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잠시 휴대전화 좀…”…순식간에 게임머니 결제

입력 2021.03.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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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에게 휴대전화 빌려준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텐데요.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며 남의 휴대전화를 빌린 뒤, 몇 분 만에 백만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30대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피해자만 20명, 피해 금액은 4천 5백여만 원에 이르는데, 6~70대 어르신들이 주로 범행의 대상이 됐습니다.

■ 휴대전화 잠깐 빌려줬다가 150만 원 게임머니 결제

이 남성은 올해 초 부산 사상구의 한 숙박업소를 찾았습니다. 주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인부들이 묵을 방 서너 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 여의치 않았던 70대 숙박업소 직원은 반가운 마음에 친절히 그를 맞았습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 수리를 맡겼는데 혹시 전화 좀 빌릴 수 있느냐"는 남성의 말에 자신의 휴대전화까지 내어줬습니다.

몇 분 뒤 휴대전화를 돌려준 남성은 잠시 뒤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났습니다.

숙박업소 계산대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몰래 소액결제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숙박업소 계산대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몰래 소액결제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하지만 인부들의 숙소가 필요하다던 남성은 몇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고, 결국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숙박업소 직원은 뭔가 찜찜한 마음에 통신사에 확인 전화를 걸었는데요. 휴대전화를 빌려준 몇 분 사이 150여만 원이 소액결제돼 있었습니다. 포커, 고스톱 등의 게임을 할 수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사이트의 '게임 머니'를 산 것이었죠.

실수로 원치 않는 소액 결제를 하게 될까 봐 한도도 낮춰둔 상태였는데, 이 남성은 한도까지 높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숙박업소에서 범행 후 달아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숙박업소에서 범행 후 달아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 휴대전화 사용법 서툰 어르신 노린 범죄…소액 결제 기록 잘 확인해야

이 남성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1년 동안 부산과 경남 일대를 돌며 주로 고령자가 일하는 숙박업소나 편의점 등에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렇게 가로챈 돈은 4천 5백여만 원. 피해자들이 휴대전화 사용법을 잘 모른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심지어 피해자의 명의로 결제한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한 뒤, 자신에게 다시 계좌 이체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는데요. 이 남성은 결국 대전의 한 숙박업소에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이 남성을 컴퓨터 등 사용 사기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수년 전부터 이런 수법의 범행이 이뤄져 왔다며, 평소 소액 결제 기록을 잘 확인하고,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 경찰에 빨리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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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 잠시 휴대전화 좀…”…순식간에 게임머니 결제
    • 입력 2021-03-11 14:36:54
    취재K

모르는 사람에게 휴대전화 빌려준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텐데요.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며 남의 휴대전화를 빌린 뒤, 몇 분 만에 백만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30대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피해자만 20명, 피해 금액은 4천 5백여만 원에 이르는데, 6~70대 어르신들이 주로 범행의 대상이 됐습니다.

■ 휴대전화 잠깐 빌려줬다가 150만 원 게임머니 결제

이 남성은 올해 초 부산 사상구의 한 숙박업소를 찾았습니다. 주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인부들이 묵을 방 서너 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 여의치 않았던 70대 숙박업소 직원은 반가운 마음에 친절히 그를 맞았습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 수리를 맡겼는데 혹시 전화 좀 빌릴 수 있느냐"는 남성의 말에 자신의 휴대전화까지 내어줬습니다.

몇 분 뒤 휴대전화를 돌려준 남성은 잠시 뒤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났습니다.

숙박업소 계산대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몰래 소액결제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하지만 인부들의 숙소가 필요하다던 남성은 몇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고, 결국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숙박업소 직원은 뭔가 찜찜한 마음에 통신사에 확인 전화를 걸었는데요. 휴대전화를 빌려준 몇 분 사이 150여만 원이 소액결제돼 있었습니다. 포커, 고스톱 등의 게임을 할 수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사이트의 '게임 머니'를 산 것이었죠.

실수로 원치 않는 소액 결제를 하게 될까 봐 한도도 낮춰둔 상태였는데, 이 남성은 한도까지 높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숙박업소에서 범행 후 달아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 휴대전화 사용법 서툰 어르신 노린 범죄…소액 결제 기록 잘 확인해야

이 남성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1년 동안 부산과 경남 일대를 돌며 주로 고령자가 일하는 숙박업소나 편의점 등에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렇게 가로챈 돈은 4천 5백여만 원. 피해자들이 휴대전화 사용법을 잘 모른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심지어 피해자의 명의로 결제한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한 뒤, 자신에게 다시 계좌 이체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는데요. 이 남성은 결국 대전의 한 숙박업소에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이 남성을 컴퓨터 등 사용 사기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수년 전부터 이런 수법의 범행이 이뤄져 왔다며, 평소 소액 결제 기록을 잘 확인하고,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 경찰에 빨리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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