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롤러코스터’ 날씨…기온 변동폭 관측 이후 ‘두번째’

입력 2021.03.07 (19:01) 수정 2021.03.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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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5일 '경칩' 절기도 지났는데요.

지난 겨울을 돌이켜보면 갑자기 추워졌다가 따뜻해지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변동성이 심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2월까지 지난 겨울철 날씨를 분석한 기상청 자료가 나왔습니다.


■ 1월 '최강 한파'와 '고온'…'롤러코스터' 날씨

지난 겨울은 차가운 대륙 고기압과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으며 기온의 변동폭이 1973년 관측 이후 두번째로 컸습니다.

특히 1월의 경우 1년 중 가장 추운 달인 만큼 한파의 기세가 매서웠습니다. 1월 7~10일까지 4일 연속 일 최저기온이 역대 가장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1월 8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8.6도로 2001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추위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곧이어 1월 21~ 25일은 5일 연속으로 전국 평균 일 최고기온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요. 특히 1월 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13.9도까지 치솟아 89년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1월을 되돌아보니 정말 혼이 빠질 정도로 아찔한 '롤러코스터' 위에 우리가 있었던 셈입니다. 1월 기온만 봤을 때 변동폭은 역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이어지는 2월에는 대륙 고기압 대신 남쪽의 이동성 고기압과 뜨거운 일사에 의한 때이른 고온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남쪽에서는 봄꽃의 개화가 시작되기도 했는데, 2월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5도 높아 관측 이후 두번째를 기록했습니다.


■ 눈비 잦았지만 전국 강수량은 '최저 6위'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번갈아 우리나라를 지나며 기온의 변동폭이 컸던 만큼 강수 역시 잦았습니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서울 등 중부와 호남지방은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대가 자주 유입된 반면 강원 영동지역은 눈비가 아주 적었습니다. 겨울 내내 누적 강수량이 11.5mm에 불과해 관측 이후 최저 1위였는데요.

강원 영동에 폭설이 내린 건 2월이 아닌, 지난 삼일절 연휴였습니다. 전국 평균 강수량도 46.7mm로 예년의 11.3%에 그쳐 1973년 관측 이후 6번째로 적었습니다.


■ 지난 겨울 이상현상, 원인은 '북극'에 있었다

지난 겨울에 우리가 경험한 극단적인 날씨의 원인은 일단 북극에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1월 상순까지는 북극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아 제트기류가 약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극 주변 우랄 산맥 부근에 따뜻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우리나라에 북극발 한기가 자주 내려오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기상청은 올1월에는 성층권의 기온이 갑자기 높아지며 극 소용돌이가 평년보다 약해지는 '성층권 돌연승온'(SSW: Sudden Stratospheric Warming)을 불러온 점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북극의 겨울, 24시간 밤이 계속되며 대류권 위의 성층권은 영하 60도 아래로 내려가는데요. 차가운 성층권의 영향으로 북극 상공에는 서풍을 동반한 극 소용돌이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북극이 온난화로 뜨거워지면 성층권의 기온 역시 갑자기 상승하게 되고 결국 북극 상공의 제트기류를 약화시킨다고 알려져있습니다.


■ 적도 바다 '라니냐' 영향도 더해져, 전 세계 기상재해로 신음

현재 진행형인 '라니냐' 역시 지난 겨울 날씨를 주무른 강력한 변수였습니다.

라니냐 때문에 적도 부근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대신 필리핀 부근 서태평양의 수온은 상승했는데요. 라니냐의 도미노 효과로 우리나라 북동쪽에 저기압이 자주 만들어져 12월과 1월에 차가운 북풍을 몰고 왔습니다.

또 1월 중순 이후에 고온 현상이 이어진 것은 우랄 산맥 부근 따뜻한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대륙 고기압 약화를 불러왔고 대신 남쪽 뜨거운 바람이 자주 불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 겨울 기상재해가 잇따랐습니다.

미국은 본토의 70% 이상이 눈으로 덮이고 텍사스 주에 이례적 폭설과 한파로 인해 1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또 대만에서는 북극발 한파로 인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요.


지난 겨울, 냉탕에서 온탕으로 변동폭이 극대화된 날씨와 이로 인한 재해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은 봄철에는 또 어떤 기상이변들이 찾아오게 될까요. 기상청은 3월부터 5월까지 평균기온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5월에는 때이른 더위로 여름이 찾아오는 속도가 빨라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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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겨울 ‘롤러코스터’ 날씨…기온 변동폭 관측 이후 ‘두번째’
    • 입력 2021-03-07 19:01:54
    • 수정2021-03-07 19:02:14
    취재K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5일 '경칩' 절기도 지났는데요.

지난 겨울을 돌이켜보면 갑자기 추워졌다가 따뜻해지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변동성이 심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2월까지 지난 겨울철 날씨를 분석한 기상청 자료가 나왔습니다.


■ 1월 '최강 한파'와 '고온'…'롤러코스터' 날씨

지난 겨울은 차가운 대륙 고기압과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으며 기온의 변동폭이 1973년 관측 이후 두번째로 컸습니다.

특히 1월의 경우 1년 중 가장 추운 달인 만큼 한파의 기세가 매서웠습니다. 1월 7~10일까지 4일 연속 일 최저기온이 역대 가장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1월 8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8.6도로 2001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추위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곧이어 1월 21~ 25일은 5일 연속으로 전국 평균 일 최고기온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요. 특히 1월 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13.9도까지 치솟아 89년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1월을 되돌아보니 정말 혼이 빠질 정도로 아찔한 '롤러코스터' 위에 우리가 있었던 셈입니다. 1월 기온만 봤을 때 변동폭은 역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이어지는 2월에는 대륙 고기압 대신 남쪽의 이동성 고기압과 뜨거운 일사에 의한 때이른 고온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남쪽에서는 봄꽃의 개화가 시작되기도 했는데, 2월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5도 높아 관측 이후 두번째를 기록했습니다.


■ 눈비 잦았지만 전국 강수량은 '최저 6위'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번갈아 우리나라를 지나며 기온의 변동폭이 컸던 만큼 강수 역시 잦았습니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서울 등 중부와 호남지방은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대가 자주 유입된 반면 강원 영동지역은 눈비가 아주 적었습니다. 겨울 내내 누적 강수량이 11.5mm에 불과해 관측 이후 최저 1위였는데요.

강원 영동에 폭설이 내린 건 2월이 아닌, 지난 삼일절 연휴였습니다. 전국 평균 강수량도 46.7mm로 예년의 11.3%에 그쳐 1973년 관측 이후 6번째로 적었습니다.


■ 지난 겨울 이상현상, 원인은 '북극'에 있었다

지난 겨울에 우리가 경험한 극단적인 날씨의 원인은 일단 북극에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1월 상순까지는 북극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아 제트기류가 약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극 주변 우랄 산맥 부근에 따뜻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우리나라에 북극발 한기가 자주 내려오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기상청은 올1월에는 성층권의 기온이 갑자기 높아지며 극 소용돌이가 평년보다 약해지는 '성층권 돌연승온'(SSW: Sudden Stratospheric Warming)을 불러온 점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북극의 겨울, 24시간 밤이 계속되며 대류권 위의 성층권은 영하 60도 아래로 내려가는데요. 차가운 성층권의 영향으로 북극 상공에는 서풍을 동반한 극 소용돌이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북극이 온난화로 뜨거워지면 성층권의 기온 역시 갑자기 상승하게 되고 결국 북극 상공의 제트기류를 약화시킨다고 알려져있습니다.


■ 적도 바다 '라니냐' 영향도 더해져, 전 세계 기상재해로 신음

현재 진행형인 '라니냐' 역시 지난 겨울 날씨를 주무른 강력한 변수였습니다.

라니냐 때문에 적도 부근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대신 필리핀 부근 서태평양의 수온은 상승했는데요. 라니냐의 도미노 효과로 우리나라 북동쪽에 저기압이 자주 만들어져 12월과 1월에 차가운 북풍을 몰고 왔습니다.

또 1월 중순 이후에 고온 현상이 이어진 것은 우랄 산맥 부근 따뜻한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대륙 고기압 약화를 불러왔고 대신 남쪽 뜨거운 바람이 자주 불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 겨울 기상재해가 잇따랐습니다.

미국은 본토의 70% 이상이 눈으로 덮이고 텍사스 주에 이례적 폭설과 한파로 인해 1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또 대만에서는 북극발 한파로 인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요.


지난 겨울, 냉탕에서 온탕으로 변동폭이 극대화된 날씨와 이로 인한 재해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은 봄철에는 또 어떤 기상이변들이 찾아오게 될까요. 기상청은 3월부터 5월까지 평균기온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5월에는 때이른 더위로 여름이 찾아오는 속도가 빨라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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