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기증품 60% 폐기…‘혜택’보다는 “나눔에 행복을”

입력 2021.03.15 (14:04) 수정 2021.03.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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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 나눔보따리’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아름다운가게'는 물건을 기증받아 재활용해 판매하고, 그 수익을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쓰는 우리나라의 대표 비영리 공익재단입니다. 2002년, 첫 가게인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도시에 110여 개의 아름다운 가게가 있고, 해외에도 매장 한 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들이 쓰던 깨끗한 물건을 아낌없이 가져다주는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곳인데요. 아름다운 가게에는 많은 사람이 기증한 물건을 새것 같이 만들어 되팔아서 자원 재순환은 물론 판매 수익금으로 소외된 이웃을 도와 지역공동체 회복도 돕고 있습니다. 물건을 기증하는 사람들도 연말정산을 할 때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름다운 가게에 32만여 명이 아끼던 물품을 기증했고, 기증품들을 구매한 사람들은 2백50여만 명이나 됩니다. 후원자도 3천9백여 명, 자원활동가는 1만 9천여 명이나 되는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의 따뜻한 온정이 모여 아름다운 가게는 매년 어려운 이웃들을 도왔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주거비와 생계비,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대학생 장학금과 교육비 지원은 물론 인턴십을 통한 사회경험도 제공합니다. 이 모든 게 많은 사람이 되팔 수 있는 기증품을 아낌없이 가져다준 덕분입니다. 꼭 기증이 아니더라도 후원도 할 수 있는데요. 아래의 주소로 들어가서 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후원을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보호종료 아동 후원 지원 캠페인]
https://standdonate.beautifulstore.org/?utm_source=fund&utm_medium=homepage&utm_campaign=standdonate&utm_content=banner

새 주인을 찾지 못한  기증품.새 주인을 찾지 못한 기증품.

이렇게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려면 기증을 받은 물건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겠죠. 물건을 기증받아 아름다운 가게에 다시 진열하기까지 많은 봉사자의 손을 거칩니다. 각 지역 아름다운 가게로 직접 기증되거나 택배로 수거된 기증품들은 지역마다 위치한 되살림터로 향합니다. 되살림터에서는 의류와 잡화 등을 일일이 만져보고 살펴보며, 이 기증품이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 따져봅니다.

문제는 지난해 경남지역의 기증품 10개 가운데 6개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창원에 있는 경남되살림터를 찾았던 지난 9일에도 재활용할 수 없는 기증품들을 버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아뒀던 폐기될 옷은 모두 2.5톤에 달했습니다. 게다가 사용기한인 3년을 넘긴 마스크는 물론 포장지에 곰팡이가 핀 물건들도 기증되자마자 버려질 처지가 됐습니다.

지난해 경남지역의 기증품 폐기율은 62%나 됐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증품 수는 줄었지만, 지난 2019년에 비해 폐기율이 6% 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는 매년 기증품 절반 이상이 버려졌습니다. 아름다운 가게는 2년 전부터 폐기되는 물품에 대해서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물품이 버려지고 있는 겁니다. 기증품을 선별해 폐기하는 과정에서 많은 봉사자가 투입돼 불필요한 시간이 드는 데다 폐기비용까지 아름다운 가게에서 부담해야 해서 기증을 할 때 기증이 되는 물건인지 미리 알아보는 게 좋습니다.

아름다운 가게의 기증되는 물품 기준표.아름다운 가게의 기증되는 물품 기준표.

"지금 나에게 있는 것, 그게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으니까 그것을 나누는 자그마한 첫 행동이 나중에는 '아, 이게 기부구나.' 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가게 창원사파점을 방문해 취재하고 있던 날, 한 기증자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처럼 단순히 공제 혜택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마음을 실천으로 옮겨 나눔의 행복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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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기증품 60% 폐기…‘혜택’보다는 “나눔에 행복을”
    • 입력 2021-03-15 14:04:22
    • 수정2021-03-15 14:05:13
    취재후·사건후
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아름다운가게'는 물건을 기증받아 재활용해 판매하고, 그 수익을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쓰는 우리나라의 대표 비영리 공익재단입니다. 2002년, 첫 가게인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도시에 110여 개의 아름다운 가게가 있고, 해외에도 매장 한 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들이 쓰던 깨끗한 물건을 아낌없이 가져다주는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곳인데요. 아름다운 가게에는 많은 사람이 기증한 물건을 새것 같이 만들어 되팔아서 자원 재순환은 물론 판매 수익금으로 소외된 이웃을 도와 지역공동체 회복도 돕고 있습니다. 물건을 기증하는 사람들도 연말정산을 할 때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름다운 가게에 32만여 명이 아끼던 물품을 기증했고, 기증품들을 구매한 사람들은 2백50여만 명이나 됩니다. 후원자도 3천9백여 명, 자원활동가는 1만 9천여 명이나 되는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의 따뜻한 온정이 모여 아름다운 가게는 매년 어려운 이웃들을 도왔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주거비와 생계비,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대학생 장학금과 교육비 지원은 물론 인턴십을 통한 사회경험도 제공합니다. 이 모든 게 많은 사람이 되팔 수 있는 기증품을 아낌없이 가져다준 덕분입니다. 꼭 기증이 아니더라도 후원도 할 수 있는데요. 아래의 주소로 들어가서 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후원을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보호종료 아동 후원 지원 캠페인]
https://standdonate.beautifulstore.org/?utm_source=fund&utm_medium=homepage&utm_campaign=standdonate&utm_content=banner

새 주인을 찾지 못한  기증품.
이렇게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려면 기증을 받은 물건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겠죠. 물건을 기증받아 아름다운 가게에 다시 진열하기까지 많은 봉사자의 손을 거칩니다. 각 지역 아름다운 가게로 직접 기증되거나 택배로 수거된 기증품들은 지역마다 위치한 되살림터로 향합니다. 되살림터에서는 의류와 잡화 등을 일일이 만져보고 살펴보며, 이 기증품이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 따져봅니다.

문제는 지난해 경남지역의 기증품 10개 가운데 6개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창원에 있는 경남되살림터를 찾았던 지난 9일에도 재활용할 수 없는 기증품들을 버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아뒀던 폐기될 옷은 모두 2.5톤에 달했습니다. 게다가 사용기한인 3년을 넘긴 마스크는 물론 포장지에 곰팡이가 핀 물건들도 기증되자마자 버려질 처지가 됐습니다.

지난해 경남지역의 기증품 폐기율은 62%나 됐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증품 수는 줄었지만, 지난 2019년에 비해 폐기율이 6% 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는 매년 기증품 절반 이상이 버려졌습니다. 아름다운 가게는 2년 전부터 폐기되는 물품에 대해서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물품이 버려지고 있는 겁니다. 기증품을 선별해 폐기하는 과정에서 많은 봉사자가 투입돼 불필요한 시간이 드는 데다 폐기비용까지 아름다운 가게에서 부담해야 해서 기증을 할 때 기증이 되는 물건인지 미리 알아보는 게 좋습니다.

아름다운 가게의 기증되는 물품 기준표.
"지금 나에게 있는 것, 그게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으니까 그것을 나누는 자그마한 첫 행동이 나중에는 '아, 이게 기부구나.' 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가게 창원사파점을 방문해 취재하고 있던 날, 한 기증자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처럼 단순히 공제 혜택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마음을 실천으로 옮겨 나눔의 행복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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