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황사에, 짙은 안개까지…대기질 또 ‘나쁨’

입력 2021.03.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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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하늘이 계속 잿빛입니다. 우리나라 동서 방향에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인 데다가 중국발 오염물질까지 더해졌는데요. 오늘도 중부지방과 광주, 전북, 대구, 경북지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 이상으로 치솟겠습니다.

여기에 봄의 불청객 황사까지 발원했습니다. 발전소나 공장,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먼지가 대부분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라면 자연에 기원을 둔 황사는 입자가 큰 미세먼지(PM10) 농도를 끌어올립니다. 황사는 초미세먼지만큼 건강에 해롭지는 않지만, 중금속이 섞여 있을 수 있어 호흡기 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노출되는 걸 피해야 합니다.

■ 중국 내몽골과 고비 사막에서 황사 발원, 내일 영향

기상청은 어제(14일)부터 중국 내몽골과 고비 사막 부근에서 황사가 '매우 강한' 강도로 발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바이칼 호 부근과 중국 북동지방 사이의 기압 차이가 벌어지면서 시속 50~70km(15~20m/s)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엄청난 양의 모래 먼지를 실어나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늘(15일) 낮에도 중국 북부 지역에서 추가로 황사가 발원할 거로 예상되는데요.


황사 먼지는 비구름을 뒤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 사이에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제주도에 10~40mm, 전남 5~10mm, 중부와 전북, 영남 일부 지역은 5mm 안팎의 비가 내리겠는데요. 비가 그친 뒤 북풍에 실려 모래 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풍과 강수 효과 덕분에 내일은 경기 남부와 충북, 대구를 제외한 전국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되찾겠습니다. 하지만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PM10) 농도는 계속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짙은 안개에 섞인 스모그, 서해안 가시거리 100m 이하

대기 정체가 장기화하면서 먼지가 축적된 가운데 시야를 더욱 흐리게 만든 것은 '짙은 안개'입니다. 특히 서해안 지역은 오늘 아침 바다 안개가 밀려오면서, 가시거리가 100m 아래로 떨어져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습니다.


기상청은 안정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오늘 낮까지 서해안과 충남, 전북 내륙을 중심으로 안개가 계속 끼겠다고 예보했습니다. 서해대교나 영종대교, 인천대교 등 서해안에 인접한 교량이나 도로에서는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속도를 줄여 운행해야 합니다.

또 안개에 섞인 미세먼지가 '스모그' 형태로 정체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1952년 영국 런던에선 이 때문에 사상 최악의 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예보된 내일까지는 외출을 자제하는 등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수도권, 충남 '비상저감조치'...한중 영상회의도 개최


수도권과 충남 지역엔 오늘 새벽 6시부터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배출가스 5등급인 차량의 운행이 금지되고 인천과 충남의 석탄발전 총 34기 중 11기의 가동도 중지된 상태입니다.

환경부는 또, 내일(16일)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과 영상회의를 개최하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공조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대기 질 측정 자료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한국 15개 도시와 중국 35개 도시로 공유 범위를 확대하고 예보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미세먼지 논의가 주춤했지만, 다시 실질적인 협력이 재개돼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번 미세먼지는 다행히 오늘을 고비로 내일부터 물러가겠지만 3월은 1년 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시기입니다. 국제적인 공조, 국내에서의 지속적인 저감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미세먼지로 인한 '잿빛 하늘'은 사라질 수 없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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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의 불청객 황사에, 짙은 안개까지…대기질 또 ‘나쁨’
    • 입력 2021-03-15 11:38:36
    취재K

지난주부터 하늘이 계속 잿빛입니다. 우리나라 동서 방향에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인 데다가 중국발 오염물질까지 더해졌는데요. 오늘도 중부지방과 광주, 전북, 대구, 경북지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 이상으로 치솟겠습니다.

여기에 봄의 불청객 황사까지 발원했습니다. 발전소나 공장,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먼지가 대부분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라면 자연에 기원을 둔 황사는 입자가 큰 미세먼지(PM10) 농도를 끌어올립니다. 황사는 초미세먼지만큼 건강에 해롭지는 않지만, 중금속이 섞여 있을 수 있어 호흡기 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노출되는 걸 피해야 합니다.

■ 중국 내몽골과 고비 사막에서 황사 발원, 내일 영향

기상청은 어제(14일)부터 중국 내몽골과 고비 사막 부근에서 황사가 '매우 강한' 강도로 발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바이칼 호 부근과 중국 북동지방 사이의 기압 차이가 벌어지면서 시속 50~70km(15~20m/s)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엄청난 양의 모래 먼지를 실어나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늘(15일) 낮에도 중국 북부 지역에서 추가로 황사가 발원할 거로 예상되는데요.


황사 먼지는 비구름을 뒤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 사이에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제주도에 10~40mm, 전남 5~10mm, 중부와 전북, 영남 일부 지역은 5mm 안팎의 비가 내리겠는데요. 비가 그친 뒤 북풍에 실려 모래 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풍과 강수 효과 덕분에 내일은 경기 남부와 충북, 대구를 제외한 전국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되찾겠습니다. 하지만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PM10) 농도는 계속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짙은 안개에 섞인 스모그, 서해안 가시거리 100m 이하

대기 정체가 장기화하면서 먼지가 축적된 가운데 시야를 더욱 흐리게 만든 것은 '짙은 안개'입니다. 특히 서해안 지역은 오늘 아침 바다 안개가 밀려오면서, 가시거리가 100m 아래로 떨어져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습니다.


기상청은 안정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오늘 낮까지 서해안과 충남, 전북 내륙을 중심으로 안개가 계속 끼겠다고 예보했습니다. 서해대교나 영종대교, 인천대교 등 서해안에 인접한 교량이나 도로에서는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속도를 줄여 운행해야 합니다.

또 안개에 섞인 미세먼지가 '스모그' 형태로 정체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1952년 영국 런던에선 이 때문에 사상 최악의 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예보된 내일까지는 외출을 자제하는 등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수도권, 충남 '비상저감조치'...한중 영상회의도 개최


수도권과 충남 지역엔 오늘 새벽 6시부터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배출가스 5등급인 차량의 운행이 금지되고 인천과 충남의 석탄발전 총 34기 중 11기의 가동도 중지된 상태입니다.

환경부는 또, 내일(16일)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과 영상회의를 개최하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공조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대기 질 측정 자료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한국 15개 도시와 중국 35개 도시로 공유 범위를 확대하고 예보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미세먼지 논의가 주춤했지만, 다시 실질적인 협력이 재개돼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번 미세먼지는 다행히 오늘을 고비로 내일부터 물러가겠지만 3월은 1년 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시기입니다. 국제적인 공조, 국내에서의 지속적인 저감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미세먼지로 인한 '잿빛 하늘'은 사라질 수 없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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