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제 그냥 죽이는 것 같다” 사격 허가 명령·약탈까지

입력 2021.03.22 (14:14) 수정 2021.03.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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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가던 길' 군부 총 맞아 숨진 18살 의대생... 구하려던 여성은 '행방 묘연'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탐웨의 한 거리. 18살 남학생이 총에 맞은 채 쓰러졌습니다.

이 남학생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날아드는 총탄 속에서도 방패를 들고 나서보지만, 무장한 군부의 위협 속에 결국 물러납니다.

이 와중에 끝까지 남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남아 있던 한 여성. 이 여성은 끝내 군부에 구타를 당하며 끌려갔고, 남학생도 결국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현지 언론매체와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14일 저녁 시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의대 1학년 칸 니아르 하인(18)이 군부 23명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군부는 칸 니아르 하인의 머리 쪽을 향해 3발을 쏘고, 움직임이 있자 가슴을 향해 또 총을 쐈습니다.

칸 니아르 하인은 미얀마에서 태어난 중국인입니다. 숨진 아들을 본 어머니는 절규하며 “우리는 중국인이라고 했지만, 자신은 중국인이 아니라며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안타까운 남학생의 죽음에 수백 명의 추모객이 장례식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남학생을 돕기 위해 나섰다 군부에 끌려간 여성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합니다.


20대 후반으로 알려진 싼 싼 머(San San Maw). 이 여성의 동생은 SNS를 통해 “누나가 억울하게 잡혀갔다. 일면식도 없던 사이지만, 총에 맞은 남학생을 구하려 용기를 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찰들이 머리채를 잡고 때리며 잡아갔다. 얼마나 세게 때렸으면, 머리가 앞으로 나갈 정도였다”며, “경찰서 2곳과 군부 감옥을 옮겨가며 조사를 받고, 지난 18일 lesein 감옥에 구속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싼 싼 머의 동생은 “누나의 용기를 존경한다”며, “숨진 칸 니아르 하인과 가족의 명복을 빌며, 누나를 꼭 찾을 수 있도록 많이 알려 달라”고 언급했습니다.


■ "군부가 이제는 사람을 그냥 죽이는 것 같다"

어두운 밤. 이미 숨진 사람을 상대로 온몸이 들썩일 정도로 총을 쏩니다. 10초 동안 무려 30발. 너무 잔혹해서 영상을 공개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총을 쏜 사람은 군부 소속으로 알려졌으며, 자신이 총을 쏘는 모습을 직접 촬영하고 자리를 떠납니다. 이후 지인에게 자랑하기 위해 영상을 공유했다가 SNS에 유포됐습니다.

또 다른 영상 속에서도 군부는 사람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확인 사살을 한 뒤, 시신을 옮깁니다. 군부의 만행이 담긴 영상은 SNS에 수없이 올라오고 있지만, 군부에 의해 끊임없이 차단되고 있어 몇 시간만 지나면 삭제된 게시물로 확인됩니다.

현지 제보자는 “군부가 이제는 사람을 재미삼아 죽이는 것 같다”며 우려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연일 이어지는 유혈진압에다 시민을 향한 무자비한 가혹 행위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1일(현지시각)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24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AAPP는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3일 80명이었던 사망자 규모는 14일 126명, 15일 182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나, 절반 이상이 최근 10일 동안 발생했습니다. 2,330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1,980명은 여전히 구금됐거나 기소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일, 미아니치신문은 미얀마군 탈영병의 증언을 통해 “필요하면 주저 없이 시위대에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시위 진압 때 자동소총으로 무장했고, 미리 도로에 그어놓은 선을 시위대가 넘어오면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노려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군부에 의한 민간인 재산 약탈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지난 20일, 양곤 외곽에 있는 여러 마을에서 최근 군경이 민간인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현금과 귀금속 등 2천만 차트(약 1,700만원) 상당의 재산을 빼앗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증언한 탈영병은 “군인 중에도 군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깨닫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며, “빨리 군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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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2 14:14:43
    • 수정2021-03-22 14:19:39
    취재K

■ '집에 가던 길' 군부 총 맞아 숨진 18살 의대생... 구하려던 여성은 '행방 묘연'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탐웨의 한 거리. 18살 남학생이 총에 맞은 채 쓰러졌습니다.

이 남학생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날아드는 총탄 속에서도 방패를 들고 나서보지만, 무장한 군부의 위협 속에 결국 물러납니다.

이 와중에 끝까지 남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남아 있던 한 여성. 이 여성은 끝내 군부에 구타를 당하며 끌려갔고, 남학생도 결국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현지 언론매체와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14일 저녁 시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의대 1학년 칸 니아르 하인(18)이 군부 23명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군부는 칸 니아르 하인의 머리 쪽을 향해 3발을 쏘고, 움직임이 있자 가슴을 향해 또 총을 쐈습니다.

칸 니아르 하인은 미얀마에서 태어난 중국인입니다. 숨진 아들을 본 어머니는 절규하며 “우리는 중국인이라고 했지만, 자신은 중국인이 아니라며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안타까운 남학생의 죽음에 수백 명의 추모객이 장례식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남학생을 돕기 위해 나섰다 군부에 끌려간 여성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합니다.


20대 후반으로 알려진 싼 싼 머(San San Maw). 이 여성의 동생은 SNS를 통해 “누나가 억울하게 잡혀갔다. 일면식도 없던 사이지만, 총에 맞은 남학생을 구하려 용기를 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찰들이 머리채를 잡고 때리며 잡아갔다. 얼마나 세게 때렸으면, 머리가 앞으로 나갈 정도였다”며, “경찰서 2곳과 군부 감옥을 옮겨가며 조사를 받고, 지난 18일 lesein 감옥에 구속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싼 싼 머의 동생은 “누나의 용기를 존경한다”며, “숨진 칸 니아르 하인과 가족의 명복을 빌며, 누나를 꼭 찾을 수 있도록 많이 알려 달라”고 언급했습니다.


■ "군부가 이제는 사람을 그냥 죽이는 것 같다"

어두운 밤. 이미 숨진 사람을 상대로 온몸이 들썩일 정도로 총을 쏩니다. 10초 동안 무려 30발. 너무 잔혹해서 영상을 공개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총을 쏜 사람은 군부 소속으로 알려졌으며, 자신이 총을 쏘는 모습을 직접 촬영하고 자리를 떠납니다. 이후 지인에게 자랑하기 위해 영상을 공유했다가 SNS에 유포됐습니다.

또 다른 영상 속에서도 군부는 사람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확인 사살을 한 뒤, 시신을 옮깁니다. 군부의 만행이 담긴 영상은 SNS에 수없이 올라오고 있지만, 군부에 의해 끊임없이 차단되고 있어 몇 시간만 지나면 삭제된 게시물로 확인됩니다.

현지 제보자는 “군부가 이제는 사람을 재미삼아 죽이는 것 같다”며 우려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연일 이어지는 유혈진압에다 시민을 향한 무자비한 가혹 행위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1일(현지시각)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24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AAPP는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3일 80명이었던 사망자 규모는 14일 126명, 15일 182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나, 절반 이상이 최근 10일 동안 발생했습니다. 2,330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1,980명은 여전히 구금됐거나 기소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일, 미아니치신문은 미얀마군 탈영병의 증언을 통해 “필요하면 주저 없이 시위대에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시위 진압 때 자동소총으로 무장했고, 미리 도로에 그어놓은 선을 시위대가 넘어오면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노려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군부에 의한 민간인 재산 약탈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지난 20일, 양곤 외곽에 있는 여러 마을에서 최근 군경이 민간인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현금과 귀금속 등 2천만 차트(약 1,700만원) 상당의 재산을 빼앗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증언한 탈영병은 “군인 중에도 군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깨닫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며, “빨리 군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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