것이 미래의 현실인데 어떤 해법들이 있을까요?

▶ 송석언 : 저희도 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 이것이 지금 가장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산업의 불균형 이런 것들의 좀 해소를 통해서. 그래야 그 지역에서 교육을 하고 지역에서 졸업 후에 취업을 하고 그래서 그 지역에서 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이런 구조를 만들어야 이게 근원적으로 해결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 오태훈 : 국가균형발전이라든가 산업의 불균형 해소 이건 좀 거시적인 부분일 것 같고요. 당장 내년도 걱정이 되는 상황인데 지금 보니까 이번에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통합해서 경상국립대학교로 출범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학생 수가 주니까 국내 대학을 좀 이렇게 서로 같이 통폐합한다든가 이렇게 하는 시각들도 좀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움직임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송석언 : 지금 그게 사실은 뭐 경상대하고 경남과학기술대학이 통합된 그 케이스가 처음은 아닙니다. 뭐 저희 대학도 2008년도에 제주교육대학하고 통합을 해서 지금 운영을 하고 있고요. 부산대학도 오래전에 그다음에 경북대학, 전남대학, 전북대학 이렇게 다 그 주변에 이렇게 끼리 다 통합을 했습니다, 사실은. 통합을 했는데 통합을 해서 단지 대학의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차원으로 하기는 했는데 사실은 그 후속타가 좀 없어요.

▷ 오태훈 : 자구책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으로 정착할 수는 없군요?

▶ 송석언 : 네, 좀 아직은 미진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좀 통합을 해서 대학의 경쟁력이나 그다음에 대학 운영에 있어서 어떤 비용의 효율적인 배분 이런 것들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사실 캠퍼스가 분리된 상태에서 명칭만 합치는 이렇게 해서는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명칭만 통합을 해서 캠퍼스가 분리돼 있는 건 오히려 대학 운영에 있어서는 굉장히 뭐라고 그럴까요.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그래서 통합을 하게 되면 통합에 따른 진정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 그 후속적인 그런 정책을 좀 해줘야 될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렇겠네요. 그러니까 행정상으로는 뭐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지고 그러면 학생 수도 좀 이렇게 확보가 되니까 나을 수도 있겠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정작 학생들의 수업이라든가 현장에서 움직이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캠퍼스가 다른데, 떨어져 있는데 운영상에 좀 어려움들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도 수도권에 있는 대학들은 뭐 경쟁률 세다고 그러고 학생들 많은 지원자가 좀 몰린다고는 하는데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좀 끌어올리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라든가 어떤 이런 것들도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을 좀 생각해 두고 계신 게 좀 있으신지요.

▶ 송석언 : 지금 정부에서도 노력은 하고 있는 걸로 저희들이 보고 있습니다. 뭐 지방 대학의 어떤 활성화를 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사업들이 있는데 물론 뭐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이렇게 좀 잘될 수 있다고는 보이는데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혁신도시를 통해서 그 지역 대학 졸업생 채용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아주 실질적으로 채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강력한 법제화가 필요한데 그런 법제화가 아직 잘돼 있지 않고 그래서 뭐 이번 21대 국회에서 많은 의원님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좀 인식을 하셔서 입법의 어떤 강행 규정화하는 이런 것도 좀 필요하고 그다음에 혁신공유대학 사업 것들이 있는데요. 이런 것도 이제 금년도 시행이 되는데 이 사업 내용을 제가 세세하게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좀 모자랄 것 같은데 혁신공유대학 사업 같은 것도 각 지역에 특화될 수 있는 형태로 시행될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이 배려가 돼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런데 뭐 우리 각 도마다 있는 나름 특화할 수 있는 게 있는데 어느 지역만 선정을 해버리고 어디는 선정을 하지 아니하면. 이게 아까 우리 얘기한 지방 대학의 어떤 위기 이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사업인데 그런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런 것들도 전 지역에 공동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그래서...

▷ 오태훈 : 대학마다 모든 똑같은 학과가 다 존재하고 이런 거보다는 좀 각 지역에 맞게끔, 산업에 맞게끔, 문화에 맞게끔 특화된 학과들 같은 것들도 좀 신설한다거나 이런 노력들도 좀 필요하겠군요.

▶ 송석언 : 그렇죠.

▷ 오태훈 :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제 앞서서도 제일 초반에 말씀하셨습니다만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강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은 오히려 좀 지방 대학에는 이걸 활성화하는 것도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떠신지요.

▶ 송석언 : 이게 오히려 거꾸로 공간적인 걸 초월하는 그런 대학을 지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지방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도 소위 강의의 질을 통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그래서 예컨대 A 지역에서도 B 지역 대학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그런 걸 하면 굉장히 새로운 유형의 어떤 대학 교육이 조성돼서 지방과 수도권이라는 개념이 좀 무너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겠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좀, 상상도 해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국립거점대학의 이러한 위기 속에서 좀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심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역할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끝으로 말씀해주시죠.

▶ 송석언 : 저희들 거점대학은 우선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책임져야 될 그런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립거점대학이 우선 각 지역에서 책임 있는 공교육을 선도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고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책임 있게 준비를 하고 또 미래지향적인 그런 국가 산업을 각 지역에 유치할 수 있는. 그래서 대학이 그걸 기초적으로 준비해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차원에서 저희 우리 10개의 거점대학은 매주 화요일 10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2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가 하는 그런 공동의 논의를 하고 있고 그게 작년 10월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저희 논의된 걸 가지고 교육부 내지는 그다음 국회에 계속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아주 나름 회의를 통한 고심을 전달한 내용이 실현될 수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또 기대를 좀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석언 : 고맙습니다.

▷ 오태훈 : 제주대학교 송석언 총장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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