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땅 딛자마자 속내 쏟아낸 미국, ‘함께 맞서자’지만…

입력 2021.03.18 (06:00) 수정 2021.03.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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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북한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정의용 외교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언론에 공개한 모두 발언에서입니다. 모두 발언은 한국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향해서도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또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도 요청했습니다.

상견례 성격의 일반적인 언급을 할 거란 예상과 달리, 강경 발언을 쏟아낸 미국. 그 속내는 뭘까요?

17일 외교부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17일 외교부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 '북한 인권' 작심 발언…"광범위한 학대 자행"

블링컨 국무장관은 먼저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게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옹호하고, 그것을 억압하는 것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인권 문제를 매우 민감하게 여기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인권문제 거론을 자제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국무장관이 한반도에 와서 '북한 인권'을 정면으로 공격했기 때문에,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은 또 다른 공유된 도전"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한국은 물론 일본 등 다른 동맹들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작업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에도 직격탄…"한국과 함께 비전 실현"

중국에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강압과 호전적인 행동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시키고, 타이완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며, 티베트의 인권을 침해하고,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인권법을 침해한다"며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위한 우리의 공유된 비전을 실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민주주의 국가가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개방적이고 인권에 전념한다는 점을 보았다"며 "이 모든 것은 미국과 한국 국민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 우리가 이런 가치를 지키는 것은 지금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주의에 반하는 중국을 견제하는데 한국이 동참하라는 압박으로도 읽힙니다.

 17일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17일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 예상 밖 강경 발언…미국 속내 드러냈나

서욱 국방장관과 만난 오스틴 국방장관도 모두 발언에서 중국과 북한을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장관의 발언은 예상보다 더 강경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외교소식통은 "모두발언은 일반적인 얘기가 많인 담기기 때문에 사전에 공유하지 않는다"면서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외교부의 예상보다 훨씬 더 강경해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외교 소식통도 "국방부 장관이 발언도 예상 밖으로 강경했는데, 블링컨 장관의 발언도 이례적으로 강경하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의 방향성 등 미국의 속내가 이 모두 발언에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제된 메시지가 나오는 외교장관 회담 결과 자료 대신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이 하고 싶은 속내를 이야기했다는 겁니다.

한편 정의용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오늘 회담 결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확고히 정착해서 실질적 진전 향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고자하는 우리 정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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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18 06:00:14
    • 수정2021-03-18 09:26:43
    취재K

17일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북한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정의용 외교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언론에 공개한 모두 발언에서입니다. 모두 발언은 한국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향해서도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또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도 요청했습니다.

상견례 성격의 일반적인 언급을 할 거란 예상과 달리, 강경 발언을 쏟아낸 미국. 그 속내는 뭘까요?

17일 외교부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 '북한 인권' 작심 발언…"광범위한 학대 자행"

블링컨 국무장관은 먼저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게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옹호하고, 그것을 억압하는 것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인권 문제를 매우 민감하게 여기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인권문제 거론을 자제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국무장관이 한반도에 와서 '북한 인권'을 정면으로 공격했기 때문에,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은 또 다른 공유된 도전"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한국은 물론 일본 등 다른 동맹들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작업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에도 직격탄…"한국과 함께 비전 실현"

중국에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강압과 호전적인 행동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시키고, 타이완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며, 티베트의 인권을 침해하고,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인권법을 침해한다"며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위한 우리의 공유된 비전을 실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민주주의 국가가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개방적이고 인권에 전념한다는 점을 보았다"며 "이 모든 것은 미국과 한국 국민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 우리가 이런 가치를 지키는 것은 지금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주의에 반하는 중국을 견제하는데 한국이 동참하라는 압박으로도 읽힙니다.

 17일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 예상 밖 강경 발언…미국 속내 드러냈나

서욱 국방장관과 만난 오스틴 국방장관도 모두 발언에서 중국과 북한을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장관의 발언은 예상보다 더 강경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외교소식통은 "모두발언은 일반적인 얘기가 많인 담기기 때문에 사전에 공유하지 않는다"면서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외교부의 예상보다 훨씬 더 강경해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외교 소식통도 "국방부 장관이 발언도 예상 밖으로 강경했는데, 블링컨 장관의 발언도 이례적으로 강경하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의 방향성 등 미국의 속내가 이 모두 발언에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제된 메시지가 나오는 외교장관 회담 결과 자료 대신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이 하고 싶은 속내를 이야기했다는 겁니다.

한편 정의용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오늘 회담 결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확고히 정착해서 실질적 진전 향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고자하는 우리 정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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