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들은 말이 없습니다”…‘현피 참극’ 유가족 국민청원
입력 2021.03.16 (20:28)
수정 2021.03.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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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20대 남성의 어머니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 "죽은 제 아들은 말이 없습니다"…할 수 있는 건 '국민청원'뿐
"죽은 제 아들은 말이 없습니다" 지난 주말 숨진 20대 남성의 어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게시글 중 일부입니다.
아들은 주말인 지난 13일 새벽, 모바일 게임에서 시비가 붙은 30대 남성을 만나기 위해 거주지인 경기도에서 대전으로 갔다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온라인에서 다툰 사람들이 현실에서 만나 싸우는 이른바 '현피'가 당사자의 죽음으로 이어진 겁니다.
황망하게 가버린 아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조금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가해자가 아들을 자신이 사는 집으로 불러내고 미리 흉기를 준비해 약속 장소에 나갔음에도 경찰 조사에서 살인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에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억울함을 풀어보려고 CCTV나 채팅 내용 같은 증거물을 모아보려고 했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수사 자료라는 이유로,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해당 정보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숨진 아들을 둔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엄벌에 처해달라'고 국민 청원을 올리는 것뿐이었습니다.
국민청원 게시글 본문
■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진심 어린 사과 원한다"
유가족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숨진 아들이 하던 게임과 관련된 게시판에는 오히려 아들이 '현피'를 부추겼고 평소에도 위협적인 언행을 사용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게시글은 다른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으로 마치 소문처럼 빠르게 퍼졌습니다.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사건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이 게시글을 근거로 숨진 아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게임상에서 다툰 상대방과 싸우겠다며 직접 만나러 간 아들도 분명 잘못을 했다고 어머니는 말합니다. 하지만 흉기를 휘두른 상대방과 잘못의 크기를 따져야 하는 상황은 유가족으로서는 분명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숨진 아들의 어머니는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또, 살인이라는 중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또, 아들의 죽음이 억울하게 잊히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게 숨진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지막 호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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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아들은 말이 없습니다”…‘현피 참극’ 유가족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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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3-16 20:28:51
- 수정2021-03-16 20:36:12
■ "죽은 제 아들은 말이 없습니다"…할 수 있는 건 '국민청원'뿐
"죽은 제 아들은 말이 없습니다" 지난 주말 숨진 20대 남성의 어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게시글 중 일부입니다.
아들은 주말인 지난 13일 새벽, 모바일 게임에서 시비가 붙은 30대 남성을 만나기 위해 거주지인 경기도에서 대전으로 갔다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온라인에서 다툰 사람들이 현실에서 만나 싸우는 이른바 '현피'가 당사자의 죽음으로 이어진 겁니다.
황망하게 가버린 아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조금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가해자가 아들을 자신이 사는 집으로 불러내고 미리 흉기를 준비해 약속 장소에 나갔음에도 경찰 조사에서 살인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에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억울함을 풀어보려고 CCTV나 채팅 내용 같은 증거물을 모아보려고 했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수사 자료라는 이유로,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해당 정보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숨진 아들을 둔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엄벌에 처해달라'고 국민 청원을 올리는 것뿐이었습니다.
■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진심 어린 사과 원한다"
유가족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숨진 아들이 하던 게임과 관련된 게시판에는 오히려 아들이 '현피'를 부추겼고 평소에도 위협적인 언행을 사용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게시글은 다른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으로 마치 소문처럼 빠르게 퍼졌습니다.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사건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이 게시글을 근거로 숨진 아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게임상에서 다툰 상대방과 싸우겠다며 직접 만나러 간 아들도 분명 잘못을 했다고 어머니는 말합니다. 하지만 흉기를 휘두른 상대방과 잘못의 크기를 따져야 하는 상황은 유가족으로서는 분명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숨진 아들의 어머니는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또, 살인이라는 중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또, 아들의 죽음이 억울하게 잊히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게 숨진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지막 호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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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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