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돈 벌게 해줄게”…역할까지 분담해 10대 성매매 시킨 20대 연인
입력 2021.03.18 (09:00)
수정 2021.03.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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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인 A 씨(23)와 B 씨(20·여)는 모텔에서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이들은 모텔 숙박비, 식사비 등 생활비가 떨어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C(17)양을 이용해 돈을 벌기로 마음먹는다.
지난 2019년 8월 21일 강원도 춘천시의 한 주차장.
이들은 C양을 이곳으로 불러내 A 씨의 차량에 태웠다. 차량 안에서 이들은 C양에게 “성매매를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성매매를 제안했다. 마침 대학 등록금에 사용할 목돈이 필요했던 C양은 안타깝게도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A 씨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매수 남자를 모집하고 자기 차량을 이용해 C양을 모텔 등으로 이동시키고, B 씨는 성매수 남자 모집과 성매매 대금 관리를 담당하기로 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2019년 8월 22일 오후 6시쯤 이들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성매수남에게 20만 원을 받고 C양에게 성매매를 시켰다. 이런 방식으로 A 씨와 B 씨는 8월 22일부터 같은 해 9월 25일까지 총 69차례에 걸쳐 C양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991만 원을 챙겼다. A 씨는 또 2019년 8월 24일 저녁 자신과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C양을 소개, 성매매를 알선하고 10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이들의 파렴치한 범죄는 결국 한 달 만에 들통이 났고 A 씨와 B 씨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수, 알선영업행위 등) 혐의로 기소됐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진원두 부장판사)는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6년에 40시간의 성매매알선방지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피고인의 공통되는 양형 사유로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범행은 성을 상품화해 건전한 성문화와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범죄”라며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범행은 올바른 성 정체성 및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 지위도 열악한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하는 점에서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크다. 성매매 횟수가 적지 않고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개별적 양형 사유를 보면 A 씨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성매수자를 모집하고 차량에 태워 이동하는 등 성매매 알선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했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다른 범행으로 집행유예와 벌금형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그 집행유예 기간에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B 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불특정 다수인들과 성매매를 하도록 제안했고, 일부 구체적인 성매매 알선행위에도 관여했다”며 “최초의 제안 과정이나, 범행의 구체적인 정황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 씨와 B 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박제우 부장판사)는 A 씨의 항소는 기각했지만 B 씨에 대해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청소년 대상 성매매 알선 범죄는 엄벌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범행의 횟수 또한 많아 죄질이 나쁘다”며 “또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이미 다른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각각 한 차례씩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그 집행유예 기간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여기에 피해자와 합의를 못 해 그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기각 이유를 판시했다.
재판부는 B 씨에 대해서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피고인은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으로 피고인과 A 씨가 얻은 이익 중 많은 부분이 A 씨의 채무를 갚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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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3-18 09: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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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인 A 씨(23)와 B 씨(20·여)는 모텔에서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이들은 모텔 숙박비, 식사비 등 생활비가 떨어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C(17)양을 이용해 돈을 벌기로 마음먹는다.
지난 2019년 8월 21일 강원도 춘천시의 한 주차장.
이들은 C양을 이곳으로 불러내 A 씨의 차량에 태웠다. 차량 안에서 이들은 C양에게 “성매매를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성매매를 제안했다. 마침 대학 등록금에 사용할 목돈이 필요했던 C양은 안타깝게도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A 씨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매수 남자를 모집하고 자기 차량을 이용해 C양을 모텔 등으로 이동시키고, B 씨는 성매수 남자 모집과 성매매 대금 관리를 담당하기로 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2019년 8월 22일 오후 6시쯤 이들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성매수남에게 20만 원을 받고 C양에게 성매매를 시켰다. 이런 방식으로 A 씨와 B 씨는 8월 22일부터 같은 해 9월 25일까지 총 69차례에 걸쳐 C양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991만 원을 챙겼다. A 씨는 또 2019년 8월 24일 저녁 자신과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C양을 소개, 성매매를 알선하고 10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이들의 파렴치한 범죄는 결국 한 달 만에 들통이 났고 A 씨와 B 씨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수, 알선영업행위 등) 혐의로 기소됐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진원두 부장판사)는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6년에 40시간의 성매매알선방지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피고인의 공통되는 양형 사유로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범행은 성을 상품화해 건전한 성문화와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범죄”라며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범행은 올바른 성 정체성 및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 지위도 열악한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하는 점에서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크다. 성매매 횟수가 적지 않고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개별적 양형 사유를 보면 A 씨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성매수자를 모집하고 차량에 태워 이동하는 등 성매매 알선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했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다른 범행으로 집행유예와 벌금형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그 집행유예 기간에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B 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불특정 다수인들과 성매매를 하도록 제안했고, 일부 구체적인 성매매 알선행위에도 관여했다”며 “최초의 제안 과정이나, 범행의 구체적인 정황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 씨와 B 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박제우 부장판사)는 A 씨의 항소는 기각했지만 B 씨에 대해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청소년 대상 성매매 알선 범죄는 엄벌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범행의 횟수 또한 많아 죄질이 나쁘다”며 “또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이미 다른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각각 한 차례씩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그 집행유예 기간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여기에 피해자와 합의를 못 해 그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기각 이유를 판시했다.
재판부는 B 씨에 대해서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피고인은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으로 피고인과 A 씨가 얻은 이익 중 많은 부분이 A 씨의 채무를 갚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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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원 기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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