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줄이기 100일 도전! 결과는?

입력 2021.03.17 (09:11) 수정 2021.03.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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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청주시의 한 재활용업체에 폐비닐과 플라스틱이 쌓여 있는 모습 충북 청주시의 한 재활용업체에 폐비닐과 플라스틱이 쌓여 있는 모습

■ "4인 가족, 한 해 생활 쓰레기 평균 1.5톤 배출"

4인 가족이 1년 동안 생활하면서 버리는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 국민 1명이 버리는 생활 쓰레기양은 하루 1.09kg(환경부, 2019년)입니다. 1년이면 398kg나 되죠.

4인 가족이라면 1년간 배출하는 생활 쓰레기의 양이 무려 1.5톤(1,592kg)이 넘는다는 얘깁니다.

코로나19로 소비 패턴이 변한 지난해,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직 환경부의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비닐, 플라스틱 등 다양한 형태의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이 2019년에서 지난해, 66.3%나 늘어난 점(통계청, 지난해 상반기)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100일 동안의 쓰레기 감량’ 실험 참가자가 측정한 지난달 배출량‘100일 동안의 쓰레기 감량’ 실험 참가자가 측정한 지난달 배출량

■ '생활 쓰레기 감량' 100일간의 실험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에 있는 새활용시민센터가 의미 있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충북 청주 지역 117가구, 389명이 100일 동안 생활 쓰레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해본 겁니다.

실험은 3단계로, 3가지 강도로 진행됐습니다. 가장 먼저 지난해 12월, 1차 실험엔 모든 실험자가 쓰레기 저감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매일 쓰레기 배출량을 기록했습니다.

다음 달, 2차 실험엔 각자 여건에 맞게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본 뒤 측정해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달, 3차 실험 때는 모든 실험자가 '쓰레기를 무조건, 최대한 줄여보자'고 총력을 기울여 배출량을 기록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 "의지만으로 20% 이상 감량…분명한 성과"

결과는 생각보다 놀라웠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의 단순한 '의지'만으로도 생활 쓰레기 배출량이 21.5%가 줄어든 것(30일 환산 기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117가구가 1차 실험 한 달간 배출한 생활 쓰레기는 모두 2,705kg이었는데요. 이들이 적극적인 감량 의지를 갖고 실험에 참가한 3차 조사에서는, 그 양이 2,125kg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어딘가에 묻히거나 소각됐어야 할 580kg의 쓰레기가 줄어든 겁니다.

실험 지역인 충북 청주시(인구 84만여 명)에서 하루 동안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1,134톤인데요. 이 가운데 20%를 줄인다면 하루 227톤, 일 년이면 8만 2,800톤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생활 쓰레기 처리비용도 연간 200억 원이나 절감됩니다. 시민 의지만으로도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단 '가능성'을 보여준 성공적인 실험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 새활용시민센터가 16일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험’ 활동 보고회를 열었다.충북 청주 새활용시민센터가 16일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험’ 활동 보고회를 열었다.

■ 가능성을 현실로…시민 참여 위한 '정책적 지원' 필수

하지만 생활 쓰레기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단 '가능성'이 '현실'이 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만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각 가정은 물론 각종 모임과 마을, 학교와 단체, 산업체와 기관과 협약을 맺고 시민들 스스로 생활 쓰레기를 줄이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주는 방법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또, 시민들이 자신만의 생활 쓰레기 저감 방법 등을 서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주는 행정적 뒷받침도 필요하겠죠.

이번 실험을 진행한 충북 청주 새활용시민센터는 단순한 '실험'을 넘어 다음 달부터 석 달간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실천'을 진행합니다. 이번 실험의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시민운동으로 확대하겠다는 건데요.

충북 청주시도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생활 쓰레기 저감 '노력'과 '가능성'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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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 줄이기 100일 도전! 결과는?
    • 입력 2021-03-17 09:11:50
    • 수정2021-03-17 11:49:48
    취재K
 충북 청주시의 한 재활용업체에 폐비닐과 플라스틱이 쌓여 있는 모습
■ "4인 가족, 한 해 생활 쓰레기 평균 1.5톤 배출"

4인 가족이 1년 동안 생활하면서 버리는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 국민 1명이 버리는 생활 쓰레기양은 하루 1.09kg(환경부, 2019년)입니다. 1년이면 398kg나 되죠.

4인 가족이라면 1년간 배출하는 생활 쓰레기의 양이 무려 1.5톤(1,592kg)이 넘는다는 얘깁니다.

코로나19로 소비 패턴이 변한 지난해,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직 환경부의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비닐, 플라스틱 등 다양한 형태의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이 2019년에서 지난해, 66.3%나 늘어난 점(통계청, 지난해 상반기)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100일 동안의 쓰레기 감량’ 실험 참가자가 측정한 지난달 배출량
■ '생활 쓰레기 감량' 100일간의 실험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에 있는 새활용시민센터가 의미 있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충북 청주 지역 117가구, 389명이 100일 동안 생활 쓰레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해본 겁니다.

실험은 3단계로, 3가지 강도로 진행됐습니다. 가장 먼저 지난해 12월, 1차 실험엔 모든 실험자가 쓰레기 저감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매일 쓰레기 배출량을 기록했습니다.

다음 달, 2차 실험엔 각자 여건에 맞게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본 뒤 측정해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달, 3차 실험 때는 모든 실험자가 '쓰레기를 무조건, 최대한 줄여보자'고 총력을 기울여 배출량을 기록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 "의지만으로 20% 이상 감량…분명한 성과"

결과는 생각보다 놀라웠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의 단순한 '의지'만으로도 생활 쓰레기 배출량이 21.5%가 줄어든 것(30일 환산 기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117가구가 1차 실험 한 달간 배출한 생활 쓰레기는 모두 2,705kg이었는데요. 이들이 적극적인 감량 의지를 갖고 실험에 참가한 3차 조사에서는, 그 양이 2,125kg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어딘가에 묻히거나 소각됐어야 할 580kg의 쓰레기가 줄어든 겁니다.

실험 지역인 충북 청주시(인구 84만여 명)에서 하루 동안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1,134톤인데요. 이 가운데 20%를 줄인다면 하루 227톤, 일 년이면 8만 2,800톤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생활 쓰레기 처리비용도 연간 200억 원이나 절감됩니다. 시민 의지만으로도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단 '가능성'을 보여준 성공적인 실험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 새활용시민센터가 16일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험’ 활동 보고회를 열었다.
■ 가능성을 현실로…시민 참여 위한 '정책적 지원' 필수

하지만 생활 쓰레기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단 '가능성'이 '현실'이 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만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각 가정은 물론 각종 모임과 마을, 학교와 단체, 산업체와 기관과 협약을 맺고 시민들 스스로 생활 쓰레기를 줄이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주는 방법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또, 시민들이 자신만의 생활 쓰레기 저감 방법 등을 서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주는 행정적 뒷받침도 필요하겠죠.

이번 실험을 진행한 충북 청주 새활용시민센터는 단순한 '실험'을 넘어 다음 달부터 석 달간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실천'을 진행합니다. 이번 실험의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시민운동으로 확대하겠다는 건데요.

충북 청주시도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생활 쓰레기 저감 '노력'과 '가능성'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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