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中 누리꾼이 본 양강도 혜산…北 주민 일상 모습은? 외

입력 2021.03.20 (08:20) 수정 2021.03.20 (08: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중국의 한 누리꾼이 북·중 접경 지역에서 북한쪽을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그동안 보여줬던 주민들 일상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는데요.

초특급 방역 조치가 무색할 만큼 평온한 북·중 접경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짐수레를 끄는 소가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머리에 커다란 짐을 이고 한 손엔 물통을 든 여성... 친구들과 여럿이 철봉에 매달려 운동을 하는 소년도 보입니다.

이달 초 중국의 한 누리꾼이 북·중 접경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중강진에 버금갈 정도로 추운 지역인 만큼 아직도 곳곳에 눈이 쌓여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 : "저 건너편이 바로 북한 혜산 시내입니다. 다른 모습들도 모두 오늘 새로 촬영한 겁니다."]

조선중앙TV에서 볼 수 있는 북한 주민들 일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인데요.

마을 한 쪽에 마련된 우리에서 돼지를 키우는 모습도 이색적입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지붕 위에서 채소나 빨래를 말리기도 하는데요.

전력난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크고 작은 태양광 패널도 설치돼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 : "거의 모든 집이 태양광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밤에는 태양광 패널을 내렸다가 낮에 다시 올려서 에너지 발전에 씁니다."]

이동제한령에도 불구하고 황해남도 해주와 함경북도 온성을 오가는 장거리 노선 열차가 운행 중인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동네 꼬마들은 끼리끼리 모여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코로나19 초특급 방역 단계인 만큼 북·중 접경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습니다.

누가 집에 찾아왔을 때도 마스크를 쓰고 문을 열어주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촬영이 제한되는 북·중 접경 지역 영상이 중국 인터넷에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악역으로 원수 단죄”…北 최고의 악역 배우는?

[앵커]

영화나 드라마의 강렬한 악역은 때론 주인공보다도 더 시청자들을 사로잡곤 하는데요.

최근 조선중앙TV가 북한을 대표하는 악역 배우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감 나는 북한 배우들의 악역 연기 함께 보시겠습니다.

[북한 영화 〈전초선〉 : "대라 이 X아! 감춘 데가 어디 있냐? (난 모른다.) 모른다? 좋다! 야~ 애XX 벗겨라!"]

칼바람이 부는 겨울 강가. 악역이 여성의 애원을 뿌리치고 아이의 옷을 벗겨 강물에 빠뜨립니다.

또 다른 영화에선 물욕에 빠진 남성이 이웃을 죽음으로 내몰고 친자식에게도 총부리를 겨눕니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 中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자, 이걸 봐라. 너는 우리 집안이 어떤 세상이 와도 삼대는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

북한에서 악역 전문 배우로 인기를 끈 황영일, 방석운 배우입니다. 황영일이 연기한 악역 중에서는 을사늑약 체결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도 있습니다.

이 역할이 공분을 사면서 황영일은 실제로 길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냉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북한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 "그래, 조선 땅에서 또다시 대포 소리가 울려야 정신이 들겠소?"]

[북한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 "내각을 대표해서 외부대신이 조인을 하십시오. 영광을 축하합니다."]

["아.. 당했다."]

북한의 유명한 악역을 모아 집중 조명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증오로 원수를 단죄한 영화인들'... 배우들이 악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적의 부정을 폭로했다는 겁니다.

[조선중앙TV ‘증오로 원수를 단죄한 영화인들’ : "계급적 원수를 환상적으로 대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자멸의 시초가 열리고 궁극에는 아예 멸망한다는 철의 진리가 사무치게 울리는 영화는 계급 교양의 산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 매체가 최고의 악역들을 조명한 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등 배격해야 할 대상들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외부문화 유입을 막기 위해 반동 문화 사상 배격법을 채택하고 사상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요즘 북한은] 中 누리꾼이 본 양강도 혜산…北 주민 일상 모습은? 외
    • 입력 2021-03-20 08:20:11
    • 수정2021-03-20 08:35:51
    남북의 창
[앵커]

최근 중국의 한 누리꾼이 북·중 접경 지역에서 북한쪽을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그동안 보여줬던 주민들 일상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는데요.

초특급 방역 조치가 무색할 만큼 평온한 북·중 접경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짐수레를 끄는 소가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머리에 커다란 짐을 이고 한 손엔 물통을 든 여성... 친구들과 여럿이 철봉에 매달려 운동을 하는 소년도 보입니다.

이달 초 중국의 한 누리꾼이 북·중 접경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중강진에 버금갈 정도로 추운 지역인 만큼 아직도 곳곳에 눈이 쌓여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 : "저 건너편이 바로 북한 혜산 시내입니다. 다른 모습들도 모두 오늘 새로 촬영한 겁니다."]

조선중앙TV에서 볼 수 있는 북한 주민들 일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인데요.

마을 한 쪽에 마련된 우리에서 돼지를 키우는 모습도 이색적입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지붕 위에서 채소나 빨래를 말리기도 하는데요.

전력난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크고 작은 태양광 패널도 설치돼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 : "거의 모든 집이 태양광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밤에는 태양광 패널을 내렸다가 낮에 다시 올려서 에너지 발전에 씁니다."]

이동제한령에도 불구하고 황해남도 해주와 함경북도 온성을 오가는 장거리 노선 열차가 운행 중인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동네 꼬마들은 끼리끼리 모여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코로나19 초특급 방역 단계인 만큼 북·중 접경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습니다.

누가 집에 찾아왔을 때도 마스크를 쓰고 문을 열어주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촬영이 제한되는 북·중 접경 지역 영상이 중국 인터넷에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악역으로 원수 단죄”…北 최고의 악역 배우는?

[앵커]

영화나 드라마의 강렬한 악역은 때론 주인공보다도 더 시청자들을 사로잡곤 하는데요.

최근 조선중앙TV가 북한을 대표하는 악역 배우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감 나는 북한 배우들의 악역 연기 함께 보시겠습니다.

[북한 영화 〈전초선〉 : "대라 이 X아! 감춘 데가 어디 있냐? (난 모른다.) 모른다? 좋다! 야~ 애XX 벗겨라!"]

칼바람이 부는 겨울 강가. 악역이 여성의 애원을 뿌리치고 아이의 옷을 벗겨 강물에 빠뜨립니다.

또 다른 영화에선 물욕에 빠진 남성이 이웃을 죽음으로 내몰고 친자식에게도 총부리를 겨눕니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 中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자, 이걸 봐라. 너는 우리 집안이 어떤 세상이 와도 삼대는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

북한에서 악역 전문 배우로 인기를 끈 황영일, 방석운 배우입니다. 황영일이 연기한 악역 중에서는 을사늑약 체결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도 있습니다.

이 역할이 공분을 사면서 황영일은 실제로 길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냉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북한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 "그래, 조선 땅에서 또다시 대포 소리가 울려야 정신이 들겠소?"]

[북한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 "내각을 대표해서 외부대신이 조인을 하십시오. 영광을 축하합니다."]

["아.. 당했다."]

북한의 유명한 악역을 모아 집중 조명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증오로 원수를 단죄한 영화인들'... 배우들이 악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적의 부정을 폭로했다는 겁니다.

[조선중앙TV ‘증오로 원수를 단죄한 영화인들’ : "계급적 원수를 환상적으로 대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자멸의 시초가 열리고 궁극에는 아예 멸망한다는 철의 진리가 사무치게 울리는 영화는 계급 교양의 산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 매체가 최고의 악역들을 조명한 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등 배격해야 할 대상들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외부문화 유입을 막기 위해 반동 문화 사상 배격법을 채택하고 사상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