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 날리려다 ‘강펀치’ 주고받은 美中…카메라 앞 1시간 설전

입력 2021.03.19 (18: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원칙에 입각하지 않은 대안은 힘이 정의가 되고, 승자 독식이 판치는 세계로 만든다. 그것은 더 폭력적이고 불안정한 세상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을 앞에 두고 한 말이다.

해당 발언은 현지시간 18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나왔다.

블링컨 장관 발언에 회담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최근 격화된 미중 갈등 탓에 회의가 순조롭게 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모두 발언 때부터 드러났다.

이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2분씩으로 약속된 모두 발언은 1시간 넘게 지속됐다. 노골적인 비방전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신장, 홍콩, 타이완을 향한 중국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 또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을 향한 경제적 강압이 대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이 같은 미국의 문제 제기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논의할 수 없는 사안으로 일축했다.

또 미국이 군사력, 금융의 우위를 외국 압박용으로 악용한다며 국제 통상의 미래를 위협하고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한다고 반격했다.

특히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내부 불만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다른 국가들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세계 국가 중 압도적 다수가 미국이 옹호하는 보편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 국가들은 국제질서의 기반이 되는 소수가 만든 규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자기 이미지를 쇄신하고 세계에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것을 그만두는 게 중요하다"며 "실제로 미국 내에 있는 많은 사람도 미국의 민주주의에 신뢰가 거의 없다"고 비난했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양 정치국원이 블링컨 장관의 모두 발언에 대응해 쏟아낸 '반격연설'은 중국어로 무려 15분이나 이어졌고 미국 대표단은 통역을 기다리며 듣고 있어야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측이 약속된 2분을 넘어 모두 발언을 한 것을 규정 위반으로 지적하면서 미국 측의 추가 발언을 들어달라며 퇴장하려는 취재진 10여 명을 붙잡았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문제가 있으면 공개적으로 직면해온 역사적 전통이 있다며 "문제를 무시하거나 문제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양 정치국원도 취재진에 직접 영어로 '기다리라'(Wait)고 말하며 제동을 걸었다.

그런 뒤 최근 미국이 발표한 중국 통신 회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을 비난했다. 왕이 부장은 중국 대표단이 미국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면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잽’ 날리려다 ‘강펀치’ 주고받은 美中…카메라 앞 1시간 설전
    • 입력 2021-03-19 18:37:13
    취재K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원칙에 입각하지 않은 대안은 힘이 정의가 되고, 승자 독식이 판치는 세계로 만든다. 그것은 더 폭력적이고 불안정한 세상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을 앞에 두고 한 말이다.

해당 발언은 현지시간 18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나왔다.

블링컨 장관 발언에 회담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최근 격화된 미중 갈등 탓에 회의가 순조롭게 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모두 발언 때부터 드러났다.

이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2분씩으로 약속된 모두 발언은 1시간 넘게 지속됐다. 노골적인 비방전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신장, 홍콩, 타이완을 향한 중국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 또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을 향한 경제적 강압이 대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이 같은 미국의 문제 제기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논의할 수 없는 사안으로 일축했다.

또 미국이 군사력, 금융의 우위를 외국 압박용으로 악용한다며 국제 통상의 미래를 위협하고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한다고 반격했다.

특히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내부 불만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다른 국가들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세계 국가 중 압도적 다수가 미국이 옹호하는 보편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 국가들은 국제질서의 기반이 되는 소수가 만든 규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자기 이미지를 쇄신하고 세계에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것을 그만두는 게 중요하다"며 "실제로 미국 내에 있는 많은 사람도 미국의 민주주의에 신뢰가 거의 없다"고 비난했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양 정치국원이 블링컨 장관의 모두 발언에 대응해 쏟아낸 '반격연설'은 중국어로 무려 15분이나 이어졌고 미국 대표단은 통역을 기다리며 듣고 있어야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측이 약속된 2분을 넘어 모두 발언을 한 것을 규정 위반으로 지적하면서 미국 측의 추가 발언을 들어달라며 퇴장하려는 취재진 10여 명을 붙잡았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문제가 있으면 공개적으로 직면해온 역사적 전통이 있다며 "문제를 무시하거나 문제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양 정치국원도 취재진에 직접 영어로 '기다리라'(Wait)고 말하며 제동을 걸었다.

그런 뒤 최근 미국이 발표한 중국 통신 회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을 비난했다. 왕이 부장은 중국 대표단이 미국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면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