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누가 먼저 양보할까…앞으로의 전망은

입력 2021.03.18 (18:42) 수정 2021.03.1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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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약속했던 단일화 시한을 넘기게 됐습니다.

양측은 오늘(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내일(19일)까지 단일 후보를 선출하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두 후보는 각자 후보등록을 하되,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협상이 늦어지는 이유, 앞으로의 전망, 짚어봅니다.


■ 협상 왜 결렬됐나?

협상 결렬은, 유선전화 조사 비율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유·무선 전화 20대 80 비율을, 국민의당은 100% 휴대전화 조사를 주장합니다.

양측은 설문 문항에는 양보할 수 있어도, 유선 조사에 대한 의견을 굽힐 수 없다며 대치 중입니다.

유선 조사는 말 그대로, '집전화'로 전화해 의견을 묻는 겁니다. 가정용 전화기 보유율은 2011년 77.9%에서 2020년 38.0%(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계)로 줄었습니다. 유선전화 응답층이 상대적으로 고령이어서, 유선 조사 비중이 올라갈 수록 보수층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제 협상이 길어지자 국민의힘은 유선조사 비율을 5~10%까지 낮추겠다고 했지만 국민의당은 거부했습니다. 협상 결렬 직후 오 후보가 "유선조사를 포기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당에 전달했는데, 지도부에서 반대 뜻을 표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오늘 오전 "마지막 협상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 "대의를 위해, 오세훈 후보가 아침에 수정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전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설문 문항에 대한 입장이고, 유선 조사는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국민의당의 설명입니다.

이에 오 후보는 오늘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초청토론회에서 "(안 대표가) 유선을 10~20% 포함하는 것에는 언급이 없었다"면서 "본인이 '통 크게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표현만 그랬다"고 발언했습니다. 양당은 오늘 오후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 협상 길어지자…안철수는 '김종인 책임론', 오세훈은 '안철수 사당(私黨)' 설전

양측은 상대에게 협상 결렬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감정의 골도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오 후보를 향해 "당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공개 비판하자, 오 후보는 국민의당에 책임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안 후보는 오늘 협상 결렬 후 페이스북에 "막상 협상장에 들어가 보면 (오세훈) 후보 입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며 "오 후보께서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시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협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당 스스로 협상 권한을 후보에게 주고, 더 이상 (협상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양측 후보가 만나 결론을 내자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오세훈 후보는 오늘 초청토론회에서 "국민의당은 사실상 '1인 정당'"이라며 "국민의당은 (안 후보) 혼자 결정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은) 공당이기 때문에 제안이 오면 (당과) 협의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안 후보의 비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간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협상이 길어지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분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에 부정적인 당 원로들이 전면에 나섰습니다.

김무성·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오늘 오후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을 "후보 단일화의 걸림돌", "방해꾼"이라 지칭하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홍준표 의원도 오늘 김무성 전 의원이 주재하는 '마포포럼'에 나가 "김종인 위원장이 안철수 대표 '말려 죽이기' 작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와 이견이 없다"며 원칙에 따라 협상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늦어진 협상, 전망은?

결국 유선 조사 비중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 쪽이 물러나야, 협상이 타결될 거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협상은 어떻게 될까요?

① 3월 28일까지 단일화할 경우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부터 사흘 동안 투표용지를 인쇄합니다. 그 전까지, 즉 오는 28일까지 단일 후보를 선출하면, 패배한 후보 이름 옆에 '사퇴'라고 표기됩니다. 무효표를 줄일 수 있는 최선입니다.

다만 양측은 협상이 길어질수록 유권자 피로가 높아진 다는 점에 공감하고, 다음주 초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② 3월 29일 이후 단일화할 경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후에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면, '단일화 효과'를 크게 못 볼 거로 보입니다.

패자가 후보직에서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는 이름과 기표란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사표(死票) 발생 가능성이 큽니다. 단일화 사실을 모르거나 헷갈려서 잘못 투표한 경우, 일부러 사퇴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사례가 많아집니다.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사례를 보겠습니다.

당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가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지만, 인쇄 시한을 넘기면서 투표용지에는 이름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당시 유시민 후보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게 19만 1천여 표차로 패배했는데, 당시 무표효도 18만 3천 표에 달했습니다. 무효표 상당수는 심상정 후보에게 기표한 표로 추정됩니다.

③ 3자 대결할 경우

단일화에 실패하면 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3파전이 됩니다. 중도·보수 표가 크게 나뉠 거로 예상됩니다.

양측은 "3자 대결은 없다"며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혀온 상태인데, 3자 대결시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 안철수, 단일화 승리시 기호4번으로 출마

한편 단일화 협상이 늦어지며, 안철수 후보의 '기호 논란'은 자연스레 결론났습니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후보등록이 시작된 오늘부터는 당적 이동·변경시 출마를 할 수 없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승리하면 기호4번으로 출마하게 됩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제1야당을 상징하는 기호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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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안철수, 누가 먼저 양보할까…앞으로의 전망은
    • 입력 2021-03-18 18:42:49
    • 수정2021-03-18 20:31:18
    취재K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약속했던 단일화 시한을 넘기게 됐습니다.

양측은 오늘(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내일(19일)까지 단일 후보를 선출하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두 후보는 각자 후보등록을 하되,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협상이 늦어지는 이유, 앞으로의 전망, 짚어봅니다.


■ 협상 왜 결렬됐나?

협상 결렬은, 유선전화 조사 비율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유·무선 전화 20대 80 비율을, 국민의당은 100% 휴대전화 조사를 주장합니다.

양측은 설문 문항에는 양보할 수 있어도, 유선 조사에 대한 의견을 굽힐 수 없다며 대치 중입니다.

유선 조사는 말 그대로, '집전화'로 전화해 의견을 묻는 겁니다. 가정용 전화기 보유율은 2011년 77.9%에서 2020년 38.0%(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계)로 줄었습니다. 유선전화 응답층이 상대적으로 고령이어서, 유선 조사 비중이 올라갈 수록 보수층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제 협상이 길어지자 국민의힘은 유선조사 비율을 5~10%까지 낮추겠다고 했지만 국민의당은 거부했습니다. 협상 결렬 직후 오 후보가 "유선조사를 포기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당에 전달했는데, 지도부에서 반대 뜻을 표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오늘 오전 "마지막 협상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 "대의를 위해, 오세훈 후보가 아침에 수정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전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설문 문항에 대한 입장이고, 유선 조사는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국민의당의 설명입니다.

이에 오 후보는 오늘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초청토론회에서 "(안 대표가) 유선을 10~20% 포함하는 것에는 언급이 없었다"면서 "본인이 '통 크게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표현만 그랬다"고 발언했습니다. 양당은 오늘 오후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 협상 길어지자…안철수는 '김종인 책임론', 오세훈은 '안철수 사당(私黨)' 설전

양측은 상대에게 협상 결렬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감정의 골도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오 후보를 향해 "당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공개 비판하자, 오 후보는 국민의당에 책임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안 후보는 오늘 협상 결렬 후 페이스북에 "막상 협상장에 들어가 보면 (오세훈) 후보 입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며 "오 후보께서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시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협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당 스스로 협상 권한을 후보에게 주고, 더 이상 (협상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양측 후보가 만나 결론을 내자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오세훈 후보는 오늘 초청토론회에서 "국민의당은 사실상 '1인 정당'"이라며 "국민의당은 (안 후보) 혼자 결정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은) 공당이기 때문에 제안이 오면 (당과) 협의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안 후보의 비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간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협상이 길어지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분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에 부정적인 당 원로들이 전면에 나섰습니다.

김무성·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오늘 오후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을 "후보 단일화의 걸림돌", "방해꾼"이라 지칭하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홍준표 의원도 오늘 김무성 전 의원이 주재하는 '마포포럼'에 나가 "김종인 위원장이 안철수 대표 '말려 죽이기' 작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와 이견이 없다"며 원칙에 따라 협상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늦어진 협상, 전망은?

결국 유선 조사 비중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 쪽이 물러나야, 협상이 타결될 거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협상은 어떻게 될까요?

① 3월 28일까지 단일화할 경우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부터 사흘 동안 투표용지를 인쇄합니다. 그 전까지, 즉 오는 28일까지 단일 후보를 선출하면, 패배한 후보 이름 옆에 '사퇴'라고 표기됩니다. 무효표를 줄일 수 있는 최선입니다.

다만 양측은 협상이 길어질수록 유권자 피로가 높아진 다는 점에 공감하고, 다음주 초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② 3월 29일 이후 단일화할 경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후에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면, '단일화 효과'를 크게 못 볼 거로 보입니다.

패자가 후보직에서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는 이름과 기표란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사표(死票) 발생 가능성이 큽니다. 단일화 사실을 모르거나 헷갈려서 잘못 투표한 경우, 일부러 사퇴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사례가 많아집니다.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사례를 보겠습니다.

당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가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지만, 인쇄 시한을 넘기면서 투표용지에는 이름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당시 유시민 후보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게 19만 1천여 표차로 패배했는데, 당시 무표효도 18만 3천 표에 달했습니다. 무효표 상당수는 심상정 후보에게 기표한 표로 추정됩니다.

③ 3자 대결할 경우

단일화에 실패하면 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3파전이 됩니다. 중도·보수 표가 크게 나뉠 거로 예상됩니다.

양측은 "3자 대결은 없다"며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혀온 상태인데, 3자 대결시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 안철수, 단일화 승리시 기호4번으로 출마

한편 단일화 협상이 늦어지며, 안철수 후보의 '기호 논란'은 자연스레 결론났습니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후보등록이 시작된 오늘부터는 당적 이동·변경시 출마를 할 수 없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승리하면 기호4번으로 출마하게 됩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제1야당을 상징하는 기호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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