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전라도 화이자, 경상도 AZ백신…접종 차별?” 근거 없어

입력 2021.03.10 (05:00) 수정 2021.03.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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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달 말 시작됐습니다. 현재까지 요양기관 종사자들과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등 모두 38만여 명(9일 0시 기준)이 접종을 마쳤는데요.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특정 지역에만 접종 혜택이 이뤄진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의학적 기준을 모두 충족한 백신들을 근거없이 따져, 지역을 홀대한다는 엉뚱한 논리까지 이어진 겁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3일 <"마스크 벗는 날 기대합니다." 호남권 화이자 백신 첫 접종>이라는 제목의 모 언론사 기사에는 "전라도 지역만 화이자 접종을 하고, 경상도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다"는 내용의 댓글들이 지속해서 달렸습니다.


과연 국내에서 화이자 등 백신 접종이 전라도 지역에만 편중된 것일까요? 사실을 따져봤습니다.

■ 화이자 전국 첫 접종은 '서울'…국립중앙의료원 환경미화원이 '1호'

화이자 백신 접종은 지난달 27일 시작됐습니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확진자 병동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 정미경 씨가 '화이자 접종 1호'입니다.

국내 화이자 백신 첫 접종자,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근무 정미경 씨 (2월 27일 KBS 뉴스9 캡처)국내 화이자 백신 첫 접종자,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근무 정미경 씨 (2월 27일 KBS 뉴스9 캡처)

그렇다면 광주광역시 조선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처음 접종한 3일은 어떨까요? 같은 날 부산에서도 의료진의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특정 지역만 맞는다는 주장은 전제부터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주장들이 확산했던 기사 제목은 '호남권 화이자 첫 접종'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호남 지역에서의 첫 접종이라고 강조한 것일 뿐, 화이자 첫 접종은 서울에서 이미 지난달 시작된 것입니다.

■ 화이자 접종률 1위 전남…접종 대상자 778명 "세종 다음으로 소규모"

전국별 화이자 백신 접종률을 알아봤습니다. 질병청은 백신별 접종률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은 현재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접종합니다.

정부가 매일 공개하고 있는 예방접종 현황에는 코로나치료병원 통계가 따로 기록돼있습니다. 이 수치가 화이자 백신 수치인 셈입니다.

9일 0시 기준 전국에서 화이자 백신은 6,208명이 접종했습니다. 전남은 9일 0시 기준 화이자 백신 접종률은 32.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뒤이어 경남 31.1%, 충남 28.8% 순이었는데요.

전남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인 접종 대상자가 778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255명이 접종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 747명에 비해 전국에서 화이자 접종 대상자 수가 두 번째로 적었는데요. 병원 종사자 수가 적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접종률이 높았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남과 전북, 광주광역시를 묶어 '전라'로 계산하면 480명, 부산, 대구와 울산, 경북 경남을 함께 '경상'으로 집계하면 1,363명으로 '경상'이 화이자 백신을 더 많이 맞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전라'의 경우 대상자 2,966명 중 480명이 접종을 마쳐 16%, '경상'은 대상자 12,698명 가운데 1,363명이 접종을 하여 10% 수준입니다. 경북에서 아직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화이자 접종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지역은 경북 외에도 대전과 세종, 제주였습니다. 접종이 시작되지 않은 지역들의 지리적 위치도 제각각이었는데요. 지역별 차이는 어디서 나타나는 것일까요?

■전남 "인구 적은 편"…. 경북 "전체 접종률은 높아…. 화이자 배송 시점 시군마다 달라"

전남도청 관계자는 "시군 보건소 직원들이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러나 접종률 높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잘 가지는 않는다. 백신이 도착한 첫 주 주말에 접종 실적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접종)인구수가 다른 시도에 비해 적다 보니 조금만 (접종)해도 비율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9일 기준 화이자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경북도청 관계자에게도 물었습니다.

경북도청 관계자는 "전체 백신 접종률은 51.5%다. 화이자 백신은 감염병 전담치료 병원에 10일부터 배송되고, 11일에 접종 시작될 것으로 본다. 전국적으로 같은 날짜에 배송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화이자 백신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다시 배분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전체 백신의 전국 접종률은 1차 접종대상 기준 49.8%인데요. 전남 51.9%, 경북 51.5%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두 지역별 차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시도별 화이자 접종 인구수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도 살펴보겠습니다.

■ 상급종합병원 서울에 밀집…일반 병원 포함 시 경기 1위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의 예방접종사업 지침(2일자 1판)도 살펴봤습니다. 보건당국은 중증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병원(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들을 예방접종 대상자로 앞서 분류했는데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전국에 얼마나 설치되어 있는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통해 파악해봤습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많은 지역일수록 백신 접종 대상인 종사자들도 상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 있는데요.

상급종합병원은 필수진료과목 등 20개 이상의 진료과목, 각 과목 전문의 등을 지정요건을 갖춘 고난도의 의료행위를 하는 종합병원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서울에 모두 14곳으로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31%를 차지해 가장 많았습니다.

대신 경기도는 100개 이상의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 62곳으로 서울 42곳보다 많았습니다. 30개 이상의 병상을 갖춘 병원까지 더하면 경기도가 병원급 의료기관은 가장 많았는데요.

보건당국은 특히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거점전담병원과 감염병 전담병원의 '전체 종사자'로 접종대상을 확대하고, 현재 들어와 있는 화이자 백신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도 추후 접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화이자 백신을 전라도 등 특정 지역에만 접종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현재 전국 코로나치료병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 상황에 따라 접종률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전남 지역의 화이자 '접종률'이 높은 것은 접종 대상인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규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울러 병원급 의료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도 지역별 기관 수와 규모에 따라 접종률에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팩트체크 내용은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체크살 ‘백신에도 ‘지역 차별’? 백신 접종을 둘러싼 허위 정보’ 바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ukD3lpAuSyk

◆ 진실을 향한 더 깊은 시선 [팩트체크K 보러 가기]
◆ 영상으로 한 번에 팩트체크 [체크살 보러 가기]

취재지원:조현영 팩트체크 인턴기자 supermax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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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전라도 화이자, 경상도 AZ백신…접종 차별?” 근거 없어
    • 입력 2021-03-10 05:00:42
    • 수정2021-03-10 13:44:40
    팩트체크K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달 말 시작됐습니다. 현재까지 요양기관 종사자들과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등 모두 38만여 명(9일 0시 기준)이 접종을 마쳤는데요.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특정 지역에만 접종 혜택이 이뤄진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의학적 기준을 모두 충족한 백신들을 근거없이 따져, 지역을 홀대한다는 엉뚱한 논리까지 이어진 겁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3일 <"마스크 벗는 날 기대합니다." 호남권 화이자 백신 첫 접종>이라는 제목의 모 언론사 기사에는 "전라도 지역만 화이자 접종을 하고, 경상도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다"는 내용의 댓글들이 지속해서 달렸습니다.


과연 국내에서 화이자 등 백신 접종이 전라도 지역에만 편중된 것일까요? 사실을 따져봤습니다.

■ 화이자 전국 첫 접종은 '서울'…국립중앙의료원 환경미화원이 '1호'

화이자 백신 접종은 지난달 27일 시작됐습니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확진자 병동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 정미경 씨가 '화이자 접종 1호'입니다.

국내 화이자 백신 첫 접종자,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근무 정미경 씨 (2월 27일 KBS 뉴스9 캡처)
그렇다면 광주광역시 조선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처음 접종한 3일은 어떨까요? 같은 날 부산에서도 의료진의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특정 지역만 맞는다는 주장은 전제부터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주장들이 확산했던 기사 제목은 '호남권 화이자 첫 접종'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호남 지역에서의 첫 접종이라고 강조한 것일 뿐, 화이자 첫 접종은 서울에서 이미 지난달 시작된 것입니다.

■ 화이자 접종률 1위 전남…접종 대상자 778명 "세종 다음으로 소규모"

전국별 화이자 백신 접종률을 알아봤습니다. 질병청은 백신별 접종률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은 현재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접종합니다.

정부가 매일 공개하고 있는 예방접종 현황에는 코로나치료병원 통계가 따로 기록돼있습니다. 이 수치가 화이자 백신 수치인 셈입니다.

9일 0시 기준 전국에서 화이자 백신은 6,208명이 접종했습니다. 전남은 9일 0시 기준 화이자 백신 접종률은 32.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뒤이어 경남 31.1%, 충남 28.8% 순이었는데요.

전남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인 접종 대상자가 778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255명이 접종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 747명에 비해 전국에서 화이자 접종 대상자 수가 두 번째로 적었는데요. 병원 종사자 수가 적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접종률이 높았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남과 전북, 광주광역시를 묶어 '전라'로 계산하면 480명, 부산, 대구와 울산, 경북 경남을 함께 '경상'으로 집계하면 1,363명으로 '경상'이 화이자 백신을 더 많이 맞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전라'의 경우 대상자 2,966명 중 480명이 접종을 마쳐 16%, '경상'은 대상자 12,698명 가운데 1,363명이 접종을 하여 10% 수준입니다. 경북에서 아직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화이자 접종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지역은 경북 외에도 대전과 세종, 제주였습니다. 접종이 시작되지 않은 지역들의 지리적 위치도 제각각이었는데요. 지역별 차이는 어디서 나타나는 것일까요?

■전남 "인구 적은 편"…. 경북 "전체 접종률은 높아…. 화이자 배송 시점 시군마다 달라"

전남도청 관계자는 "시군 보건소 직원들이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러나 접종률 높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잘 가지는 않는다. 백신이 도착한 첫 주 주말에 접종 실적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접종)인구수가 다른 시도에 비해 적다 보니 조금만 (접종)해도 비율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9일 기준 화이자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경북도청 관계자에게도 물었습니다.

경북도청 관계자는 "전체 백신 접종률은 51.5%다. 화이자 백신은 감염병 전담치료 병원에 10일부터 배송되고, 11일에 접종 시작될 것으로 본다. 전국적으로 같은 날짜에 배송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화이자 백신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다시 배분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전체 백신의 전국 접종률은 1차 접종대상 기준 49.8%인데요. 전남 51.9%, 경북 51.5%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두 지역별 차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시도별 화이자 접종 인구수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도 살펴보겠습니다.

■ 상급종합병원 서울에 밀집…일반 병원 포함 시 경기 1위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의 예방접종사업 지침(2일자 1판)도 살펴봤습니다. 보건당국은 중증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병원(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들을 예방접종 대상자로 앞서 분류했는데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전국에 얼마나 설치되어 있는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통해 파악해봤습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많은 지역일수록 백신 접종 대상인 종사자들도 상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 있는데요.

상급종합병원은 필수진료과목 등 20개 이상의 진료과목, 각 과목 전문의 등을 지정요건을 갖춘 고난도의 의료행위를 하는 종합병원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서울에 모두 14곳으로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31%를 차지해 가장 많았습니다.

대신 경기도는 100개 이상의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 62곳으로 서울 42곳보다 많았습니다. 30개 이상의 병상을 갖춘 병원까지 더하면 경기도가 병원급 의료기관은 가장 많았는데요.

보건당국은 특히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거점전담병원과 감염병 전담병원의 '전체 종사자'로 접종대상을 확대하고, 현재 들어와 있는 화이자 백신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도 추후 접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화이자 백신을 전라도 등 특정 지역에만 접종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현재 전국 코로나치료병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 상황에 따라 접종률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전남 지역의 화이자 '접종률'이 높은 것은 접종 대상인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규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울러 병원급 의료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도 지역별 기관 수와 규모에 따라 접종률에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팩트체크 내용은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체크살 ‘백신에도 ‘지역 차별’? 백신 접종을 둘러싼 허위 정보’ 바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ukD3lpAuS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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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지원:조현영 팩트체크 인턴기자 supermax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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