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 “폭탄 터진 줄”…휴일 아침 뒤흔든 ‘폭발 추정’ 화재, 주민 9명 부상

입력 2021.03.06 (16:19) 수정 2021.03.0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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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

오늘(6일) 오전 7시 45분쯤 서울 성북구의 15층 짜리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큰 폭발음을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파트 6층에서 발생한 화재였습니다. 불은 베란다를 타고 7층까지 번졌고, 전기 공급도 끊겼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옷을 챙겨입을 겨를도 없었던 탓에 잠옷차림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폭탄이 터진 것처럼 쾅 소리가 크게 났다"면서 "잠을 자고 있던 딸을 깨워서 급하게 나와보니 6층 창문이 완전히 깨져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폭발 추정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인근에 남아 있는 사고 흔적.폭발 추정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인근에 남아 있는 사고 흔적.

A 씨의 말처럼 현장에는 폭발 사고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불이 난 아파트에서 50m정도 떨어진 도로에는 김치냉장고가 떨어져 있었고, 안에 있던 김치 등 음식물이 주변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가벼운 옷가지들은 100m 정도 날아가 주변 나뭇가지에 걸려있었습니다. 이 아파트는 복도식 구조였는데, 폭발 충격으로 복도 쪽 콘크리트 난간도 힘없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불이 난 세대에 살던 70대 남성 송 모 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고, 평소 천식을 앓고 있던 9층 주민도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7명은 허리 통증 등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주민 6명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다가 구조됐습니다.

아파트 6층에서 발생한 불이 베란다를 타고 윗 집으로 번진 모습아파트 6층에서 발생한 불이 베란다를 타고 윗 집으로 번진 모습

이 아파트는 지어진 지 15년 정도 된 임대아파트입니다. 사고가 난 세대에 살던 송 씨는 혼자 거주해왔습니다. 송 씨와 친분이 있는 주민 B 씨는 "송 씨가 시내버스 운전을 하다 퇴직하고 가끔씩 관광버스 운전을 했다"면서 "자녀는 없고, 강아지와 둘이서 생활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스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보일러와 가스배관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습니다.

불이 난 아파트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는 않았는데, 소방당국은 의무설치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1992년부터 16층 이상 아파트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고, 2005년부터는 11층 이상 아파트로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아파트에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합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2005년에 준공됐지만, 2005년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아파트에 대해서는 새로운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설치 대상이 아닙니다.

관할 구청은 이번 사고로 아파트에 균열이 생겼는지 등 안전 진단을 진행하는 동안 이재민 45명이 머무를 수 있는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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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6 16:19:19
    • 수정2021-03-06 22: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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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

오늘(6일) 오전 7시 45분쯤 서울 성북구의 15층 짜리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큰 폭발음을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파트 6층에서 발생한 화재였습니다. 불은 베란다를 타고 7층까지 번졌고, 전기 공급도 끊겼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옷을 챙겨입을 겨를도 없었던 탓에 잠옷차림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폭탄이 터진 것처럼 쾅 소리가 크게 났다"면서 "잠을 자고 있던 딸을 깨워서 급하게 나와보니 6층 창문이 완전히 깨져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폭발 추정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인근에 남아 있는 사고 흔적.
A 씨의 말처럼 현장에는 폭발 사고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불이 난 아파트에서 50m정도 떨어진 도로에는 김치냉장고가 떨어져 있었고, 안에 있던 김치 등 음식물이 주변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가벼운 옷가지들은 100m 정도 날아가 주변 나뭇가지에 걸려있었습니다. 이 아파트는 복도식 구조였는데, 폭발 충격으로 복도 쪽 콘크리트 난간도 힘없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불이 난 세대에 살던 70대 남성 송 모 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고, 평소 천식을 앓고 있던 9층 주민도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7명은 허리 통증 등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주민 6명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다가 구조됐습니다.

아파트 6층에서 발생한 불이 베란다를 타고 윗 집으로 번진 모습
이 아파트는 지어진 지 15년 정도 된 임대아파트입니다. 사고가 난 세대에 살던 송 씨는 혼자 거주해왔습니다. 송 씨와 친분이 있는 주민 B 씨는 "송 씨가 시내버스 운전을 하다 퇴직하고 가끔씩 관광버스 운전을 했다"면서 "자녀는 없고, 강아지와 둘이서 생활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스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보일러와 가스배관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습니다.

불이 난 아파트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는 않았는데, 소방당국은 의무설치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1992년부터 16층 이상 아파트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고, 2005년부터는 11층 이상 아파트로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아파트에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합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2005년에 준공됐지만, 2005년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아파트에 대해서는 새로운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설치 대상이 아닙니다.

관할 구청은 이번 사고로 아파트에 균열이 생겼는지 등 안전 진단을 진행하는 동안 이재민 45명이 머무를 수 있는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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