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왜 이래?…강화유리, 폭발하듯 깨진다

입력 2021.03.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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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발하듯 저절로 깨져버린 강화유리 밀폐용기 폭발하듯 저절로 깨져버린 강화유리 밀폐용기

■저절로 '퍽'…강화유리 폭발 사고

깊은 밤이었습니다. 분주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아이를 재우려고 방에 들어가는 순간, '퍽' 하는 소리가 밤의 적막을 깨뜨렸습니다. 깜짝 놀라 나와보니 조금 전까지도 멀쩡하던 밀폐용기가 식탁 주변에 산산조각이 나 있었습니다. 김을 넣어둔 강화유리 밀폐용기가, 폭발하듯 수십 조각으로 부서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주부에게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닙니다. 한 번은 냉장고 안에 있던 밀폐용기가 저절로 부서졌고, 설거지를 하려던 밀폐용기가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누구는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강화유리 파손을 3번이나 연달아 겪은 것입니다. (**취재 사례는 국내 모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글라스락'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유리는 쇠가 아니다…강화유리 파손 주의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한 남성이 들고 있던 강화유리 컴퓨터 외장재가 갑자기 부서집니다. 검은색 잔해가 사방으로 퍼지고, 남성도 깜짝 놀랍니다. 파편에 맞아 손가락에 피가 나는 등 부상도 입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손가락의 통증보다 황당함이 앞섰다고 합니다. "손에 들고 본체에 조립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특별히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깨져버리니까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강화유리 파손은 의외로 많습니다. 흔히 자파(자연파손)로 부르는데, 포털사이트에 '강화유리 폭발'로 검색하면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로 강화유리로 된 샤워부스 파손이 이슈가 됐었다면, 요즘은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강화유리 밀폐용기나 컴퓨터 외장재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조 공정이 열쇠…품질관리 강화 필요

강화유리는 일반유리를 열처리해 기계적 강도를 강화한 특수유리입니다. 일반유리를 600℃ 정도로 가열했다가 급랭하면 표면이 꽉 뭉치는 이른바 '압축응력'이 생기는데, 일반유리보다 강도가 3~5배 정도 높고 내열성도 우수해 산업용이나 가정용 소재로 많이 쓰입니다.

 1m 높이에서 단단한 바닥으로 떨어뜨렸지만 멀쩡한 강화유리 밀폐용기 1m 높이에서 단단한 바닥으로 떨어뜨렸지만 멀쩡한 강화유리 밀폐용기

그러나 제조과정에서 Nis(황화니켈) 등 불순물이 유입되면, 이 불순물이 강화 가공 시에 급랭 과정을 거치면서 상 변화로 불안정한 상태가 돼 파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때 표면에 형성된 '압축응력'이 급격히 해제되면 일반유리와 달리 폭발하거나 파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조과정에서 불균일하게 형성된 압축응력과 제품 표면의 긁힘도 유리 표면과 내부의 균형을 깨뜨려 파손의 원인이 됩니다.

강화유리 폭발 확률은 100만 분의 1 정도로 아주 드물지만, 만일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불순물 유입을 원천 차단하고 압축응력이 균일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제조공정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업체의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이용자들은 샤워부스나 컴퓨터 외장재의 경우 비산 방지 필름을 부착하면 파손 시 파편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음식을 담는 강화유리 밀폐용기도 충격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떨어뜨리거나 오래 사용한 밀폐용기는 아까워하지 말고 교체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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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가 왜 이래?…강화유리, 폭발하듯 깨진다
    • 입력 2021-03-17 16:27:37
    취재K
 폭발하듯 저절로 깨져버린 강화유리 밀폐용기
■저절로 '퍽'…강화유리 폭발 사고

깊은 밤이었습니다. 분주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아이를 재우려고 방에 들어가는 순간, '퍽' 하는 소리가 밤의 적막을 깨뜨렸습니다. 깜짝 놀라 나와보니 조금 전까지도 멀쩡하던 밀폐용기가 식탁 주변에 산산조각이 나 있었습니다. 김을 넣어둔 강화유리 밀폐용기가, 폭발하듯 수십 조각으로 부서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주부에게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닙니다. 한 번은 냉장고 안에 있던 밀폐용기가 저절로 부서졌고, 설거지를 하려던 밀폐용기가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누구는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강화유리 파손을 3번이나 연달아 겪은 것입니다. (**취재 사례는 국내 모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글라스락'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유리는 쇠가 아니다…강화유리 파손 주의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한 남성이 들고 있던 강화유리 컴퓨터 외장재가 갑자기 부서집니다. 검은색 잔해가 사방으로 퍼지고, 남성도 깜짝 놀랍니다. 파편에 맞아 손가락에 피가 나는 등 부상도 입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손가락의 통증보다 황당함이 앞섰다고 합니다. "손에 들고 본체에 조립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특별히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깨져버리니까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강화유리 파손은 의외로 많습니다. 흔히 자파(자연파손)로 부르는데, 포털사이트에 '강화유리 폭발'로 검색하면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로 강화유리로 된 샤워부스 파손이 이슈가 됐었다면, 요즘은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강화유리 밀폐용기나 컴퓨터 외장재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조 공정이 열쇠…품질관리 강화 필요

강화유리는 일반유리를 열처리해 기계적 강도를 강화한 특수유리입니다. 일반유리를 600℃ 정도로 가열했다가 급랭하면 표면이 꽉 뭉치는 이른바 '압축응력'이 생기는데, 일반유리보다 강도가 3~5배 정도 높고 내열성도 우수해 산업용이나 가정용 소재로 많이 쓰입니다.

 1m 높이에서 단단한 바닥으로 떨어뜨렸지만 멀쩡한 강화유리 밀폐용기
그러나 제조과정에서 Nis(황화니켈) 등 불순물이 유입되면, 이 불순물이 강화 가공 시에 급랭 과정을 거치면서 상 변화로 불안정한 상태가 돼 파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때 표면에 형성된 '압축응력'이 급격히 해제되면 일반유리와 달리 폭발하거나 파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조과정에서 불균일하게 형성된 압축응력과 제품 표면의 긁힘도 유리 표면과 내부의 균형을 깨뜨려 파손의 원인이 됩니다.

강화유리 폭발 확률은 100만 분의 1 정도로 아주 드물지만, 만일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불순물 유입을 원천 차단하고 압축응력이 균일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제조공정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업체의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이용자들은 샤워부스나 컴퓨터 외장재의 경우 비산 방지 필름을 부착하면 파손 시 파편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음식을 담는 강화유리 밀폐용기도 충격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떨어뜨리거나 오래 사용한 밀폐용기는 아까워하지 말고 교체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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